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바이디,라오스

탁발로 새벽을 여는 루앙프라방

올레리나J 2016. 3. 3. 18:28






새벽 4시 반에 기상하여
5시 반에 호텔을 나섰다.
국민의 90%이상이 불교를 믿는 불교국가답게
루앙프라방의 아침은 특별하다.
그 신비스럽고 너그러운 종교의식을 보기 위해
아침잠 좀 설치는 게 무슨 대수겠느뇨?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이기를 바라며
차에서 내렸는데 뿌연 안개가 
루앙프라방 거리를 다독거리고 있었다.

 



 
 루앙프라방의 아침은 승님들의 행렬로 시작된다.
상업활동을 할 수 없는 승님들이
음식을 얻는 의식적인 행사로
라오어로 '탁밧'이라고 한다.  

나 어렸을 때
스님들이 목탁을 두드리며 반야심경을 외며 
 가가호호 방문했다.
넉넉하지 못했지만 어머니는
쌀 한 줌 스님의 바랑에 넣으며
가족의 안녕을 위해 합장을 했다.
바로 탁발의식이었던 것이다.

윤회설을 믿는 불교에서
 다음 생을 위한 보시로 행해지는 이 의식은
남방 불교를 믿는 이들에겐 아주 평범한 일상이다.
우리 나라에선 여러 부작용으로 
이 의식이 사라졌지만~~




탁발 의식이 행해지는 거리에 
이렇게 음식을 파는 곳이 많다.
모두 여행자들을 위한 것이고
라오인들은 집에서 마련한 것들을 공양한다.
 



 


 나도 공양에 참여했다.
대나무 그릇에 담긴 것은
막 지은 찰밥이고,
바구니에 담은 것은 라오의 과자
특별한 것은 꽃이고
나머지는 보시물건들이 모두 비슷했다.
우리 일행 중 1명은
 집에서 가져온 사탕과 비스켓을 공양했다.



 
공양할 물건을 사면
몸에 천을 둘러주고 
플라스틱 의자를 준비해준다.
기다릴 때는 앉아 있고
공양할 때 무릎을 꿇었다.

 





한참을 기다리는데 저 멀리 안개속에
 주황색 장삼의 스님들이 보인다.


 
 
묵언 그리고 맨발
그래서 조용한 발걸음

 
 

  어깨에 맨 발우에
벌써 보시공양이 가득하다.


 
 
  
루앙프라방의 탁발은 20명 또는 
10명 정도의 승려들로 행렬을 이룬다. 

보시를 하는 사람들은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음식이나 꽃을 내어주고
스님은 뚜껑을 열어 그릇에 담는다.
다음 행렬이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평생에 한번은 승려가 되어야 하는
이 나라 남자들의 의무에 따라
행렬 속의 스님들의 나이는 다양하다. 

사원에서 승려로 있는 동안
의식주 걱정이 없으며
공부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종교를 넘어 지구상에 남은 소중한 문화가 아닐까?



 


탁발 의식에 참여하는 스님들이 맨발이다.
우리도 맨발이다..

  


 

탁발 스님들, 사진찍는 사람, 공양하는 사람,
구경꾼들이 많이 모였지만
크게 떠들거나 소란스럽진 않다.
.

 
 

  

드디어 내 차례
무릎을 꿇고 손으로 찰밥을 주먹밥처럼 뭉쳐서
스님이 발우 뚜겅을 열면 안에 담는다.
그리고 공손하게 합장한다.

 


 

  스님들의 탁발 수행은
벌써 650여년 넘게 이어온 수행이라 한다.

 
 

 

 
 

 
탁발(탁밧)은 불교에서 승려들이 매일 아침
발우를 들고 나가 음식을 얻는 의식이다.
단순한 구걸이 아닌 무욕과 무소유를 쌓기 위한
하나의 수행방식이자
공양을 하는 이에게는 공덕을 쌓는 일이다.
  

