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포토 다이어리

9월, 여무는달

올레리나J 2013. 9. 4. 15:41

 

 

똑똑   <달력 한 장 넘겼을 뿐인데>

 

달력 한 장 넘겼을 뿐인데

살갗에 닿는 바람결은 왜 이리 부드러운지...

풀벌레 목청은 청아해지고,

베롱베롱 베롱가지는 더 자주 떤다.

 

 

달력 한 장 넘겼을 뿐인데

달개비 파랑 꽃 더 파래지고,

나무 그림자는 더 길어졌다.

 

달력 한 장 넘겼을 뿐인데

가로수 초록빛은 더 옅어졌다.

 

달력 한 장을 넘겨도

개구장이들 통!통!통!

교실은 덥다.

 

달력 한 장 넘겨도

그대에게  가는 길은 너무 멀다.

 

말듣쓰, 1단원 ,상상의 표현

시에서 인상적인 표현을 찾고

인장적인 표현의 효과를 가르치고 있다.

 

마침에 선선한 바람이 아주 좋아

걸어출근하며

메모장에 시를 끄적여

아이들 보여주며

시는 짓는게 아니라 경험을 쓰는 거란다.

 

t: 경험을 많이 하고

 s: 할 시간이 없어요.

t: 생활 자체가 경험이잖니?

 s: 매일 똑같은데요?

t: 그럴까? 학교에서 공부할 때

매일 같은 걸 공부하고 같은 발표를 하고

같은일 반복되진 않잖니?

 s: 그렇지요,뭐...

t: 특별한 경험도 필요하지만

아주 작은 거라도

 니 생각을 정리해보고,

니 생각을 들여다보고,

 니가 느낀 것을 기록해봐.

일기장에 니가 한일만 쓰지 말고

 느낀 것, 생각한 것

니 마음상태, 상상한 것 등등

 한 번 써보고 담주에 가져올래?

s: (숙제라서 시큰둥) 예.....

 

 

 

   9.2. (다시 포토 다이어리를 시작한다.)

 

재석이 오늘 내 짝이다.

"선생님 왜 사진 안 찍어요?"

"찍을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경이 빛의 속도로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동안 더워서 정신없었다.

 

 

   9.3. (운동장을 사랑하는 상남자들)

 

체육시간에 교실에서 운동회 무용 연슴을 하는데

운동장이 그리운 울반 남자 친구들...

쉬는시간마다 유리창에 매달려

운동장을 바라본다.

 

더위도, 추위도...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운동장을 사랑하는 아이들...

 

니들 뒷모습을 보니

앞모습보다 더 간절함이 전해온다.

 

담주 부터 체육시간은 무조건 운동장으로 나가자.

무용 연습을 하더라도....

 

 

   9.4. (짝 바꾸기 ~ 프로그램을 이용한 랜덤)

 

 아이들 몰래 약간 조정이 필요  ㅎㅎ 

지나치게 소심하고 약간 늦은 아이들끼리,

혹은 그 반대로 짝이나 모둠이 되면

또래 선생님이나

모둠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교사로서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은 그냥 맘에 안들어도

한달 동안만 참으면 되고

그냥 내 복이려니......하고 수긍하며 앉는다.

 

짝도 바뀌고,

모둠도 바꾸었더니

신선해서일까?

열심히 열심히...떠들고,

공부하고......

사진을 찍는 아이들...

 

 

 소풍 9.5. (반전이 필요해 )

 

교실 앞에서

장난치며 구르고 있는 까불이 5명에게

무서운 목소리로 "동작, 그만!" 했더니

옷을 털며 일어나 부동자세...

 

장난 친 벌로 "사진찍자......"

 

반전이라며

깔 ★ 깔★깔

  호★호★호

 

영화에서만 반전이 필요한 건 아니야,

  

 

 

  9.6. (나두......사랑해)

요리사가 꿈인 승현이는

내 흑기사이자 홍반장이자

이상형이다. ㅋㅋㅋ

 

 어떤 키를 눌러야하지?

컴퓨터 작업할 때......승현아!

학습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승현아,

대략 난감할 때......승현아...

 

아토피가 심해서

공부에 집중을 못하고

특히 수학을 싫어하는 승현이. 

하지만 믿음직하고 애교많고 씩씩하고

유머스럽고, 의리있고...

 

선생님의 완벽한 홍반장이 되고 싶은걸까?

지금 열심히 엑셀을 배우고 있다고...

(내가 액셀에 서툴다는 걸 알아버린 다음부터......)

 

 

 

no2    9.6.  (......)

카메라를 든 예은이의 요청으로

백허그...하기 전에 허럭을 받아야

성희롱이 아님.ㅠㅠㅠ

t : 해도 되겠니?

s : (성우  특유의 쭈뼛거림) ......

t :  (와락!!!!!!) 표현하지 않으면 내맘대로다. ㅎㅎㅎ

 

성우 미소를 보니 싫진 않았던 모양이군...

 

 

신나2   (우리는 띠앗)

2학년 3반 아이들과 띠앗을 맺었다.

여학생은 2학년 교실로 가고

남자 동생들을 데리고 와서

무작위 동생 맺기

앞으로 운동회 게임도 같이,

책읽기도 같이...

잘 운영한다면

형제자매가 없는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기칠지도...

 

중학교 때 유행처럼 했던

x동생 맺기가 생각난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은 x 언니가...

나도 그 언니에게 기억나지 않는

x 동생이었겠지...

 

※ 띠앗은 형제나 자매 사이의 우애를 나타내는 순 우리말

 

 

 

 

      9.10. ~9. 11. (비가 왔지)

지긋지긋~~2013년 장마를 피해

사막에 갔었지.

비가 그리웠어.

초록이 눈물겹도록 반가웠지.

사막에선 비도, 초록도 오아시스거든.

 

소중한 것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도,

항상, 일정한 간격이 필요해.

 

간격이 없음 지루해,

'너무 자주'는 평범해 .

 

그래서 (밀고 당기는) 밀당도 필요한거구...

 

 

 

 

졸려  9.12.(힘들어?)

몰랐구나.

시끌대는 그 옆에서

책상에 머리를 뉘고 있던 널...

수학경시대회 때문에

밤새운거니?

힘들지?

어쩌겠니....

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껍질을 부리로 쪼아야 한대.

 

지금은  무디지만 부리를 날카롭게 다듬어서

 알을 깨뜨리고 당당하게 나갈 날이 올거야..

 

 

9.13.굿모닝3(효도란...)

 

손가락이 열개인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성선설/ 함민복

 

너희들은 한사람 한사람

너희 부모님의 걸작품이란다.

열달 동안 은혜를 입고 태어났단다.

기억해라...아버지를.... 어머니를....

 

 

중학 동창 딸 결혼식

김포 공항 웨딩홀 근처

 

 

 

9.16.(갈수록 새록새록)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그 꽃 / 고은

 

밝아졌어.

아니, 내가 미처 보지 못했지..

넌 원래 밝은 아이였어.

 

 

 9.17. (한복DAY)

까르르~  까르르~

갈바람 타고 떠다니는 웃음

 

 

 

 

 9.20. 둘레 숲길

 

 9.23.

풀꽃

                - 나태주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귀요미 반장.

 

 

 

 9.24.탱고

 

가을을 재촉하는 비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푸른 하늘 뒤덮고

더운 공기 가르며

감히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겠니?

요리 귀여운 아이들도 아닌데...

운동회 연습하는 아이들 땀이

산듯산뜻하게 마르게

어서 가을을 데려오렴

 

 

 

9.26.

운동회

 

 

 

 

 

 

9.29.생일이라고...

 

9월 마지막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