반딧불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드라마 여름향기에서 송승헌이 반딧불이를 병에 잡아와 손예진 앞에서 날려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꽃잎이 날리는 것처럼 환상적이더군요. 그 때 어렸을 적 그 많던 반딧불이 생각이 났습니다. 반딧불이가 내 눈에서 사라진 것이 언제였을까? 너무나 많아 하찮게 여겼기 때문에 아무리 기억의 수첩 어..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멋내기 1호 감꽃 목걸이 시골이면 집집마다 마당이나 집 뒤로 배경처럼 서 있던 감나무 그 흔한 감나무 한 그루 조차 없었던 우리집 그나마 이웃집 감나무 반이 우리 담장을 탐하여 감꽃이 필 때면 마당이 다 환해진다. 아침 일찍 일어나 물기를 머금은 싱싱한 감꽃을 줍는다. 씹으면 달짝지근한 향기가 입에 고인다. 지푸라기..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무상 배급받다 ♡♥학교 급식♥♡ 전쟁후 구호물자들이었겠지요. 우린 겨우 보리빵, 개떡을 먹을때 학교에서 나눠주는 빵,우유,건빵은 그야말로 최상의 맛이었어요. 집에서 장작 몇개씩을 새끼줄에 묶어 달랑달랑 학교에 가지고 가면 학교뒷뜰 숙직실 옆에 커다란 솥을 걸어 놓고 빵을 구워서 네모모양으로 썰어서 ..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백토로 닦아내는 놋그릇 지금 가정에서는 거의 도자기로 구워낸 홈세트 그릇을 사용한다. 예쁘고 멋진 문양의 그릇이 얼마나 많으며 그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이따금 시골에 가면 가볍고 값이 싼 플라스틱 세트도 보곤하지만 그건 아무 가난한 집 살림살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는 지금의 공기보다 배나 크고 무거운 놋그릇이 ..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술 익어가는 마을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술이라고 했던가. 이젠 희미해져가는 기억들을 헤집고 들어가보면 초등4,5학년 때쯤이 아니었나 싶다. 그땐 집에서 누룩을 빚어 놓고 모내기, 보리타작 등 집안의 대소사를 앞두고 집집마다 술이 익어갔을게다. 쌀을 고슬고슬하게 쪄서 술밥을 만들어 누룩과 함께 술독에..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닭죽보다 더 맛있었다 지금쯤일까? 풀밭을 지나다니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개구리들이 펄쩍펄쩍 뛰며 도망갔다 어렸을 적엔 참 잔인도 했지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개구리 사냥을 나갔다 개구리들이 아무리 빨리 도망간들 그 막대기를 피할소냐? 크고 통통한 놈으로 골라 막대기를 후려치면 꼼짝 못하지. 다리 부분만 돌로 ..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지금 고향의 보리밭은... 엊그제 TV에서 누렇게 익은 끝도 없는 넓은 보리밭에 한 점 작은 기계가 스스슥 지나가면 보릿대는 눕고 알곡들은 푸대를 부풀려 나가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겨울에 보리밭에 있는 김매기로 손이 꽁꽁 얼었고 봄에는 적당히 익은 보리를 불에 태워 손 후후 불며 비벼 먹고 깜부기 뽑아서 친구 얼굴을 ..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손가락이 길어 슬픈 자운영 아버진 향동마을의 조씨 어느집의 3대 독자셨대 귀하게 크셨겠지 일제 시대때 지막리 엄마와 결혼하여 일본에 건너가 막노동을 하셔서 큰 오빠와 작은 오빠를 낳으시고 해방이 되자 가진 것 아무 것도 없이 한국으로 나오셨대 한량이셨던 아버지 때문에 그때부터 어머니의 고된 삶이 펼쳐진거지 날품..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무지개를 보았네 며칠 동안 도심은 회색빛으로 둘러 쌓여있었어 오전 내내 이슬비가 내렸어 회색빛 매연은 비에 말끔히 씻겨내렸나봐 산에 갔어 숲에 발길을 놓기가 무섭게 아카시아 향기가 내 코끝을 향해 일제히 달려왔어 코를 킁킁대며 애써 맡지 않아도 진한 향수처럼 내 온몸에 향기를 뿌려댔어 어렸을 적 따 먹..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
서리서리 보리서리 보릿 고개 오늘이 소만이라고 합니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보리가 익어가고 수확하기도 전에 곡식이 떨어져 주린 배를 움켜잡고 보릿고개를 넘어야했던 우리 조상님들 아니, 나의 어린 시절.... 이 무렵 보리밭에서 친구들이랑 보리서리 해먹던 기억이 납니다. 적당히 여물었을 때 낫으로 보리 윗부분.. 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200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