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포토 다이어리

4월의 문을 열면...

올레리나J 2013. 4. 2. 18:09

 

 

 

2013.4.1.월.만우절.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날을

그냥 보낼 순 없다.

 

출근하자마자 활기넘치는 아이들을 향해

다른 학교로 전근가게 되었다고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막 너희들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자리도 바꿔주고 생일 파티도 다 해주고

모둠 신문 만든 것 발표도 해야하는데

안타깝지만 더 좋은 선생님이 새로 오실거야...."

이런 멘트를 날렸는데 순간 탄식이 흐른다.

아쉬움의 탄식일까?

비록

기쁨의 탄성일지 몰라도

난 슬픔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아이들이 비록 짧은 1달이었으나

날 좋아했을 거라고

터무니없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으니까......ㅎㅎ

 

내가 가장 처음 들은 말은

"선생님 짝 전 못했는데 어떡해요?"

아직 짝을 하지 못한

뒷번호 여학생들의 이구동성이 들려온다.

"선생님이 가는 학교로 와.

짝 해줄게..."

..........

 

확실히 넘어갔다.

어떤 샘이 오느냐

어느 학교로 가느냐 등등

아쉬움과 기대감을 그들의 표정에서 읽는다.

ㅎㅎㅎㅎㅎ

하교 때 '오늘 만우절이야' 하고 싶었으나

집으로 전화해서 가짜 소식을 알릴까봐

1교시 후 바로

"오늘 무슨 날이지?"

"만우절이요."

"선생님 혹시???????????"

여기저기서 폭탄이 터진다.

"와! 억울해. 선생님께 완전 낚였네..."

문철호의 말이다.

 

 

 

2013.4.2.화.

어제의 후유증으로

내가 교실에 들어가자 마자

"선생님 왜 다른 학교로 가시지 않았어요?"

한방을 날리네?

"어제 꿈에 다른 학교로 가는 꿈을 꾸어서

잠을 설쳤다."고

내가 너희들을 사랑하고 있노라고 

간접적으로 고백했다.

 

 

공부 잘하는 세인이는 말이 없는 조용한 아이다.

꼭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ㅋㅋ

친해지고 싶어 이런저런 말로 시작을 여는데

의예로 사분사분 말을 잘한다.

 

전임지 아이들 4명이 찾아왔다.

1단 롤케잌을 사오고

십시일반으로 음료수를 사왔다.

4학년 짜리 아이들인데...

참 기특하다.

어른들의 입김이 들어간거겠지?

 

바빠서 많이 놀아주지 못한게 아쉽다.

 

 

 

 

 

2013.4.3.수.

봄바람이 부드럽다.

햇살이 여리다.

도심의 목련도 만개를 준비한다.

산수유 노랑빛이 애절하다.

 

 

 

2013.4.4.목.

바이킹 학년 회식

 

 

2013.4.5.금.

난 정말 흥이 많은 것 같다.

음악시간에 '고사리 꺾자' 노래를 배운 다음

강강수월래를 가르치면서

맨 처음 5명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책상 사이사이 복도까지 긴 줄로

투스텝을 밟으며 10여분 뛰었더니

아이들은 웃음과 땀으로

미소가 젖고 난 숨이 차서

헐떡였다.

변성기가 오고있는 5학년 아이들은

음악시간을 싫어하는데

몸을 같이 움직이니

최고의 음악시간이었다고 담에 또 하자 한다.

나도 재밌으니 또 해야지!

 

 

2012.4.7.일.

남쪽을 점령한 봄꽃잔치에

토요일 비가 오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일요일 봄볕이 눈부셔 지하철 7호선을 타고

세종대 앞 어린이동물원에 갔다.

 

햇살을 찾아 나선 우리처럼

동물들은 양지쪽을 찾아

따뜻한 햇살받으며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었고

꽃들은 놀라서 봉우리를 터트리고 있었다.

 

음지쪽 바람결은 매서웠다.

정녕 꽃망울을 시샘하는 칼바람은

언제쯤 훌훌 털고 겨울 뒷쪽으로

사라지려나?

 

 

 

 

 2013.4.8.월.

출근하자마자

오늘 학부모 단체 총회 준비로

정신없었다.

오늘 뿐만 아니라 단체조직한 3월 15일부터

명단작성 위촉대장, 위촉장 뽑기부터

공문처리까지...

어쨌든 많은 인원이 참석했고

행사는 끝이 났다.

  

혜준이와 짝인 날이다.

수줍어서 새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단다.

