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협곡 탐험은 옵션관광이다.
산 정상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칼로 자른 듯한 두 절벽 틈에 만들어놓은
중간 600m는 대리석 미끄럼틀을 탄다.
이어서 계곡물 옆으로 트레킹 코스를 걷는다.
태고적 자연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에
중국인들의 기술력이 더해져
색다른 방법으로 협곡을 탐험했다.
전용버스가 해발고도 1,400m 정도의
얼른 실내로 들어오니
그 유리다리가 8월 20일 정식 개통되었다가
폭 6m의 이 다리는
안전할까?
이런 의문을 진정시키기 위해
유리 바닥을 해머로 내리치는가 하면
2톤짜리 자동차를 주행시키는 등
안전성 퍼포먼스를 하며
유난을 떠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요금은 협곡 입장료 포함
4~5만원 선이라고해도
난 꼭 대협곡 유리다리를 걸어보고 싶다.
내 심장이 거위털보다 가볍다해도
그리하여
후~욱 날아가는 일이 있다해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8월 11일엔 공사중~~
"파리 노틀담 대성당에 갔더니 공사중이래요,
스페인 투우 경기 보러 갔더니 공사중이래요,
모로코 페스 염색공장에 갔더니 공사중이래요."
어떤 여행가가 푸념하는 걸 들은적 있다.
난 이렇게까지 재수없는 인간은 아니지 말입니다요.
대협곡 대탐험을 시작하는 입구
천제잔도 (天梯棧道)에 들어가자마자
가파른 계단이 발을 떨게 한다.
눈은 크게 떠 계단에 고정
심장이 쫄깃하여
손은 난간을 움켜쥔다.
'여기서 떨어질 순 없어.'
굳은 결심은 조심성을 일깨운다.
대협곡은 원점회귀가 되지 않는 일방통행이다.
올라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있다면 싸이클링 선수가, 쇼트트랙 선수가
허벅지 단련하려는 거겠지.
추월도 어렵다.
중국인들과 한국인 남녀노소가 줄서서
한계단 한계단 협곡 아래로 사라진다.
얼마나 계단이 가파른지
아래서 사진을 찍으면
이케 롱~롱다리샷이 된다.
키다리 아저씨
위에서 찍으면 숏다리
양쪽에 위치한 이 절벽은
일선천(一线天)이라 불리는데
비가 자주 오고 습도가 높아서인지
절벽에도 나무가 자라고 새싹이 돋는다.
자연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엄지 척!
대협곡에선 세로 사진이 많다.
400m 수직 절벽은
세로로 찍어도 다 담을 수 없다는거...
발을 헛딛는 순간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차례로
시야에서 사라질 것이다.
물론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대자연의 작품인 '대협곡'에도 감동했지만
이케 계단을 만든 중국 사람들 대단하다고
연신 혀를 내두르며 일행들은 감탄했다.
황룡굴에서도 계단,
여기는 내려가는 계단,
850개의 계단이렷다!
평소 쓰지 않은 근육들을 움직인 탓에
다리가 뻐근할 무렵
깍아지른 협곡 사이를 다 빠져나왔다.
만세!
이젠 놀이터다.
얏호!
대리석 미끄럼틀(Slide- Track)
가이드가 담요같은 천과
미끄럼 방지용 장갑을 나눠준다.
그걸 허리에 묶고
엉덩이에 댄채로
장갑을 끼고
손과 발을 이용해 속도 조절을 하면서
미끄럼틀을 탔다.
곡선로와 직선로가 대여섯개씩 이어져 있다.
중간에 한번 일어서서 갈아탄다.
600여m 미끄럼은 순식간에 끝났다.
어떻게 미끄럼틀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나?
중국인들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냈다.
계단으로 내려왔다면 무척 지루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사진사들이 내려오는 모습을 찍어놓고
그 자리에서 컴퓨터를 통해 보여주며
한장에 3,000원 내고 사라고 한다.
사진들을 쭉~보니 내 액션이
제일 신나게 보였다.
앞사람과 간격을 최대로 벌려놓고
마치 봅슬레이 선수처럼 빠르게 슬라이딩!
20~30분 걸어서 내려올 거리를
3분 만에 힘들이지 않고
엉덩이 동력으로 내려왔다.
