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꽃의 도시 피렌체

올레리나J 2009. 10. 26. 11:25

피렌체 외곽 별4개 짜리 호텔에서 하룻밤 지내고 아침에 나오는 길
룸메이트는 어젯밤 다른 일행들과 20분 거리의 대형 슈퍼에 가서 슈퍼 탐험을 하고 와서는 너무 재밌었다고
키위 한 상자 사들고 왔는데 엄청 싸더구만


로마에서 피렌체 가는 길.
키낮은 노란 해바라기 꽃밭이 이어져 이탈리아 배우 소피아로렌의 오래된 영화..
끝도 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밭을 거닐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고대 아테네처럼 인류문화를 꽃피운 언덕이 있는 자그마하면서도 아름다운 도시인 피렌체 속으로 가는길에 있는 휴게소


이탈리아의 3대 작물은 밀, 포도, 올리브..올리브유는 이탈리아인들이 모든 음식에 넣어 먹기 때문에
배가 나온 사람들도 콜레스테롤수치나 고지혈증 같은 병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나도 1등급인 엑스트라 버젼을 식용유 대신 진작부터 사용하고 있었음..
생으로 먹어야 영양소 파괴도 안되어 제일 좋다는구만


골목길을 휘돌아 드디어 광장으로 나왔네요.
피렌체는 상인들이 중심이 된 도시이고 이탈리아의 모든 패션의 공장들이 있고
특히 이탈리아 쇼핑에서 으뜸이 되는 아이템은 뭐니뭐니해도 가죽제품이란다.
가죽 면세점에 들러 가방,옷,시계,악세사리 등 가죽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들이 있었다


이 좁은 골목기에 버스에 마차에 사람에...
이탈리아의 유명 브랜드는 우리나라처럼 대기업에서 만드는게 아니라
가내수공업 형태로 대대손손 물려가며 이름을 떨친다네요


수많은 명품 중에 이탈리아 것이 제일 많고 난 명품족이 아니어서 자세히 모르지만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많이 듣던 브랜드들이 다 이 나라것이었구만. 테스토니 /발리 /바쟉 /셀린느 /에스카다 테스토니 /에트로 /지안 프랑코 페레 /
아르마니 /막스마라/ 펜디, 구찌 /프라다 /페레가모/ 베르사체 /불가리
정작 유럽인들은 예쁘고 개성있는 저가의 상품을 좋아하고 한국, 일본, 중국, 중동의 갑부들이 명품을 사간다고
난 이래저래 유럽에서 살아야겠구먼..
왜? 난 명품을 좋아하지 않고 싸구려라도 개성만점이 좋아


봄처럼 화사한 르네상스의 서막을 연 곳이 바루 토스카나 지방의 州都이자 꽃의 도시 피렌체
옛날에 베니스와 더불어 이탈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공국으로 군림하며
메디치가의 영향력 아래 상업,공업,예술을 발달시켜 왔다.


신 중심의 세계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로 개벽한 르네상스를 메디치 가가 주도한 역사적인 사건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이탈리아나 유럽은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이곳 피렌체 사람들은 하늘을 찌르는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다빈치, 단테,복카치오 등 세계사에 이름을 올린 많은 인물이
피렌체 출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세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는 주홍색 건물들은
이 도시가 1982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니..
도시 전체가 우리의 경주처럼 문화재로 이뤄졌다


지오토의 종탑
두오모 남쪽에 있는 85m 높이의 종탑으로 지오토(Giotto)가 1334년 설계하고 그의 제자 피사노가 1359년완성하였다.
흰색, 분홍색, 연두색의 토스카나 지역의 대리석으로 장식한 외벽과 부조가 화려하다.
단테의 <신곡>에도 등장하는 명소로 당시 과거 누구의 예술보다 완전한 것이라는 칭송을 들었다.


원래 이름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Santa Maria del Fiore, "꽃의 성모 마리아 ") .
브루넬레스키가 설계했으며 1296년 공사를 시작하여
170년만에 완성하였으며 피렌체의 상징인 건물이다.
성당의 외벽은 흰색, 분홍색, 녹색의 대리석을 기하학적인 형태로 장식했다


두오모의 원래 뜻은 도무스 다이(신의 집)이란 뜻인데, 독일에서는 돔이라고도 부르며 건물 내부에
대주교좌(座)가 항상 있으며 그 도시 교구의 심장이라네요.
밀라노, 파리,피사에서도 두오모라 불리어 헷갈렸는데 그 차이였군요.
그리고 대성당 앞의 광장은 두오모광장이라 불리는 것이고.
말하자면 우리의 서울 같으면 대주교가 있는 명동성당이
아마 두오모 성당이라 불릴 수 있겠네요


