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이 만나는 터키

친구들, 지중해에서 수영하다.

올레리나J 2011. 8. 8. 13:07




콘야 데데만 호텔 룸에서 바라본 일출



나의 간단한 조식



식당 지배인이 카메라 메고 있는 내게 사진을 찍잔다.
기꺼이...아니 내가 원하던 바...
말쑥한 수트 차림의 잘 생긴 흑인 아저씨...



호텔 룸에서 창가에 서다



종교의 도시 콘야의 모습들...















콘야에서 안탈리아로 가기 위해 토로스 산맥을 넘는다.
정원수 같은 키 작은 나무들....
3000-3700m의 봉우리를 이고 있는 토로스 산맥을
1820m의 높이까지 도로가 나 있어 그곳을 지나간다.
부드러운 듯, 웅장한 듯한 산세의 토로스 산맥







휴게소 기념품 샵의 예쁜 냄비 받침
가는 곳마다 여자 일행들은 쇼핑에 마음을 빼앗긴다.
내가 각 나라에 들를 때마다 접시 하나씩 사올걸...
후회한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접시에 관심을 갖는다.
덩달아 같은 팀들도 합세한다.
워낙 그들이 설쳐대어 그렇게 말한 난
정작 사지 않았고...또 후회를 한다.ㅠㅠㅠ







기름 넣는 정유소 앞에 휴게소 분수대가
토로스 산맥을 뒷배경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붐는다.



















점심을 먹으로 현지 식당에 왔다.
생선과 닭고기, 소고기 케밥 중에 고르는 거였는데
생선을 시켰지만 별로 먹지 못했다
날씨는 덥고, 포마드 냄새를 풍기며 써빙하는 남자 종원업의
불결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입맛이 뚝...




의상 컨셉 꽃무늬 대 줄무니










6시간을 달려
2천년 전의 유적 아스펜도스 극장 입구에 도착











로마시대 대극장 중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아스펜도스 극장의 입장권이다.



재즈 플랜카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많은 음악인들이
특별한 음향시설 없이도 공연이 가능한
이 극장 무대에 서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난 관객으로 돌의자에 앉아보는 작은 소원을 품게 되었다.



아스펜도스의 극장은 이 도시 출신 건축가 Zenon이 설계한 것으로
AD 155년경에 건립되어 오늘날까지도
그 완벽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반원형 극장이다.

어찌나 규모가 큰지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그 위용에 압도 당해 머리가 띵~~







한 무리의 학생들의 열기가 뜨거운 햇빛과 함께 다가왔다.
중앙 전면에 설치된 무대에서
이제 막 공연을 끝냈는지 타악기의 여음이 야외극장 곳곳에 베어있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한 여름밤에 오페라 공연과
발레 페스티발이 열린다고하니
그 모습을 상상만 해도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 아름다운 여름밤이 그려진다.

2천년 전의 유적에서 아직도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니...
입구에 재즈 플랜카드가 보이더만...
한 여름 밤 지중해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고품격 오페라 공연에,
재즈의 선율에 빠져든다면...
이것보다 더 전율일 수는 없을게다..



로마 시대에 아스펜도스는
팜필리아 지역의 중요한 무역 도시였는데,
기름진 땅에서 수확되는 곡물, 올리브와 포도주는 물론
도시 주변의 염분이 많은 호수에서 생산된 소금의 교역을 통해
(며칠 전 보았던 소금호수)
이 지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번성하게 되었다.
거주 인구가 점점 늘어 2만여명을 헤아리게 되니
도시의 샘물만으론 필요한 물을 다 충당할 수 없어
수로 (aqueduct)를 만들었다.
자고로 도시가 발전하려면
우리의 한강과 같은 큰 강 물이 반드시 필요한 법...
아스펜도스에서 약 17 킬로미터 떨어진 산 기슭의 수원지로부터
도시까지 물을 공급하게 되었다.
이 수로는 서기 2세기부터 3세기 경에 걸쳐 건설되었는데
지금은 무너져 내린 다리와 물탑의 흔적들만 볼 수 있다.
1996년에 이 수로에 대한 측량을 한 결과
제일 높은 물탑의 높이가
무려 약 40미터에 달했었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참 대단한 로마인들이다.



















로마인들은 그리스인들의 반원형 극장의 개념을 그대로 도입하여
그들의 탁월한 건축 기술을 이용하여
더욱 높고 큰 규모의 극장을 건설하였다.
아스펜도스 극장은 만 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객석의 구조가 상단 21열, 그리고 하단 20열로 되어 있다.























오페라 가수처럼무대 중앙에서 한 곡조 뽑고 싶었다.
의상은 완벽하게 갖추었건만...기회가 주어지지 않네..
미친 척하고 '그 집앞'이나 불러볼걸...











