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이 만나는 터키

친구들, 에게 해를 달리다

올레리나J 2011. 8. 12. 20:40


한낮의 뜨거웠던 에페소에서의
로마시대의 체험을 뒤로하고
2시간여를 달려 오다보니
창밖에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에게 해란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갔을 때
지중해는 접해봤지만
에게 해는 세계사 시간에 들어보고
직접 보기는 또 처음이다.
무엇이든 첫경험은 오래 기억되고
설레이기 마련인지
시원스레 펼쳐지는 바다를 보는 순간
심장이 요동을 친다.















에게 해의 잔물결



호텔 로비에서 키받기를 기다리는 동안
라운지에 나와보니
호텔 노천 수영장 아래 꿈같은 에게 해가 펼쳐져있다.
흠~~호텔 위치가 죽여주는구먼
이때까지만 해도 전망좋은 호텔 룸에서
에게해를 실컷 감상하리라는 꿈에 젖어 있었다.







수영장







오른쪽 낮은 집들 반대쪽이
우리 숙소가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호텔 로비



호텔 뒷문쪽으로 나가보니
골프 전동카트가 줄지어 서있다.
가방과 사람들을 날라 주는 역활을 하고 있다.
호텔 본관에서 걸어가면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
그것까지도 괜찮았는데
어떤 이유여서인지 심한 악취와 청소상태가 엉망이었던 것...



보기엔 깔끔했으나 구석구석 쌓인 먼지...
..또 침대가 더블이다...
다른 친구 방은 곰팡이 냄새가 심했다.
저녁 먹으로 본관 지하로 왔더니
일행 모두가 항의를...
무섭게 어필한 팀은 좋은 곳으로 바꿔주고
우리들처럼 조심스럽게 얘기한 팀은 대충...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5성급 호텔은 아니더라도 너무 했다는...



어찌되었건 저녁을 먹고 해변으로 나갔다































호텔 본관



우리의 후졌던 숙소가 있는 곳..



그렇게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가고?
우리들만 남았다.
일부러 자리를 피해주는 것처럼...








파라솔이 인상적이다.
갈댓잎으로 얼기설기 엮어 물감을 칠한 것 같다.



쉬린제 마을 소나무 그늘에서 월이가
떨어지는 솔방울에 머리를 맞아 너무 아프다고 해서
내가 한마디 했다.
"하필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너냐?"
"우리 어머니가 밥먹을 때 돌씹는 것도 그렇고
원래 까란 사람에게 꼭 그런 일이 벌어진다더라.
"너 까락쟁이 아니냐?"
"야! 까락쟁이야..."
계속 놀려댔더니 갑자기 월이가 나를 때리겠다고 달려든다.
순간 나 얼마나 민첩하게 도망갔는지.....
본능적인걸까?
위험한 상황에서는 죽기 살기로 뛰는 거...
걔가 날 어떻게 할 것도 아닌데 말이지..
자야가 이 순간을 잘 찍었다.











가!



아이고 숨차, 못 따라가겠네...
도망가는 자는 죽기살기로 뛰지만
쫓아가는 자는 그러지 않나보다.
모두들 한바탕 웃고 끝나는가 싶었으나...



갑자기 파묵칼레 수영장에서
달리기 시합하던 생각이 나서
(엄청 웃긴일이 벌어졌던 ㅋㅋㅋ....).
담에 소개해 드리지요.



애들아, 누가 1등하나 보자.
달려라!!...


숙이를 바닷쪽으로 몰아버리고
자야에게는 추월못하도록 어깨로 막고
수영장에서의 꼴등을 만회하려는지
그 여자 필사적으로 달린다.
자야는 카메라 땜에, 숙은 파도땜에...
지금도 진정한 1등이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렇게 에개 해는 우리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에게해의 해가 지고 있었다.
냄새나는 방 때문에
바깥에서 1시간을 서성이던 그날 밤의 속상함도
언젠가는 추억이지 않겠냐고 말하던 친구...
그 넉넉하던 친구의 얼굴이
에게 해에서 보았던 일몰보다도 더 아름다웠다는....







어찌되었건 잠은 잤고 아침은 왔다.
8시 비행기 시간에 맞춰야 한다고
6시까지 아침을 해결하란다.















바구니 쓰레기통



에게 해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을 시각
아침을 먹으러 본관으로 걸어가면서...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신다.



문제의 리조트 이름...



입이 텁텁하다.



에개해의 도시 쿠사다시에서
이즈미르 공항까지 1시간을 달려 왔다.
터키 국내선 아틀라스 젯을 1시간 가량 타고
이스탄불로 다시 간다..







이즈미르 공항...
목포 공항 정도의 작은 공항에서
눈물을 보았다.
젊은 연인들의 애절한 이별 ...
떠나는 남자의 발길은 떨어질 줄 몰랐고
남겨진 여자는 하염없이 눈물만 훔친다.
그래서 공항에 가면 괜스리
가슴이 먹먹하나 보다.
만나는 기쁨보다 슬픈 이별이 더 절절해서리...