남들은 독서하듯 점잖게 내려왔지만
"야~ 오~ 어흐~우우~아고아고~"
난 온갖 소리를 지르며 기쁨과 즐거움을 표시했다.
'감동은 가슴으로 감탄은 입으로!'
그래야 감동이 두배 세배로 느껴진다.
신나게 미끄럼을 타고 내려왔더니
신천계(神泉溪) 로 이동해 있었다.
신들의 샘 계곡 따라
나무테크로 미끈하게 단장된 길을
훠~이훠~이 걸었다.
멀리 아슬아슬 유리다리가 보인다.
감미로운 물소리가 울려퍼지는
오! 내몸속으로 퍼져들라, 피톤치드여~~
언제 저 유리다리를 걸을 수 있을까?
또 올 수 있으려나~~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와
이곳이 무릉도원 아닐까~
음악도 셈 여림이 있듯,
계곡도 저마다의 색깔과
소리를 들려준다.
끈질긴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는
바위틈에 초록색 나무들
그림같다는 수식어에 딱 어울리는 풍광
대협곡의 정기여!
내 몸을 정화해다오.
능의 홍살문을 닮은
측신방(測身坊)이라 쓰여진 창살대문.
몸의 면적 정도에 따라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가 재밌다.
(남편은 좁은 문을 통과하려다 배와 엉덩이가 걸림.
겨우 맞는 문을 찾았음ㅋ)
"난 어디든 통과할 수 있노라."
이케 뽐내려고 평소에 다욧 열심히 하는거지.
아이고! 오랜만에 앉아 보누나.
"우째 귀염귀염하오? "
뽀얀 청록빛 신비로운 색깔로
구체구나 황룡,
터키 목화의 성도 비슷하지 아니한가?
머리 위로 이런 폭포도 쏟아진다.
어떤 이들은 우산을 쓰고 통과했지만
난 청량한 물줄기로 땀을 식혔다.
절벽 위에서 시원한
폭포를 닮아가는 넝쿨 한 줄기
다시 보아도 멋진 풍광일세!
엄청 많이 걸었는데도
힘이 들지 않은 이유는
혼을 빼놓는 절경때문이리라.
짧지만 컴컴한 동굴도 통과하여 걷는다.
숲에 핀 이름모를 작은 야생화를 보며 걷는다.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맞으며 걷는다.
부러지고 넘어진 나무들,
그틈에서 생존하며 기생하는 식물들을
안쓰러워하며 걷는다.
공기 맑고 바람시원하다며 걷는다.
피톤치드가 온몸에 들어오도록
가슴을 쫘~악 펴고 걷는다.
협곡에서 참 오랜만에 햇빛을 본다.
400미터 절벽의 반까지 빛이 내려와 있다.
청록빛 호수 위로
숲의 푸르름과 어울리며
호수에 비친 신천계 일부
비구름 걷힌 하늘이 흰구름 띄웠다고
호수 위에 머무른다.
어두컴컴한 동굴도 지났다.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넘어질세라 남편 손 꼭 잡고......
예쁜 다리도 건너고
신선들의 밭인가?
석회암 지질은 여러 형태로 응고되어
기기묘묘하다.
우산이 되어준 자연동굴
쏟아지는건 비가 아니라 폭포다.
난 이런 사진이 정말 좋다.
폭포속을 통과하면서
동굴 처마안에서 밖을 찍는 이런 사진 ~~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변화무쌍한 풍경들이......
이젠 호수 선착장이다.
내리는 사람은 없고
타는 사람만 있다.
편도다.
유람선 안의 풍경
이런 사진을 찍을 땐 용기가 필요하다.
모두가' NO'라고 할 때
나 홀로 'YES'
모두 앞만 보고 있을 때
나 홀로 뒤돌아보기
주차장 가는 길은
어김없이 상점들이 있는 거리를 통과한다.
먹거리에서부터 별별 물건을 판다.
망고 아이스크림을 사먹었고
2천원 주고 손자 장난감을 샀는데
오기도 전에 가방안에서 고장~~~
오마이갓이다.
전용버스를 타고 무릉원 호텔로 돌아왔다.
대협곡 선택관광은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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