이 극장은 음향 전달이 아주 뛰어나
무대에서 나누는 대화가
무대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까지도 생생히 잘 들리는데,
그 비밀은 관객들이 앉는 좌석이 돌로 되어 있는 것과
그 좌석의 아랫쪽이 움푹 들어가 있는 것에 있다고 한다.
돌로 된 좌석이기에 소리가 흡수되지 않는 것이 그 첫째 이유고
무대에서 퍼진 소리가 이 주름지고 굴곡진 표면에서 회절되어 나와
다시 무대 뒤의 방음벽에서 반사되어
청중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그 둘째 이유라 한다.

시대를 앞선 로마인들!!!
그들의 또 하나의 놀라운 건축기술!
오페라 하우스, 공연극장, 그리고 강의실 등은
이 반원형 극장의 모습을 따르고 있으니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기술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에 틀림없다.
한가지 참고로 비엔나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음향이 제일 좋은 자리는 오케스트라석이 아니라
무대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극장의
제일 꼭대기에 위치한 겔러리 시트 (입석!)란다











아스펜도스의 위용은 너무나 대단했고
카메라 앵글에 한꺼번에 다잡지 못함이 안타깝다.




























객석의 하단은 석회암,
무대 아래는 역암,무대벽 장식 프레임은
대리석이 이용되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암석의 성질 차이로
소리의 파장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한다.



























무대 오른쪽으로 올라와 회랑을 거쳐
무대 왼쪽으로 내려오면서
우리들의 발자국을 새긴다.
다시 올 수 있을까?
저녁 나절부터 시작하는 째즈의 선율에
몸을 흐느적 거리며
친구들과 같이 웃는 날이 올까?
이 시절이 그리워 '우리 다시 가자.'
누군가 그렇게 말할 때
우리 모두 가까운 공간에 모두 다 살아있을까?















기중기 같은 장비도 없는 기원전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돌을 날라다 이런 건축물을 지었다는게 놀랍기만 하다.
86 아세안 게임이 개최되기 전까지만 해도
인구 1천만 가까운 서울에
고작 3만명 수용 규모의 동대문 운동장이 제일 큰 운동장이었고
1천만이 넘는 지금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수용인원이 10만명 가량인데
기원전에 12,000명 수용 규모면 도시 규모도 엄청날 것이다.
그 어마어마한 극장을 세우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을 쏟았을까를 생각하면
숙연해지다 못해 서글퍼 지기까지 한다.







우리는 돌기둥이 만들어준 시원한 그늘에 앉아
무대쪽의 깨알같은 사람들을 바라본다.
참 편해보이는 여행자의 포스다.



여기는 아마 특석이지 않았을까?







아스펜도스의 아쉬움....(공연을 보고 싶었다는...)을 뒤로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터키 최대의 휴양 도시 안탈리아로 간다.







지중해 도시답게 남국의 정취를
도시 근처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호텔 크라운 플라자 로비







로비 앞 호텔 수영장



룸 키를 받기 전에 사진찍기 놀이에 심취한 나
난 의자가 있어도 절대 앉지 않는다.
카메라에 담을 꺼리 노리며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호텔방에 가방 던져놓고 안탈리아 해변으로 달려왔다
호텔로비 앞에 호텔 수영장이 있고
수영장과 연결되어 있는 통로를 나오면 바로 해변가..
양쪽으로 해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공깃돌보다 작은 자갈돌 위를
깨끗한 지중해의 파도가 간지럽게 밀려왔다 밀려 나간다.
차.르.르.차.르.르.. 돌들이 웃어댄다.























짜잔!!
수영복 공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내 수영복
유행 지난 원피스를 잘라서 손수 만들었다. ㅋㅋ
몇년 만에 수영복을 입고 해수욕장에 몸을 담근단 말인가?
그것도 친구들과 함께....











지중해에 우리의 웃음 소리가 퍼져나간다.
높은 파도를 타기도 하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물장난도 하고
개헤엄도 치고...
넘 시원했고 넘 즐거웠다.
35도의 무더위가 고마웠다.



쭉쭉빵빵은 아니더라도....
봐줄만한 몸매들이다.























큰 파도가 올 때 우린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파도를 탔고
지중해의 바닷물도 마셨고
작은 파도가 올 땐
동글동글한 해변가의 돌들이 저희들끼리 웃어댄다.







바다에서 싫증날 무렵 호텔 야외 수영장에서 놀았다.
조금씩 쌓여가는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정도로
학창 시절 그랬던 것처럼 웃고 떠들고...
우리처럼 즐겁게 보내는 팀은 없었다.











































물에서 오래도록 보내서인지 허기졌다.
여행 중 가장 호화로운 식탁이었다
싱싱한 상추와 고추 각종 야채와 과일...
아삭아삭 상추쌈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최고의 호텔과 최고의 식탁이었다.







포만감에 행복해진 우리들...
길거리를 활보한다.
휴양도시 답게 호텔 뒷쪽도 이쁜 집들이 늘어서있다.







내 차와 우리 오빠네 집...찜...



























다시 호텔 앞쪽으로 나오니
아직도 지중해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20분 정도 걸어 편의점에서
터키에서 제일 맛있다는 에페스 맥주를 사다 밤 늦게까지 마셨다.
산뜻하니 맛있었다.
우리들의 정담도 맑고 산뜻했다.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는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