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빙하의 나라 노르웨이

올레리나J 2009. 10. 15. 16:23
북유럽 여행 6일째... 8월 3일.
여행 오기전 신문에서
가장 윤택하고 살기 좋은 나라 1위로
노르웨이가 뽑힌 기사를 읽었다.
그래서인지 이 나라에 각별한 관심이 갔다.

신들의 정원이라는 오슬로가 수도인
노르웨이는 국민소득이 4만8천불이고
스웨덴과 함께 사회보장제도가 가장 발달한 나라로
인구는 약 450만명이다.
선박 강대국이며 조립식 가구를 만드는
세계 제1의 갑부인 이케아(IKEA)
회사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국토의 70% 이상이 빙하와 산, 협곡으로 이뤄져 있다.

가이드 김진숙은 부모님이 오슬로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교포의 딸로
한국에서 공수해온(?)남편과 딸 하나를 둔
차분하고 말을 조리있게 잘했다.
언제나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는 버스기사는
30대로 보이는 훨친하고 잘 생겼다.
지금까지 러시아,핀란드, 스웨덴을 거치면서
키크고 잘 생긴 남자는 처음 보았다.
시시때때로 영어 잘하는 동료에게
하고싶은 말을 배워 말을 붙이곤 하였다.

러시아는 유로화와 달러를 쓰는데
스칸디나반도의 국가들은 크론화를 써서 불편했다.

바이킹 배 박물관
연립주택이 많은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박물관은
백색의 시골 교회모양이며
안에는 3척의 배가 전시되어 있다.
선수와 선미가 높이 솟아있고
선수에서 선미까지의 뱃전은 단순한 반원 모습의 유선형이며
가운데 돛대가 세워져 있다.
영화 '바이킹'에서 커크 더글라스가
피요르드를 누비고 다니던 것과 유사한 모양이다.

비겔란드 조각공원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드의
조각작품이 전시되어있는 프로그네르 공원은
입구부터 중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탄생과 성장, 죽음을 모티브로
동양의 윤회사상까지 엿볼 수 있는 전라의 조각작품들이었다.
공원 끝부분에는 오벨리스크 같은 높이 17미터의
모노리텐이라 불리는 남성의 생식기 모양의 걸작품이 있다.
121명의 누드 남녀들이 서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본성을
나타낸 작품이라 한다.

이 나라는 러시아나 핀란드와는 달리
호수와 함께 산과 계곡이 많아
도시를 주행하는 데도 여러 개의 터널을 지난다
해저터널도 지나기도하고
터널 속에 삼거리 교차로가 있기도 하다.

중식후 플름으로 이동해
로맨틱 빙하열차에 탑승하여
신이 만들어놓은 자연 경관에 넋을 잃었다.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전차레일로 20.2킬로미터를 가는데
20개의 터널을 지나고 2시간 동안 운행했다.
기차 승객은 많지 않아서 이쪽저쪽 탄성을 지르는 쪽으로
옮겨가면서 산꼭데기에서 흐르는 폭포들을 감상했다.

높이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고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에 버금가는 장관이었다.
앞에선 자꾸 오라 손짓하고
뒤에서는 가지마라 자꾸 발목을 잡아끈다.
맑은 산소가 눈에 잡히는듯
온몸과 마음이 깨끗한 빙하수로 헹구워지는 느낌이다.

송네 피요르드 유람
세계 최대 규모인 송네 피요르드는
총길이 205킬로미터 깊이 1300미터로
버스가 페리에 탑승하여 선상에서 조망했다.
빙하시대에 빙하의 압력으로 깍여진 U자형 협곡으로
계곡 상단에서 떨어지는 길이 93미터의 키오스포스 폭포는
북극의 오로라를 연상시킬 정도로 환상적이다.
계곡물은 새파랗다 못해 시퍼렇고
폭포와 봉우리는 빨려 들어갈 듯한 느낌이다.

