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 영화 보다

유럽영화와 차 한잔의 여유

올레리나J 2015. 1. 14. 20:14

 스카이라이프 유럽영화 채널에서

유럽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늘 보아왔던 익숙한 헐리웃 영화를 보다가

유럽영화를 접하니

산뜻하기도 하고

또 동서남북유럽을 여행다녀온 나로선

왠지 고향처럼 느껴지는 배경때문에

아스라히 가보고 싶단 갈망을 하면서

매일 오롯이 오전시간을 투자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 실화를 원작으로 두 영화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산악영화 <낭가파르밧>

유태인 수용소에서의 사랑의 기억을 그린 <리멤버>

 

<낭가파르바트>

크라이머는 길러지는 것일까?

아님 타고나는 것일까?

화가가 그림에 미치 듯

음악가가 선율에 미치 듯

여기 산에 미친 형제가 있다.

 

 멀쩡한 계단을 놔두고

위험천만한 성벽을 기어오르거나

미사 시간에 신부님 말씀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성당 천장을 몇번 만에 오를 수 있을지에 몰두하는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이 바로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모두 등정한

전설의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다.

 

영화 <운명의 산 낭가 파르밧>은

메스너의 눈부신 성취 대신

이면의 아픔,

그 중에서도 히말라야에서 친동생을 잃은

실화에 집중한다.

 

1970년 독일,

일명 '악마의 산'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루팔 암벽 등반과

낭가 파르밧 정복을 위해 원정대가 꾸려진다.

 벌써 일곱 번째 정상 정복에 도전하는

대장 칼 박사(칼 마르코비치)는 어떻게든 꿈을 이루고 싶어 초조하다.

1등 정복자라는 타이틀을 선점하려는

대원들간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이들 사이에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대하지 않고

등반에서 만족을 찾는 라인홀트(플로리안 슈테터)와

동생 건터(안드레아스 토비아스)가 합류한다.

열악한 장비와 악천후에도

마침내 두 형제는 최초로 낭가 파르밧 정상 등정에 성공하지만

하산 도중 건터가 실종되고

라인홀트만 살아남는 비극이 일어난다.

한편 형제가 죽었을 거라고만 생각한 대원들은

자신들이 최초의 정상 정복자라며 자축하고,

정복의 기회를 놓칠까봐

라인홀트의 단독 산행을 은근 밀어붙였던 칼은

뒤에 가서 규율을 어긴 건 라인홀트라며 비난한다.


카메라가 근,원경에서 다각도로 히말라야 산을 훑는데

이것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한없이 작은 인간과 대비되기 때문인데

밋밋한 서사 사이사이를

이런 장면들이 무리 없이 메운다.

 

유명세를 얻고자

정복 중심의 위험한 등반로 위주로 흘러가는

산악계를 향한 라인홀트의 일침이 

우리의 산악계와 오버랩되며

기시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이 악마의 산을

 1999년 엄홍길 대장이 등정에 성공했다.

 

주인공의 동생 시신은

30여년 동안 눈속에 묻혀있다가

2005년 발견되었다고.......


 

 

 

<리멤버>

1944년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나치수용소

폴란드인 토마스와

유태계 독일인 한나는 사랑에 빠진다.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한 이들은

탈출에 성공하지만 이유도 모른채 헤어지고 

그로부터 30년 뒤

한나는 결혼을 하여 딸을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어느 날 죽은줄로만 알았던 토마스를

티비에서 보게된다.

 

 

영화는 1976년 현재의 시점에서

1944년의 지난 일들의 기억을 꺼내온다.

그때부터 한나는 과거의 기억의 무게에

사랑의 무게에 정상적인 삶이 짓눌림 당한다.

 

수소문 끝에 연락처를 알아내고,

전화 통화를 하고,

급기야 남편의 동의하에 옛 애인을 만나러 간다.

 

버스에서 내린 한나와

마중나온 토마스가

먼발치에서 서로를 쳐다보며

잘 있었냐,

어떻게 살았냐?

한마디 말도없이 롱테이크로 영화는 끝난다.

아!

눈물나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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