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자연의 환타지 張家界

보봉호에 비가 내린다

올레리나J 2016. 9. 1. 09:06

 

 

 

水光澰灩晴方好 물빛이 찰랑이고 반짝이니 갠 날이 마침 좋고,
山色空濛雨亦奇 산색 비어있는듯 흐릿하니 비오는 날 또한 기이하네.

欲把西湖比西子 서호를 들어 서시와 비교하라면
淡粧濃抹總相宜 옅은 단장이나 짙은 화장이나 모두 다 맘에 든다 하리.

 ( 서시는 중국 4대 미녀 왕소군, 초선, 양귀비 중 한사람)

 

소동파 시인의 '서호' 예찬 시로

비내리는 보봉호의 아름다움을 표현했고

나의 '보봉호 기행' 도입부 글로 인용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창문을 열었더니

비가 쏟아지고 있다.

 

 

"아! 아쉽군~~"

장가계는 일년 중 200일이 비가오고

80여일이 안개낀 날이라더니

그 200일 중 하루군~~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가이드는 아무 일 아니라는

산뜻 미소를 보이며

"보봉호는 비오는 날도 운치 있으니 기대하세요."

 

 

 

 

이런 비오는 상황이 익숙한 듯

셔틀버스를 타려고 올라가는데

장삿꾼들이 한국말로 "천원, 이천원~~ 하며

우비와 우산을 팔고 있다.

 

조지 워싱턴보다, 모택동보다,

퇴계 이황을 좋아하는 장가계인들~~

 

 

 

 

 

 

비 내리는 거 싫지 않지만

우산 챙겨야지 카메라 챙겨야지

번잡하기 이를데 없는거지.

 

 

 

 

 

 

 

 

 

 

 

셔틀버스를 타려는데

아침부터 줄서는게 만만치 않았다.

이 지루한 기다림이 여행내내 이어졌다.

줄서기와 기다림은

총칼 없는 전쟁이었노라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건강한 나의 멘탈을 강타했다.

 

 

 

 

 

 

 

 

 

 

보봉호수는 원래 수력발전용으로 댐을 만들었다가

나중에 관광용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보봉호의 길이는 2.5km,

평균 수심이 72m라 하고 가장 깊은 곳은 120m로

유람선으로 보봉호를 한 바퀴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40여분이다.

 

 

 

 

 

 

 

 

 

 

 

 

 

 

저 멀리 깃발이 꽂혀져 있는 곳은 호수 위 19번홀로

산 정상에 있는 곳에서 공을 쳐서 홀인원 시키면

억대의 어마어마한 상금이 주어진단다.

물론 참가비도 만만치 않고.

 

 

 

 

 

 

 

 

 

 

한참 유람선을 타고 가는데 가이드가

박수를 유도한다.

박수소리가 작다고하여

 우뢰와 같은 갈채를 보냈더니

 강변 조그마한 수상가옥에서 토가족 원주민이

문을 열고 나오더니 노래를 들려준다.

 

갈 때는 여자 사람

올 때는 남자 사람

청아한 목소리다.

내용은 '사랑의 세레나데'라네요.

유람선 타면 트로트 주구장창 틀어주는

 우리 나라 관광지보다 훠~얼 재밌다.

 

 

 

 

 

 

그러더니 관광객 중 한사람을 지명하여

노래를 시켰다.

50대 어떤 한국사람 아저씨가

윤수일의 아파트를 부른다.

갑자기 우리 나라 관광버스 버전으로 바뀐다.

 

난 조용히 절경을 감상하고 싶다고요~~

 

 

 

 

 

 

 

 

가이드가 덧붙이길

장가계에서 금지곡은 '남행열차'란다.

첫 소절 ' 비내리는 호남선~~~'때문에.

장가계가 호남성에 위치해 있어서

제발 비오지 말라는 염원을 담은 채

농반진반으로 만들어낸 말 같다.

 

가이드들이 이러킁저러쿵 안내를 하려면

관광객들이 흥미를 느끼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남행열차 수준은 애교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면 안되겠지.

 

 

 

 

 

 

 

 

 

 

 

 

 

 

 

 

 

 

 

 

 

 

유람선은 잔잔한 일렁임도 없는

초록빛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가랑비 내리는 호수 위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스~윽 나타나는 기암봉우리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관광객들의 떠드는 소리만 아니라면

내가 무릉원에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텐데~~~

 

 

 

 

 

 

 

 

 

 

 

선녀가 보봉호에 목욕하러 왔다가

옷을 잃어버려 하늘로 가지 못했다는

'선녀와 나뭇꾼' 비스므레한 전설이 있는 '선녀바위'

바위 아랫쪽 옆얼굴이 사람모습 같긴 하다.

 

 

 

 

 

 

 

 

 

 

 

 

 

 

 

 

 

 

 

 

 

 

 

 

 

 

두꺼비가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라서

'두꺼비 바위'다.

 

두꺼비 입에 보름달이 떠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서

중추절이 되면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고~~

상상만으로도 신비스럽다.

 

 

 

 

 

 

 

 

 

 

 

 

 

 

 

 

 

 

 

 

 

 

 

 

 

 

 

 

 

 

 

 

 

보봉호 보호오리 흑오리

(말장난 아님)

보봉호에서 보호하고 있는 검정 오리라는~~~

 

 

 

 

 

 

 

 

 

 

 

 

 

 

 

 

 

 

 

 

 

 

 

 

소동파의 시에서처럼 갠 날은 물빛 반짝여서 좋을것이고,
오늘처럼  비오는 날은 운치있고 기이해서 좋고
옅은 화장이나 짙은 화장이나 모두 다 맘에 든다 하리.

장가계 관광의 첫날이라서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