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해외여행지로 어디를 가고 싶으세요?"
라는 질문에 십중팔구는 자연풍광이 으뜸인 ‘스위스’를 꼽는다.
나도 그랬다.
최초의 꿈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읽으면서
그러다가 어디선가 본 한 장의 달력,
엽서 한 장 속의 ‘스위스’가 얼마나 강렬하게 다가오는 지
중학교 때 세계사를 배우면서 중립국이라는 묘한 뉘앙스 때문에
열망은 더욱더 커졌다.
꿈꿨던 것처럼 첫 여행지로 간택된 건 아니지만
우여곡절 끝에 알프스의 품에 잠시 기대어 보는 꿈을 이루었다.
첫날 독일 뮌헨의 한적한 공원에서의 쉼표
발에 밟히고 눈에 걸리는 모든 것들이
몇 백년 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상트갈렌
알프스의 신령스런 고봉에 둘러싸여
몸과 마음의 감각을 깨우며 도시의 활기까지 더해진 루체른
알프스 소녀처럼 산골짜기 알펜호프에서의 하룻밤
곤돌라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천사의 눈 티틀리스
뜻밖에 마주친 인터라켄에서의 무지개
눈보라 치던 융프라우요흐
비안개와 구름 속에서도 행복했던 하산길 트레킹
굽이마다 진기한 풍경들을 숨기고 있었던 인터라켄에서 체르마트 가는 길
마터호른 품에 안겨 스위스 전통가옥의 멋스러움을 품어내는 체르마트
신비롭던 고르너그라트의 빙하와 도도한 마터호른
마터호른을 쳐다보며 이름 모를 꽃들의 향연으로
향기 그윽했던 내리막 하이킹
거기서 스위스 여행의 정점을 찍었다.
그룹 퀸을 만나 그를 좋아하게 된 레만호수의 시옹성
북한 김정은이 어린 시절 유학생활 했던
얼기설기 줄을 타고 트렘이 수없이 오고가던
수도 베른
세련된 도시 취리히
그리고 거대하고 고풍스런 건물이 인상 깊어 맥주 애호가였다면
꼭 옥토버페스트에 참여했을 독일 뮌헨 거리에 내 발자국을 남겼다.
스친 발자국을 따라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음악을 선곡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다.
매일 물로 세수를 하듯
음악과 여행은 마음속의 찌든 때를 말갛게 씻어주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 준다.
길을 걸을 때 떠오르던 음악
도시에서 불던 바람과 어울리던 음악
카페에서 흘러나오던 음악
가는 곳마다 품어내는 독특한 색감,
또 그 색감에 어울리는 음악을 여행기에 버무려보았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다.
바쁜 일들이 겹쳐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고
만사 귀차니즘에 빠져 때론 왜 내가 이런 걸 시작했지?
후회도 하면서 3개월 동안 스위스를 다시금 떠돌아 다녔다,
시작은 창궐하게 끝은 흐지부지,
용두사미 격으로 끝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면서
여름 스위스 여행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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