나의 학창시절과 같다며 맞장구를 쳐주니

좋아한다.

우리반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나 살짝 떠 봤더니

아직은 없단다.

 

 

2013.4.9.화.

어제 저녁을 일직 먹고

공원을 1시간 반정도 걸었다.

출퇴근을 자동차로 했더니

몸이 운동을 절실히 원했다.

마스크와 모자로 황사대비

완전 무장하고 걷다가 뛰었다.

비가 오락가락...

공원이 한적했다.

 

조금 과하게 했는지

오늘 하루종일 몸이 찌뿌둥~`

졸립다.

 

(말썽꾸러기 동욱이가 전학을 가고

더 말썽쟁이가 왔다.

옆에 앉혀두고 자세히 봤더니

까무잡잡, 아주 잘 생겼다.

사사건건 되묻는 버릇도 있다.)

 

 

 2013.4.10.수.

짬시간에 2층 교내도서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가기 전에 책 빌릴 아이들을 조사했더니

시간이 없다며 대여섯 손을 들더니

반 이상이 책대여에 참여한다.

읽다 보니 재밌어 진거다.

내가 이래서 단체로

도서관 방문을 즐겨하는 이유다.

독서환경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3.4.11.목.

등굣길 공원의 목련이

나 몰래 활짝 피어버렸다.

목련은 

봄내내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서히 암술과 수술을 바람에 맡기며

인내하고 또 갈망하며

피어올랐을텐데

내가 보지 못한게지...

출근 시간을 다투며

눈과 발이...

내 모든 촉수들이 시각에 몰입한 나머지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 게지...

 

(어제부터 벌써 '샘과 짝되기' 프로젝트가

25번까지 끝이 나고 두번째 순으로 시작...

이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면

아이들이 언제 선생님과

단 둘만의 대화가 오고가겠는가?

말없고 수줍음 많이 타고

얌전하고 착실한 기범이 같은 경우엔 특히나...

"이 시간 기다렸니?"

기범이는 수줍어하며

"예...밤에 잠을 설쳤어요"

"왜?"

"그냥요..."

미루어 짐작컨데 설레였을  거다.)

 

 

2013.4.12.금.

현대미술관과 서울랜드 현장학습

 

 

 

 

 

 

 

 

 

 

2013.4.13.토.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2013.4.14.일.

여의도 벚꽃은 꽃샘 추위에

혼이 나간 듯 피다가 멈췄다.

세찬 바람만이

이른 상춘객들의 옷깃을 세운다.

 

 

 

 

2013.4.15.월.

목감기로 기분 나쁜 통증이 계속~~

월요일이 힘들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6반과 6교시에 축구, 피구 예선전

축구의 남자팀은 이겼고

피구팀의 여자팀은 분패!)

난 힘들었어...

 

세뫼회 모임까지......

 

 

 2013.4.16.화.

우리반 남학생 중 제일 착실한 민서

청소도 공부도 발표도 숙제도

마음씨도 붙임성도 축구도

여학생 배려하는 것까지...

거기다 순진성까지...

 

 

2013.4.17.수.

날씨가 널뛰기를 한다.

완전 여름이다.

봄은 어디갔나?

꽃들이 화들짝 놀라

너도나도 다투며 피어난다.

 

9철호는 분위기 메이커다.

이쁘고 기발한 말로

리액션을 하고 

축구하는 모습은 일품이다.

넘 멋진 스타일~~)

 

 

2013.4.18.목.

퇴근 후 도당산 벚꽃 만나다.

 

2013.4.19.금.

 수업 후 아이들과 라면파티...

 

 

 

 

2013.4.20.

시간만 나면 걷고 싶어라.

소래산에서 성주산까지...

 

2013.4.22.월.

축구를 잘 하는 두 친구

 

 

 2013.4.23.화.

이 비바람 불어와 꽃잎 흩날리네...

연안부두에서 친구들과 즐거웠네.

중국에서 공수해 온 당근, 생강을 얻어왔네.

 

 

 

2013.4.24.수.

장어탕 끓이러 빨리 퇴근해야지...

 

 

2013.4.25.목.

 

 

 2013.4.26.금.

4월에 태어난 연주,철호 생일 파티

 

 

 

 

 2013.4.29.월.

극심한 감기몸살로

화창한 주말을 앓아누워야 했다.

변화무쌍한 봄날씨에 적응을 못한

나의 체력에 애도를....

 

 

2013.4.30.화.

살결이 뽀얀 이쁜 예서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