피렌체와 밀라노의 두오모들을 보면 외형부터 참 대조적이다.
마치 창과 방패 모습 같다.
로마제국 붕괴 이후, 19세기까지 각 도시들의 자치국 형태로 내려온 이탈리아 경우,
유난히 지방간 도시간 경쟁의식과 싸움이 치열했다.
특히 북부의 밀라노와 중부의 피렌체, 해양도시 베네치아와 제노바 간의 자존심을 건 앙숙관계는 유명하구요.
두오모대성당을 건축하던 15세기 당시에도 밀라노와 피렌체는 수시로 전쟁중이었으니,
양 도시의 종교적 심장이라 불릴 대성당 건축 역시 얼마나 자존심을 건 경쟁이었겠는가.
그래서 밀라노의 두오모가 뾰족뾰족 장엄한 고딕양식의 결정체라면,
피렌체의 두오모는 둥근 돔이 특징인 르네상스양식의 대표적 건축으로 서로 대조적이다.
그런데 19세기 이탈리아 통일과 자본주의적 발전 이후 밀라노는 공업과 패션산업의 중심지로 각광 받았는데 비해,
'르네상스의 중심' 피렌체는 조상들 문화재로 먹고사는, 16세기에 정체된 도시로 인식되었다.
주요한 정치경제적 지위도 다 밀라노쪽이고(현 총리도),
심지어 축구까지 밀라노팀들이 휩쓸고 있고.
더구나 부유한 북부도시들만으로 분리독립하자고 계속 난리를 치니,
피렌체의 자존심이 얼마나 상하겠는가.
그렇지만, 낭만과 과거를 복원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밀라노보다 피렌체가 이상향이지 않을까.
나도 양쪽 중 하나를 택하라 한다면 피렌체


현 총리 베를루스코니는
1937년 은행원 집안에서 태어나 한때 유람선 가수로 활동하다,
1960년대 초 밀라노 외곽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면서 부를 축적하였다.
이어 언론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
2001년 현재 이탈리아 3대 민영방송, 인터넷 미디어 그룹인 '뉴미디어',
잡지 《파노라마》를 비롯한 출판 그룹, 영화제작 및 배급사인 '메두사',
전국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 프로축구단 'AC 밀란'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최대의 재벌이며
2000년 세계 재벌 14위에 오른 인물..
이런 사람이 총리를 맡고 있으니 이탈리아 경제는 어떠하겠는가?


성 죠반니 세례당
단테가 세례를 받은 곳으로 유명한 이곳은 두오모나 지오또 종탑보다 100년 이상 앞서 세워졌으며
3개의 청동문 중에 두오모와 마주하고 있는 동쪽문이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작품이 있다


로렌쪼 기베르띠가 28년이나 걸려 만든
성서 창세기의 이야기를 담은
10개의 부조된 이야기들이 스멀스멀 성서속으로 되돌아가는 오후


언젠가 보았던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 나오는 대사
“피렌체의 두오모는 연인들을 위한 곳이야. 그들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장소지. 언제쯤 같이 올라가 줄래?”
피렌체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다. 463개 계단을 올라..시내를 내려다보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곳...으로도 유명하다.

463개 계단을 올라 사랑을 고백한다? 이번에 못 올라갔으니 언제 올라갈꼬?

냉정과 열정사이 비디오로 다시봐야겠다. 남자주인공 쥰세이는 피렌체의 중세미술 복원사..

여자 주인공 아오이는 밀라노에서 사니까 내가 본 멋진 건물들이 나올거고..아는것 만큼 보인다고..


천국의 문 부조물 10번째 이야기..솔로몬과 시바 여왕


이탈리아는 지역간 갈등이 우리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라 한다.
밀라노 등 북쪽에 위치한 도시들은 나폴리 등 남쪽에 위치한 도시들의 게으름뱅이들을
더 이상 먹여 살리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는데..


두오모 광장의 관광객들


아무리 보아도 옷은 우리 것이 최고


이 시기에 가장 영향력 있었던 메디치가문은 레오 1세를 비롯 4명의 교황을 배출했고
유럽 왕족과의 정략결혼을 통해 권력을 강화시켰다.
유럽에서도 잘 생기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사람과 달리 매디치가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못생겨
'매디치의 얼굴에서 봐줄만한 것은 오직 눈뿐'이라는 말이 생겼다.


그러나 생긴것과는 달리 학문 건축 예술에 열정적이었고 문화보다 황금을 우선시했던 베네치아와는 대조적으로
예술을 사랑한 그들이기에 피렌체를 르네상스의 원조로 키워낼 수 있었다.
더욱이 로렌초가 어린 미켈란젤로의 천재적 재능을 알아차리고 키웠다는 사실은 더더욱 그렇다.
많은 예술가들이 배곯지 않고
창작활동에 전념한 것은 오직 재력을 보람있게 쓸 줄 아는 매디치가의 계몽된 선각자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유럽은 거의 대부분이 주상복합 건물이다.
1층엔 카페나 상점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간판도 보일 듯 말 듯 예술이다


단테 박물관
지상(시뇨리노 광장)에서 천상 (두오모)으로 향하는 길목에 발목을 낚아채는 연옥의 처소라고나 할까...
단테의 <신곡> 신곡에 지옥,연옥.천상계가 나옴.


시뇨리아 광장의 굳게 닫힌 문..단테 박물관 뒷쪽 문?