이스탄불이다.
가는 길에 잘 조성된 묘지들이 보이는데
이 곳이 부자 동네라고...
묘지 문화가 우리와는 완전 다르다는...
우리는 혐오시설이지만 그네들은 공원이라고..


케이블카 타는 곳



케이블카를 타고 언덕으로 올라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선 곳에
이런 타일 그림이...
옛날부터 여기 피에르롯티 언덕은
이렇게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알리는 타일 광고판.






전망



과연 올라와 보니 이스탄불이 한눈에 보이는 듯
가슴이 시원하게 트인다.
터키인들은 결혼식이 끝난 후
어김없이 여기에 와서 기념사진을 찍는단다.
발아래로 이스탄불의 골든 혼이 펼쳐져 있고...







피에르롯티 언덕에서 바라다 본 골든 혼의 모습
골든 혼(Golden Horn)은 우리말로 금각만 이라고 하는데
보스포러스 해협과 마르마라 해협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만(灣)으로 이스탄불의 신시가지와
구시가지의 경계가 되는곳이다.

피에르 롯티가 이곳에서 골든혼의 석양을 바라보며
한 말을 빌리자면
"유리바다에 구르듯 빠르게 음직이는
크고 작은 배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석양의 황금빛으로 물든 골든혼의 모습은
가슴벅차다"라고 할 정도로
전망과 경관이 아름답다........는데
나의 눈에는 그런 찬사와는 다르게
강렬한 햇빛으로 인해 덥게만 느껴졌다.
내가 가이드라면 석양 무렵에 이곳을 보여 주겠다.
고객의 기쁨이 내 기쁨이라는 걸 모르나?



















터키인들은 하루에 20잔씩 차를 마신다.
주문한 뜨거운 사과차가 저런 모양의 유리잔에
철철 넘치도록 가득 담겨나온다.
설탕을 넣어 마시는데 여기사람들은
무려 4,5스푼씩 설탕을 넣어 달게 마신다는...
터키인들은 단걸 너무 좋아하는데
그들의 후식만 봐도 알 수 있다.
고로 배나온 사람들이 많다. 남자건 여자건.......







<피에르롯티 언덕>
피에르롯티 언덕의 낭만적인 슬픈 이야기...
'피에르 롯티'는 프랑스 출신 해군장교로
이스탄불에 부임해 군생활을 하면서
터키여인 '아지야데'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지야데'는 유뷰녀여서 자유롭게 만날수 없었고
사람들의 눈을 피할수 있는
이곳 공동묘지를 데이트 장소로 택해
위험한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나 '피에르 롯티'가 프랑스로 돌아가면서
그들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끝이 난다.
아무리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라 할지라도
율법이 엄격한 이슬람국가의 여인이
불륜의 사랑을 나눈다는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피에르 롯티'가 프랑스로 돌아간 뒤에도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가
금기된 사랑을 알게된 가족들에 의해
그녀는 명예살인을 당해 죽고 만다.
훗날 '피에르 롯티'가 돌아와
'아지야데'를 찾기 위해 수소문 했지만
결국 그의 바램과 달리 '아지야데'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 후 시인이자 소설가 였던 '피에르 롯티'는
이 언덕에 자주 올라와 골든 혼을 바라보며
'아지야데'를 그리워 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피에르롯티 언덕은 공동묘지로 들러 쌓여 있다.
묘지는 봉분은 없고
아름다운 꽃을 심어서 장식해 놓아서
공원 같은 느낌이다.
터키는 죽음도 또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인식하고
무덤을 집 주변 가까이에 두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고.
이곳 언덕에서 사랑 고백을 하면
그 사랑이 이루어 진다하여
젊은 연인들은 이곳을 즐겨 찾는단다.







나, 빠리에서 방금 왔음..ㅋㅋㅋ
에게 해에서 설치다가 썬글라스를 떨어뜨려 알이 빠졌다. ㅠㅠㅠ
햇빛이 무지 강렬! 눈부셔 ㅎ
집에 와서 안경점에 갔는데 그냥 쑤욱 끼면 되드만..ㅠㅠ







자유시간을 나무그늘에서 쉬지 않고
동네 한 바퀴에 나섰다.
묘지로 둘려쌓여 있는 곳이지만
뒷쪽으로 가보니 부자의 포스가 느껴지는
별장같은 저택들이 잘 다듬어진 정원수로 들러쌓여 있다.



이쁜 가게들도 즐비하고...
내가 티채널에서 이슬람 문화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았는데
이슬람인들은 우상숭배를 배척한다.
또한 꽃 등 식물가꾸기를 좋아한다.
척박한 땅에 알맞는 품종을 꾸준히 개발하여
물이 귀한 곳에서도 잘 자라게 하여
집을 예쁘게 가꾼단다.











다시 한 번 골드혼을 바라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다.



케이블카 안



















로컬 가이드와 버스 기사



현지식 점심을 기다리며...담백한 빵이 맛있던...























그대는 지금 이스탄불에 계십니다.
 
 

 




 
Paul Mauriat - Penelope (에게해의 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