페리에 탄 채로 라에달로 이동하여 라에달 호텔에서
잠을 자다.











































여행 7일째, 8월 4일.
이곳 라에달은 인구 800명의 아담한 소도시다.
어제 저녁 친한 동료들과 마을 한바퀴를 돌았는데
깨끗한 물, 형형색색의 들꽃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집집마다 꽃과 정원이 잘 가꿔져 있다
매디슨카운티의 다리에서 석양의 햇살을 받으며
매릴 스트립이 그런 집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로버트 킨케이드)를 만나지 않았을까?
백야의 뒷끝으로 11시가 되어야 어둑해지고
은은한 조명속에 소도시는 잠이 들겠지...
정말 살고 싶은 곳이다.

보통 관광하면 유적 관광과 자연관광으로 나눌 수 있는데
러시아는 유적관광의 꽃이라면
노르웨이는 자연관광의 꽃이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을 훼손하지 않고
터널을 뚫고 길을 만들며 그래서인지
인위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모든 것이 태초부터 있어온 그런 느낌이다.
어제 빙하열차의 터널도 총 20개 중
18개는 수작업으로 2개는 기계로 만들었단다
그래서인지 터널의 천정과 벽이
콘크리트나 타일로 단장하지 않고
굴착시의 바위들이 그대로 드러나 자연 동굴처럼
나즈막하고 울퉁불퉁했다.
조금만 높으면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자연을 훼손하는 우리나라와 너무나 비교가 되었다.

호텔 조식 후 일명 푸른 빙하의 기착지인
브릭스달로 이동했다.

빙하까지 가파른 길을 가는데
1.걸어서 2.마차 3.전동차
5유로를 내고 6인승 전동차로 가는데
곳곳에 빙하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좌석에 놓여있는 담요로 머리를 뒤집어 썼다.
너무 차가워서...머리 망가져서...옷 젖어서...
전동차에서 내려 험한 길을 10여분 걸어서
빙하가 있는 곳까지 갔다.
멀리서 볼 때는 하얀 눈처럼 보이더니만
자세히 보니 얼음 덩어리이고 푸르스름한 수정처럼
환상적으로 보였다.
빙하는 계속 움직이면서 돌조각이 깍여 섞여서
호수의 물은 푸르스름하고 뿌옇다
그냥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정수해서 마신다고 한다. 옴든 생수 공장이 유명하단다.
빙하물이 시냇물처럼 동네를 흐르고 있었다.

중식후 헬레쉴트로 이동하여
'면사포' '7자매' 명칭이 붙은 장엄한 폭포
눈 덮인 고원등 노르웨이의 모든 협만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협만을 보기 위해서 유람선을 버스와 함께 탔다.
이따금 들려오는 안내방송 중 한국어가 나와 깜짝 놀랐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한데
그 구름이 바위 산 근처에 휘감겨 있어 신비롭다.
모든 장관들이 유람선 가까이 있고
또한 너무 길고 높게 걸쳐있어
나의 카메라에 부분을 담자니 너무 아쉽고
전체를 담자니 성능이 미치지 못하며
문장에 담으려니 필력이 부족하다
아마 내 마음 속에 담으라는것인지도 모른다

이백의 산중문답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묻노니,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웃을 뿐, 답은 하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복사꽃 물에 띄워 아득히 흘러가나니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 세상이 아니로다"

한시간 가량 걸려 게이랑예르에 내린 다음 오따로 이동해
오따 호텔에 묶었다.
지금까지 호텔중 제일 후졌다.
글쎄 수동식 엘리베이터를 처음 타 봤다니까.....