사람들의 시선이 앞쪽을 향한걸 보니 대단한 걸작품이 있나봐


시뇨리아 광장의 팔라초 베키오 종탑 옆모습


꼬시모 메디치 기마상 피렌체를 일으킨 메디치 가문의 시조이다


폰타나 디 네투노
물의 요정에 둘러싸인 로마의 바다의신 넵튠을 묘사하는 암만나티의 1575년 작품으로 토스카나 해군의 승리를 축하는 작품이다


로지아 회랑안에 있는 청동 조각상


다비드 상
미켈란젤로의 진품은 1873년까지 이곳에 있다가
안전상 이유로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갔고
현재있는 것은 모조품이다.
포악 정치에 대한 승리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로마에서 '피에타상'의 제작을 마치고 돌아온 미켈란젤로가
피렌체에서 4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신장 6m짜리 대리석 '다비드'상을 만들어 냈다.
이 '다비드'상은 중세 예술의 금욕적이고 영적인 성격을 벗어나
고대 예술의 인간적인 모습과 육체적인 묘사로 회귀하는
르네상스 예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페르세우스의 청동상
벤베누토 첼리니의 1554년 작품으로 부드럽고 보석 세공 같은 청동상의 페르세우스가
오른팔에는 칼을, 왼손에는 메두사의 목이 잘린 두상을 들고 서있다.
코시모 1세가 적들에게 다가올 그들의 운명을 경고하고 있는 작품이다.


사비네 여인의 약탈
1583년 지암볼로냐의 작품으로 몸부림치는 인물들이 모두 하나의 대리석 덩어리로 만들어졌다.
딸을 납치해 가는 로마인을 외면하는 아버지의 고통스런 모습이 보인다.
BC 753년 로물루스가 로마를 세운 후 자기 부족에게는 여자가 부족한 것을 깨닫고
주변부족인 사빈느인을 축제에 초대한 후 사빈느 여성을 대거 납치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이 전설이 많은 예술가들에게 사빈느 여인의 약탈이라는 모티브를 제공하였다.


베키아 궁전의 종탑의 시계..갈릴레이가 1400년경 만든거라네요


시뇨리아 광장 : 피렌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널찍한 공간
헤라클레스와 다비드가 정문을 지키는 곳이 베키오 궁전이고 그 옆은 우찌찌 미술관
지금은 피렌체 시청으로 이용
다비드의 몸매는 미끈하게 잘 빠졌고,
헤라클래스는 근육맨..난 다비드쪽이 더 좋아.ㅋㅋㅋ


단테의 석상
단테의 〈신곡〉과 연인 베아트리체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베 아트리체가 갑자기 죽자 단테는 〈신곡〉을 쓰기 시작했다.
39살이던 1304년부터 1313년까지 8년 동안 1·2부인 ‘지옥계’와 ‘연옥계’ 를 썼고,
‘천당계’는 1315년부터 1321년까지 생애 마지막 7년 동안 집필됐다.
<신곡〉은 이성과 낭만, 현실과 환상, 시와 과학 등 중세 그리스트교적인 사상과
르네상스의 인본주의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전개된다.


꼬시모 1세의 기마동상이 있는 광장


유럽 특히 이탈리아는 광장문화가 발달해 있다.
하루종일 광장의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삼삼오오 떼지어 담소를 나누며 음식을 먹고 있는 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


미켈란젤로 언덕
피렌체시 동남쪽에 있는 언덕위의 광장으로 1850년 쥐셉데 포기에 의하여 만들어졌으며,
이 광장 중앙에는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다비드'상 복사본이 이 서 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여기 말고도 두곳에 더 있는데,
원본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다비드'상이고,
또다른 복사본이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다비드'상이다.


평일 석양 무렵에 가보면 꽃의 도시가 황혼에 젖어드는 모습을 지켜 볼 수가 있다는데....
아르노강 너머로 빨간 지붕의 건물들과 두오모, 종탑, 베키오 다리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멀리 보이는 산들을 배경삼아 고즈녁이 들어앉은 처연한 도시, 주홍색의 피렌체..그래서 꽃의 도시였구나?
르네상스를 꽃피워낸 그 꽃의 의미도 있겠고...


미켈란젤로 광장에도 어김없이 노점상들이..
거의 비슷한 물건들이어서 이젠 관심조차 없다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다리가 베키오 다리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아노르 강에 걸려 있는 다리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원래는 대장간, 정육점, 가죽공예점이 있었으나 악취와 소음 때문에
다른 곳으로 밀려나고 현재는 귀금속 세공소와 보석상이 늘어서 있으며 이탈리아 최고의 보석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단테가 연인인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는 가는 곳마다 관광객 버스 운전사가 첵크인을 한다
밀라노 갈 때도 피렌체 갈때도 시에서 시로 움직일 때마다
돈을 주고 표를 사서 운전석 유리창쪽에 붙여야 그 시에서 돌아다닐 수가 있다.
돈 아까우면 오지 말라..조상 잘 둔 베짱이겠지...
베네치아가 우리가 알고 있는 '베니스의 상인' 그 베니스인거 알고 계시지요?
베니스 영화제도요.. 베니스는 영어식 표기이고 이탈리아어로는 베네찌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