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책을 읽어볼까하여
도서실에서 제목만 보고 책을 골라 왔다.
제발 책 제목에 낚이질 않길 바라면서
골라놓은 책들을 보니 거의 다 여행서적이다.
'이러면 균형을 잃기 십상이지...'
혼자 말을 되내이며 내 딴엔 골고루 섞어본다.
도서관 문을 나설 땐 맘이 뿌듯했다.
이 책 속에서 어떤 세상을 만날까?
기대 반 설렘 반이었다.
하루~
이틀~
시흘~
나흘~
그리고 5일이 지났다 ~
허나 지금의 나의 독서현실은 암담하다.
돋보기 너머로 보는 활자들이 춤을 춘다.
어지럽다.돋보기를 벗는다.침침하다.머리도 지근거린다.
그나마 낮에 자연광에서는 잘 보이나 밤 독서는 무리다 보니
집중력이 엄청 떨어진다.
한 번 책을 손에 들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내 독서 취향도 이젠 옛말이 되었다.
조금 몰입을 했나 싶음 눈이 침침하니 이걸 어쩐다?
더구나 남편이 기존 케이블 티비에
5천원인가 더 투자하더니 채널 선택권이 다양해져서
나로 하여금 책을 가까이 하도록 내버려두질 않는다.
내가 푹 빠져 있는 채널은 채널 T와 폴라리스다.
들 다 여행 채널이다.
나의 세계일주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주고
박차를 가하게 만드는 채널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자 마자 채널 T를 만난다.
오늘 아침은 남미인 페루와 아르헨티나 편이었다.
아침 준비하는 6시까지 홀로 여행을 하는 거다.
새벽 뿐만 아니라 시시때때로 보는게 채널 T다.
나 만큼은 아니지만 남편도 스프츠 채널 다음으로
여행채널을 선호한다.
왔다갔다 하면서 책을 펼쳐드는게 아니라
티비에 먼저 눈길이 간다,
독서의 최대의 적은 노안과 TV로구나.
한달 전에 빌려왔던 1Q84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인 '연체' 상태이다.
내가 오직 했음 '매주 금요일은 티비 안보는날'로 정했을까나...
1Q84는 실제로 80%가량 읽었는데
그것이 금요일 밤 잠깐씩 읽은게다.
베스트 셀러라고는 하나 야한 내용도 그렇고,
작품성도 그렇고...
아서라, 말아라, 변명은 그만두거라..
취향이 아니다 싶음 던져버리면 그만일텐데
그걸 또 다 읽겠다고 붙들고 있는 심사는 무얼꼬?
어쨌든 거실 소파위에 한 권,
식탁 위에 한 권,
나머지는 침대 옆에 두어 본다.
'눈에 띄어 걸려들면 볼테지.'
나를 믿지 못하니 낚시라도 잘해야지.
불굴에 의지로 내 맘을 낚아 보자...qqq
책들아, 기다리거라.
조만간 다 읽어 줄테니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