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 영화 보다

하모니

올레리나J 2010. 2. 6. 09:14
8시 20분 조조영화로 관객 열대여섯 중 남자 관객은 딱 2명과 함께
미리 준비한 손수건을 주머니에서 만지작거리며 미리 눈물 흘릴 준비를 했다.
장르 가리지 않고 두루섭렵하던 내 영화 취향이 변했나?
영화를 선택하는 다양한 이유 중에 요즘은 이상하게 한쪽으로 치우친다.
주인공을 따라간다는 것.
전우치가 아무리 대박을 터트렸다지만
강동원 닮은 인간에게 상처를 받아 그 영화를 외면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윤진을 좋아하기에 덩연 이 영화를 보았는데
미드인 로스트에서 끝까지 살아남았고
그 때문에 아바타 여주인공이 될 뻔 했던 기회를 잃기도 했던
그녀의 연기력은 이미 입증된거나 마찬가지고
영화는 너무나 괜찮았다.

청주 여자 교도소에 수감된 수감자들은 저마다의 다양한 죄를 짓고 들어온다.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뱃속 아기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정혜(김윤진)
지방대 음대 교수였던 문옥(나문희)은 한순간의 잘못으로 사형수가 되었다.
쌍둥이 아이를 둔 화자는 생활고 때문에 사기를 저질렀고,
프로 레슬러 출신 연실은 힘 조절을 잘못해 살인범이 되었다.
자신을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여대생 유미....
악한 사람들의 악한 범죄자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선한 사람들의 한순간의 잘못이나 정당방위로 인한 죄수들이기에
결코 그들이 밉지 않고 오히려 동정심을 일으킨다.

여하튼 교도소에서 아들을 낳은 정혜는
어느 날 교도소를 방문한 합창단의 공연에 큰 감동을 받는다.
곧 입양 보내야 할 아들(18개월)과
특별 외출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정혜는 교도소에 합창단 결성을 제안한다.
가족마저 등을 돌린 사형수 문옥의 지휘 아래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간직한 수감자들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교도소 영화 특유의 유머가 있고
아름답고 다채로운 노래가 어우러져 어느새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교도소 안에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아기 민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영화관에서 나오는 여자들을 보니
전부다 눈가가 벌겋다.
나도 드러내놓고 훌쩍였더니 손수건 하나가 쥐어짤 정도다.
억지 눈물이 아니라 어쩜 모성본능의 눈물이었으리라...

9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해서가 아니라
정말 괜찮은 영화라서 추천하고 싶다.
특히 여친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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