 
 


루앙프라방에는 사원만 80개이고,
이 지역 스님 절반 정도가 탁발에 참여한다.
가장 나이가 많은 스님이 앞장서고
서열에 따라 한 줄로 서서
큰 스님의 뒤를 따르는 풍경은
참으로 이색적이다.


 



공양할 음식이 얼마남지 않았다.


  


 

 
스님들의 생활은
일반인의 존경을 받을 만큼 깨끗하고 청빈하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은
옷과 탁발에 필요한 발우가 전부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시간쯤 참선을 하고
6시가 되면 탁발을 나간다.

공산주의 사회가 되었지만
불교는 여전히 국교나 다름없다




 

 
 스님들은 하루 한 번 탁발하여
하루 두끼를 드신다고 한다.


 

루앙프라방을 걷다 보면
한쪽 어깨를 내놓은 채
주홍색 장삼을 입고 다니는
소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승려는 아니고 수행자(노비스)다.
일종의 견습 승려인 셈인데
라오 남자들은 과거에는 의무적으로
3개월에서 1년 동안 사원에 들어가 수행했다고 한다. 
  


 

 이런 이색적인 풍경과
고풍스런 분위기 때문인지
 2012년 들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루앙파방 도시를 다녀갔으며,
또한 영국의 'The Wanderlust’는
세계 1,000여개 도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루앙프라방이
 6년 연속
세계 관광도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다. 


 
 


초록과 보색인 붉은 장삼
그리고 걷히지 않은 안개는
더욱 더 신비스런 느낌을 주었다.













 

 
맨 뒤로 탁발하는 어린 소년 스님,
루앙프라방에서 사원은 학교로서의 역할도 겸한다.
 수많은 노비스들이 사원에서 공부를 한다.
영어, 수학, 공학 등을 배운다.

집이 가난하여 배우지 못하는
라오인은 없는 것 같다.

사원에 들어가면 먹을 것은 물론
교육도 받을 수 있으니......








탁발 의식이 행해지는 이 동네는
부촌이가 보다.
집도 자동차도 력셜




 





 

 
공양인으로서가 아니라
루앙파방의 이방인 찍사로 돌아왔다.
 





 

  

 










 

    행렬이 긴걸로 보아
굉장히 큰 사원에서 나온 듯~~


 
 

 

 





 
 

  견공들도 탁발하러 나왔는지
짖지도 않고 조용히 스님들과 함께 한다 .
아주 많은 개들이
한 방향으로 걸어갔다.

 










 

  탁발 중간중간에 이런 플라스틱 바구니가 놓여져 있다.
스님들이 자기가 먹을 만큼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여기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놓아둔다.
내 바로 옆에 어떤 아저씨가 빈 쟁반을 놓아두니
탁발한 음식을 덜어놓고 가는 스님들이 많았다.
라오에선 굶어죽는 이는 없겠다.


 















 

  한참을 걸어 아침시장에 갔다. 
어제 푸시산 입구에서 보았던
왕궁박물관도 보이고
푸시산 입구도 보인다.

 
 

  
 

  

















 

새벽 시장은 관광객을 위한 시장이 아니다.

라오인들의 먹거리를 위한 새벽시장이다.

곡물, 야채, 과일, 생선, 각종 육류...


활기가 돌기는 했지만 

어느 누구도 손님을 부르는 일은 없다.

조용히 조용히 거래가 되고 있었다.

사진 찍는다고 뭐라는 사람도 없었고

초상권 운운 하지도 않았다.









 

 

내가 어제 푸시산 일몰을 보면서

"메콩강의 물고기여 부디 새벽시장 바닥에

올라오지 말지어다." 그렇게 말했건만

내 말을 듣지 않은 물고기들이

좌판에서 죽은 듯 누워있거나





 

  이렇게 실려 갔다.
 



 




















 

  





















 

 


 

 

루앙파방의 메콩강변 새벽은

이렇게 밝아 오고 있었다.





 

 

아주아주 소박한 

꽃다발과 라오인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