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포토 다이어리

견우 직녀달, 7월

올레리나J 2014. 7. 2. 15:20

 

 

7월 1일

6월의 끝자락도......

7월의 시작도 정신없이 지나간다.

동료장학 학부모 공개수업이 끝나면

조금 한가해지려나 했는데

여전히 '바쁨'이란 단어로

정신이 고갈되어 간다.

 

 

 

 

7월 2일

그나마 유일한 樂은 월드컵...

공 하나를 골대에 넣기 위해

11명이 기력을 다해 뛰고

기술을 보여주고

태클로 막고

준비된 골 세러머니로 기쁨을 표현한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티비속으로, 브라질로 함성을 지르며

그들에게로 뛰어들어간다.

 

 

 

 

 

 

7월 4일

갈수록 더워진다.

머리카락이 목에 닿는 것조차도 참을 수가 없다.

부시시한 머릿결 볼때마다 신경쓰인다.

미장원엘 갔다.

나 : "헤어 스타일이 임펙트가 없어요."

원장님: "과감하게 컷 할까요?"

나: "예... 원장님 마음대로 해보세요."

원장님: "머리카락은 매일 자랍니다.

맘에 안들어도......"

나: 곱습머리는 재앙일까요?

축복일까요?"

원장님: 재앙도 되고 축복일 수도 있고..."

나: "오늘의 숏컷은 축복이네요.

펌 안해도 살아있으니......"

원장님: "ㅎㅎㅎ"

 

미장원 거울에 비치는 나의 모습은 정말 예뻤다.

그러나 우리집 거울은 어색했다.

아들내미는 "우리 엄마 어디 갔을까요?"

남편은 "......"

 

어쨌든 저쨌든 시원해서 좋다.

머리카락은 지금도 자라고 있을테지....ㅋ

 

 

7.5.토.

가볍게 인천대공원 산책.

 

 

7.6.일.

중딩들과 인왕산 트레킹.

 

 

7.7.월.

다시 아이들 속으로!

 

 

7.8.화.

6학년 급식도우러 오는 여학생들이

수혁이가 우리반에서 제일 꽃미남이라고

귀여워한다.

얼굴이 조그맣고 오밀조밀

모성애를 자극하는 외모다.

마음도 여려 잘 울긴 하지만

장난꾸러기다.

조물주는 한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진 않는다.

이해력이 약간 늦다.

 

아침에 비가 내리더니

활짝 개었다.

태풍 너구리가

시커먼 바람뭉치들을 끌고 온다는데

아직까진 덥다.

생활기록부 해야하는데

통~~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일이 끝나야 방학합니다...

알았다구요.

 

 

7.9.수.

영화 '표적'을 별 느낌없이 봤다.

유준상의 악역연기와

류승룡의 진지한 연기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배우에게 이미지가 고정된다는 것이,

고정된 이미지를 깬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것 같다.

 

 

7.10.목.

사진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카메라 본체가 흔들리지 않게

사알짝 셔터를 눌러야 한다고

매번 알려주지만

처음 카메라를 들어보는 아이들은

강한 힘을 주어 셔터를 누른다.

어제 사진도 많이 흔들거렸다.

 

울리 반 남자 얼짱 수혁이는

자세도 좋고 셔터도 부드럽게 눌러

전문 카메라맨 포스가 나온다.

 

역시 예술가 기질이 있다.

 

칭찬을 듬뿍 해줬더니

카메라 독점 사태가 벌어졌다. ㅎ

 

 

7.15.화.

올해처럼 장마를 기다려 본 적은 없다.

몸에서 습기가 다 빠져나간 노인네 처럼

운동장이 말랐다.

 

아이들도 덩달아

후텁지근한 날씨처럼

카랑카랑 떠들고

이리 폴짝 저리 폴짝

집중을 못한다.

 

단비야,  내려라...

 

 

7.17.목.

덥다.

 

울 반 아이 중에 이상하게

미운 말만 골라하는 아이가 있다.

 

"나는 네가 이렇게 말해 줬음 좋겠어."

늘 수정해 주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나도 별로 이쁜 말보다는

퉁명스런 사투리를 쓰는 입장에서

다그칠 바는 못되지만

이쁜말로

사랑받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7.18.금.

번개, 천둥,먹구름...

하늘은 요란했지만

비는 시원하게 쏟아지지 않았다.

덥다.

 

 

7.20.일.

이열치열 땀 좀 제대로 흘려 봅시다.

약 2시간 반 정도를 걸었다.

시냇물 흐르 듯

콧대 양 옆으로 땀이 흘려내렸다.

 

 

7.21.월.

아이들이 심상치 않다.

정권말 권력 누수처럼

방학을 앞두고

 붕붕 떠 있다.

말도 안먹히고

야단도 안먹히고

그래, 같이 뜨자...

붕!붕 !붕 !

 

 

7. 23. 수.

이토록 허망한 죽음이 있을까?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는 입으로 말하는

그의 변명 혹은 진실을 듣고 싶었는데...

진도 앞바다, 세월호, 단원고, 노랑, 유병언......

 

 

7.24.목.

비가 시원스레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좀 더 내려라.

 

내일이면 방학이다.

그래서 생각만 해도

웃음이 번진다.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7.25.금.

드뎌 방학이다.

"방학을 맞이하는 느낌을

몸으로 나타내볼까?"

학교에 입학해서 첫번째 맞는

너희들의 방학도 즐겁겠지만

늘~몇번의 방학을 맞는 나도

넘넘 즐겁단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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