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포토 다이어리

5월 연보라빛 라일락 향기에 취하려나...

올레리나J 2013. 5. 1. 15:57

 

 

2013.5.1.수.

5월엔...

 바람아, 부드러워라.

축복처럼 꽃잎이여!

 흩날리어라.

화려한 장미처럼 눈부신 날들이어라.

감기 따윈 무시하라.

부디 행복하여라.

 

 

 

2013.5.2.목.

아직도

아침엔 겨울의 흔적이 똬리를 틀고 있다.

한낮의 햇빛은 봄을 넘어

여름의 기운이 느껴진다.

 

 

 

2013.5.3.금.

영어 전담시간에 이름이 적힌 아이들

벌칙으로 선생님 '어깨 주물러 드리기'로 했나보다.

반장이 앞에서 시간을 재고

10분 동안 열심히 반성을 한다.

 

처음에는 2명, 그 다음 3명

오늘은 4명이나 칠판에 이름이 적혔다.

진즉부터

아이들이 벌칙을 즐기고 있단 생각이 들었지만

시치미 떼고 나도 즐기고 있다.

자기들끼리 증거사진도 남기고

ㅎㅎㄹㄹ 거린다.

 

이젠

 

 

 

 

 

 

2013.5.4.토.

모처럼 화창한 이 좋은 날씨에

학교에 나와있다.

집단 상담 아버지학교 연수 때문이다.

 

오늘의 제일 큰 소득은

교무실에서

차맛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낸다는 1학년 생활부장,

말을 아주 예쁘고 유창하게 하는 교무부장,

독일에서 2년, 네덜란드에서 4년을 살고 왔다는

민선생님과의 티타임이다.

나름대로 세상을 참 멋지게 사시는 분들이다.

 생전 처음 마시는

꿀향기의 윈터드림 맛도 신선했지만

그들의 삶의 향기가  말속에서 베어나와

지천으로 흐드러진 5월의 꽃향기보다 더 좋았다.

 

2013.5.6.월.

체육대회 종합 준우승!

축구우승!

훌륭한 성적으로

더욱더 똘똘 뭉친 우리 반

 

 

 

축구대회에서 해트트릭한 훈희

우리반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골기퍼로 심심했다던 성경이

기념으로 선생님 어깨 주무르기...

 

 

 

 

 

2013.5.8.수.

 

요청 장학수업 후 ~~~

 

2013.5.9.목.

비가오네, 봄비가...

봄을 보기도 전인데

 여름을 부르는 비는 아니겠지?

 

내가 바쁘다고해서

너를 못 본건 아니지.

출근 길에 흐드러진 왕벚꽃 아래

잠시 발길을 멈췄고

퇴근 길에 연둣빛 잎싹으로

내가 물들기도 했지.....만...서두...

한낮의 더위가 야속터라...

가는 네가 섭하더라 ...

내가 너의 연둣빛에 지칠때까지

기다려줄 순 없니?

뭐가 그리도 급해서

날마다 날마다 초록을 더하는거니?

마알간 너,

채도가 높은 너,

살랑이는 너를 더 보고싶단거지...

봄을 보다가 더 보고싶단거지.

 

 

 

 

2013.5.10.금.

민서가 딸기그림이 그려진 우산을 쓰고 왔다하여

우산을 펼쳤더니 선생님과 너무 잘 어울린다며

사진을 찍어준다.

 

5월생인 혜림이와 도현이 생일 파티중에

오늘 내짝 서영이와 함께...

 

 

2013.5.11.토.

석탄일이 다가온다.

연등행사를 보려고 종로에 갔다.

인사동 삼청동 조계사

그리고 봄밤을 환히 밝히는 연등들...

그리고 수많은 인파,

부처는 그대이십니다.

 

 

 

비가 오는 어느 봄날

안중근 공원의 철쭉 앞에서...

 

 

 

2013.5.13.월.

봄날은

여름처럼 그렇게 흘러간다.

어떤 날 찍은 사진은

메모리 카드 없이 찍어서 날렸고...

 

매일매일 윤창중 스캔들로

드라마보다 스릴 넘치는

티비 시청을 하고 있다.

 

 

 

 

2013.5.15.수.

스승의 날

아이들 몇이 직접 만들었다는

케잌과 편지들을 받고 감동....

수업 끝나자마자 동료샘들과

부평역 근처 블랙스미스에서

크림 파스타, 떠먹는 피자 먹으며 자축!

 

 

 

 

 

 

 

2013.5.16.목.

울반 1번과 2번

말없이 조용하면서

내면엔 열정이 가득한 아이

누구도 보지 못한 그들의 내면을

나는 볼 수 있다.

어떻게?

그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보인다.

 

 

 

 

2013.5.17.금.

강촌

 

 

 

 

 

2013.5.19.토.

강원도 고성 

 

 

2013.5.20.월.

울 반 1등 민서

공부도, 청소도, 애교도 ...

 

 

2013.5.21.화.

답답하여 머리카락을 잘랐다.

단발형태에서 살짝만 다듬으려 했는데

미용실 원장의 말에 깜박 넘어가

싹뚝 그리고 시원하게 잘라버리니

남편은 이상하네,

울 반 아이들은 좋아요.

동료들은 세련이네요...

등의 반응을 보인다.

 

 

 

 

 

2013.5.22.수.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

준비를 많이 해서

아이들도 즐겁게 공부했고

나 자신도 흡족했다.

 

 

 

 

2013.5.23.목.

전에 학교 아이들이 스승의날

오지 못했다고 오늘 찾아왔다.

여름처럼 너무 덥다.

 

 

201.5.24.금.

어제 채널 A 박종진 쾌도난마 정봉주편

언론보도 등으로 좌경세력 혹은

종복세력의 한 가운데 있는 인물이 아닌가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의 말을 들어보니

지극히 정상적인 인물이었다.

총각으로 보이는 완전 동안에, 달변가에

보수골통 혹은 진보골통들은 둘 다 문제가 심각하고

보수,진보가 교집합을 찾아내며

나라의 발전을 생각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 완전공감..

역시 언론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에  속아서는 안되고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선

왈가왈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또 새삼 느끼게 되었다.

완전몰입~~~

 

 

 

2013.5.24.월.

비가 내린다.

시원할 줄 알았는데

후텁지근...

 

 

2013.5.25.화.

아이들과 라면 파티..

물 끓여서 부어주며 땀 엄청 흘렸네.

비 오는 날은 아이들이 더 소란스럽다 .

나도 이제부터 나쁜 선생님이 될 거라고

못되게 할 거라고

엄포를 놓았는데

"선생님은 절대로 나쁜 선생님은 될 수 없어요.

왜냐구요?

착해서 절대 그렇게 못해요.."

기막히다.

날 갖고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