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즐겁게 보내는 법 중
으뜸은 책이다.
제목도 표지도 다소 유치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몇번이고 서가에서 내게 간택되어지길 기다려준 책으로
들었다 놓았다 내벼려 두었다가
이 작가의 전작 '바람을 뿌리는 자'를 읽었기에
비로소 내게로 왔다.
발간 순서는 이 책이 먼저였지만
요 네스뵈 작품처럼 어느 걸 먼저 읽어도
내용상 큰 무리는 없다.
요 네스뵈에게 '헤리 홀레' 형사가 있다면
노이하우스에게는
수사반장 보텐스타인과 여형사 피아가 있다.
제목만 보고 동화 '백설공주'를 떠올려
그와 관련된 내용이겠거니 짐작했는데
'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붉고
머리칼은 흑단처럼 검어라'
실종자가 백설공주처럼 아름다웠다는......
'바람을 뿌리는 자'보단
훨씬 재미있고 짜임새도 단단하다.
현실은 때로 소설보다 더 잔혹하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사건의 개연성이 없이
트릭만 난무하는 추리소설은 일단 아니다.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무얼까?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일까?
존재의 불완전일까?
죽음일까?
희망없는 삶일까?
핵일까?
미사일일까?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것?
현실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인격모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10년을 교도서에서 보내고 나온 주인공
진범은 누구일까?
친구들일까?
지역 유지일까?
밤을 세워 읽으며 범인 추리에 나섰지만
결론은 권위손상을 두려워하는
옛 스승이었던 교육부 장관과
20살 연상인 그위 아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만든건
동네 사람들의 '비뚤어지게 뭉친 단결된 이지메' 였다.
이 책의 명대사
인생은 그렇게 순식간에 바뀐다.
잘못 디딘 한걸음,
잘못된 사람과의 잘못된 만남
그러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실수를 빨리 인정하고
얼른 제 자리로 돌아오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더 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이 책 때문에 약속시간에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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