잠들기 전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빙하의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며 잠을 청했다



























여행 8일째, 8월 5일.
호텔도 후지던만 조식 뷔페도 형편 없었다.
우리 일행 중 6명만 빼고는
그냥 학교 샌님들이지
한번도 안면식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명퇴하신
콩밭매다 막 올라온 것 같은 할머니 자매가 계셨다.
우리들은 고추장 자매라고 불렀다.
고추장을 매 식사때마다 가져와서
모든 음식에 뿌려 드셨기 때문이다.
나도 고추장 오이 장아찌를 가져갔지만
첫날 먹다가 그냥 식당에 놓고 오는 바람에
먹지 못하였지만 아깝진 않았다.
그런대로 적응했기 때문이다.
약으로 청국장 가루도 가져갔고
위장약도 거르지 않고 먹어서인지
아프지도, 변비 때문에 고생도 하지 않았다.

조식 후 다시 오슬로로 향했다.
이동 중 버스에서 내가 즐겨 듣던
씨크릿 가든의 음악이 흘러 나왔다.

간단하게 기사에게 말을 걸었다.
I like this song,
Do you like this song?
자기도 좋아한다고. 아싸
이곳 출신의 가수라고 해서
Good! Beautiful! Excellent!
내가 아는 모든 칭찬의 말을 늘어놓고... 싶었지만 .
워낙 영어를 못해서 서글펐다.
'한국에 가서 영어 회화 꼭 해야지
그래야 이런 멋진 남자랑 대화 기회를 놓치질 않을것 아냐'
노르웨이인들은 원래 노르웨이어를 쓰지만
제2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지라
영어를 잘한다고 했다.

한참을 달려오다 보니 94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릴레함메르가 보였다.
스키와 노르딕의 원조가 바로 노르웨이고
물이 많아 100%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충당한다니
환경이 얼마나 깨끗하겠는가?
이들에게 있어서 홍수와 가뭄의 의미는 우리와 다르다
홍수는 겨울에 눈이 많아
그 해 여름에 강물이 더 불어나는 것이고
극심한 가뭄이란 화분이나 꽃밭에 뿌릴 물이
부족한 정도라 한다.
3일제 급수? 이들에겐 들어나 보았겠는가?

노르웨이는 페르귄트의 작곡가로 알려진
그리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교과서에서 배운 솔베이지의 음률이
입가에 맴돈다.
내가 가이드라면 그 음악도 준비해서 틀어 주겠다.
인형의 집으로 알려진 극작가
헨리 입센도 이곳 태생이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탐험가 난센과
개 썰매를 이용해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아문센도...

중식을 가이드 부모가 운영하는
서울회관에서 한식으로 맛있게 먹었다
가이드는 미술관까지 안내한 후
다른팀을 받아 우리가 오던 반대 방향으로 다시 떠난다고 했다.

국립 미술관
오슬로에 와서 다시 시내 관광을 했다
맨 먼저 국립 미술관에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뭉크의
작품을 보러 갔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어떻게 절망과 불안의 삶을 산 화가가
나올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졌는데 이유가 있었다.
뭉크는 1863년 노르웨이의 전형적인 상류층 가정에서
빈민가의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이상성격 소유자이고
다섯 남매 가운데 둘째로서 그가 다섯살 되던 해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집안은 불행을 맞게 된다.
어머니 대신 가정을 맡아 돌봐 주던 한 살 위인 누나 소피에도
뭉크 나이 14세 때 결핵으로 죽는다.
그역시 몸이 무척 약했으며
여동생까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다섯형제 중 유일하게 앙드레아만이 결혼했으나
몇 개월만에 죽고 만다

"육체와 정신의 질환, 그리고 죽음...

그를 끝없이 화필로 빠져들게 했던 고통으로 인해
북구의 세잔 이란 별칭을 얻게 한 것일까?
대표작으로 '절규 ' 병든 소녀' '사춘기'를
사진에 담았다..

덴마크로 이동하기위해 다시 스웨덴의
고센부르그로 향했다.
스칸딕바카달 호텔에 여장을 풀고
안내 데스크에 컴퓨터가 있어서
카페가 어떻게 돌아가나 다음에 들어가기를 시도했으나
한글이 깨져서 나왔다.
룸에 모여 수다 떨다 12시에 잠이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