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란 자기반성과 쇄신의 기록인 동시에
하루 동안 떠도는 자기 생각의 기록이다.
나도 블로그 개설하면서 교단일기를 써 보고자
자운영의 교단일기란 제목을 뽑았으나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즉 바쁘다는 핑계로 완성하지 못했다.
그게 첫번째 이유이고
두번째는 주변환경이 나로 하여금 끄적거림으로 강력하게 유도하지 못했다.
내가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주차장 앞의 목련나무 한그루이다.
그나마 하얀꽃을 피우는 봄에만 그의 존재를 잠시 인식할 뿐
도통 계절 감흥을 느낄 수 없어 쓰고자 하는 욕망이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 시인 김용택은
“안개 속에 찾아온 햇살로 빛나는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가을을 느끼고
“한겨울 새벽 달빛에 젖어” 자연과 화해한다.
사시사철 다른 옷을 입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변화와
그 자연에 삽화처럼 자리한 아름다운 학교에서의 소소한 일상이
바로 시이고 그림이고 그의 서정을 쉼없이 자극하지 않았을까?
2학년 8명 아이들과의 1년동안의 생활보다
32명의 거친 5학년 학생들과의 나의 일상이
화제거리는 훨씬 풍부하다.
그 다양한 일상들을 기록하지 못한 나를 반성한다.
올해는 나도 열심히 교단일기를 써 볼까 한다.
매일 쓰는 것보다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일단은 그렇게 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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