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무상 배급받다

올레리나J 2009. 10. 13. 16:51

♡♥학교 급식♥♡

전쟁후 구호물자들이었겠지요.
우린 겨우 보리빵, 개떡을 먹을때
학교에서 나눠주는 빵,우유,건빵은 그야말로
최상의 맛이었어요.
집에서 장작 몇개씩을 새끼줄에 묶어
달랑달랑 학교에 가지고 가면 학교뒷뜰
숙직실 옆에 커다란 솥을 걸어 놓고
빵을 구워서 네모모양으로 썰어서
나눠주었습니다.
겉은 거무스름하게 약간 타 있었으나
속살은 노랗게 익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 빵!
거기에 우유(전지분유)를
물에 타서 함께 나눠주었지요
그 당시에 그런 혀의 호사가 더 있었으리오.
나중에는 보자기를 가져오라고 해서
옥수수 가루와 우유가루를 집으로 가져가게 했습니다.
조그마한 되로 재어서 공평하게 나눠주었지요.
집에 오면서 우유가루를 입에 물고 오다보면
남는 것은 빈 보자기? 되는건 시간문제였지요.

그러다가 손바닥만한(?) 건빵을 갯수를 세어서
나눠 받았지요.
그리 달지도 않은 그 건빵이
왜 그리 맛이 있었던지요?

내가 인천에 처음 올라왔을 때
군부대로 소풍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이들이 군인아저씨듫이 주었다면서
그 건빵을 가져와서 깜짝 놀랐어요.
아직도?
옛날 생각하면서 먹어보았는데
역시 맛있었습니다.

지금의 호사스런 과자들 입에 대지도
않으면서 옛날 그 건빵은 무지 먹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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