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반딧불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올레리나J 2009. 10. 13. 16:54

드라마 여름향기에서 송승헌이
반딧불이를 병에 잡아와
손예진 앞에서 날려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꽃잎이 날리는 것처럼 환상적이더군요.

그 때 어렸을 적 그 많던 반딧불이 생각이 났습니다.

반딧불이가 내 눈에서 사라진 것이 언제였을까?
너무나 많아 하찮게 여겼기 때문에
아무리 기억의 수첩 어딘가를 더듬어봐도
알 수가 없습니다.

여름에는 저녁밥을 마루나 마당에서 먹었습니다.
마당 한가운데는 쑥향의 모깃불이 연기를 피워
올렸구요.
마당은 물론 골목길이나 사방 어디서나
반딧불이를 보았지요.

반딧불이를 잡아서 노란 호박꽃에 가득 넣어
호박꽃 끝을 지푸라기로 묶고
노랑등불을 만들곤 하였습니다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엔 훌륭한 등불 역활을 했었지요.

그 많던 반딧불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농약과 공해로 인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버렸겠지요.

해마다 무주에선 반딧불이 축제가 벌어집니다.
덕유산에 가서 안내문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교장님께서 반딧불이 서식 환경을 만들어 주고
한마리 두마리 성공하여 결국
주민들을 설득하여 피나는 노력으로
반딧불이를 살려내어 지역축제로까지
열리고 있다지만 한번도 가보질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꼭 한번
그 환상적인 무리들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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