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앨범

꽃친 귀곡산장에서의 1박 2일

올레리나J 2014. 8. 15. 22:32

 

 
 

 

안개비 내리던 8월 14일

'숙'의 아쉬운 불참으로

'꽃보다 친구들' 맴버 4명은

집을 떠났다.

다들 바쁜 중에도

소중한 시간을 내어

2014년 여름날의 추억을 또 한 장

남기게 되었다.

 

'이번엔 컨셉이 뭐에요?'

길 떠나는 나에게 둘째가 묻는다.

늘 ~ 여행의 컨셉을 정하느라

고심하는 엄마를 보아왔기에 궁금했던 모양이다.

"응, '귀신'이야."

 

귀신 분장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귀신이 있는 산장에서 하룻밤 보내기'란다.

 

그래서인지 가평 호명산 자락에 들어서자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귀신이 나타날 것만 같은......

 

 오른쪽으로 북한강을 끼고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달린다.

 

'쁘띠 프랑스'를 지나서

좁은 길을 구불구불 지나고

비포장을 얼마간 따라가니

네비양이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귀신 둘이 반갑게 맞아준다.



 

귀신이 아무리 무서워도
친구들과 함께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처녀귀신이 갑자기 나타나
깜짝 놀랜 그미는
꿈까지 따라와서 괴롭히더란다.
그래서 헛소리까지 지르며
중간에 깨어나기도....



 

나는 완벽한 귀신이다. 







 

1킬로쯤 산책을 하고
우중 수다에 들어간다.
내 휴대폰으로 사진찍기 놀이도 한다.
찍은 사진을 보고
때로 박장대소 하기도......



























 


2층 우리 숙소 베란다에서 내려다본
귀곡산장 전경


 


가지런히 신발을 정리해놓고 
카메라 놀이에 열중한다.


 




 

셀카도 찍어본다. 
몇 번의 실패끝에 그럴싸한,
4인 모두 비교적 만족하는
사진이 나왔다.
 


 

잠옷 쇼~도 하였으나
민망해서 그 사진은 패스.







 

저녁 만찬 전에 '쉼'의 시간


 

티켓몬으로 숙박과 2인 바베큐 셋트를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거라 
표고버섯 볶음밥을 2개 주문해서
아주 소소하고 소담하게,
그러나 아주 맛잇게 먹었다.
반찬 투정없이 아무거나 잘 먹는
꽃친이 나는 좋다.




 이렇게 줄무니로 깔맞춤 해준
안사장 친구에게 감사한다.
안전 운전해준 그미도 감사한다.
자기가 사는 별내 구역에 왔다고
맛있는 산채 정식을 대접해 준
자야 친구에게도 감사한다.




 

내가 꿈꾸어왔던 새소리와
영롱한 이슬이
풀잎에서 구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자동차 소리가 아닌......
 
맥주 한 켄 + 오징어 한마리와,
9월 13일 결혼하는 그미의 연애스토리와 함께한
짧은 밤이 지나고
어제와 다르게 눈부시게 맑은
초가을의 아침이다.
.

 





 

어느 국적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귀신도 밝은 아침이 좋은가보다.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그들 옆에 앉아본다.








그미는 아직도
귀신을 극복하지 못했나 보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길에 있는
분위기 좋아보이는 카페 '반'에 
들어섰다.  




















































 



분위기가  꽃친만큼 좋았다.
소품들도 이뻤다.
산 아래로 펼쳐지는 전망도 좋았다.
비싸다고 나가려다 무언가에 이끌려
다시 주저 앉았는데
커피와 토스트를 한 입 맛 본 순간
우리들의 탁원한 '주저앉음'에 감사했다.
 
달콤한 토스트에 어울리는
에스프레소의 향기에 취해
뇌가 미소를 마구마구 발사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미각으로부터의 행복 추구는
원초적 본능이다.
 
행복은 이렇게 소소한 것에서도 찾아온다.
토스트 한 조각
커피 한 모금에서... 
 






 


의젓하고 사랑스런 개  
이름이 '쫑'인지 '통'인지를 만났다.
글쎄 주인이 문을 닫고
밖에서 "쫑아 집에 가자."
와우! 벌떡 일어난다.
누름 버튼을 누르고 나온다.
 







 

쫑 주인님이 
쫑를 칭찬하자 기분 좋아서
한 컷을 찍어준다. 
눈이 부시다.


 

카페 '반' 아래로 길이 나있어
걸어가 보니
이쁜 집 두 채가 나온다. 


 

이 집은 문이 잠겼도
아랫집은 노부부가 계셨다.
친절하게도 집구경을 시켜주셨다.


 

아래는 주차장으로
2층은 데크를 내어 베란다
그리고 거실을 아주 넓게
거실 위엔 침대방 2실
통유리에 전망이 확 트인게 맘에 들었다.
남편은 마늘을 까고 계셨다.
달리 할 일이 없으니
집가꾸기를 소일거리로 삼는다고...
작은 연못, 정자,텃밭까지
잘 정돈되어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고추를 줄을 세워서 말리다니....
정말 할 일이 딱히 없나 보다.
나 같음 첵읽고 영화보고
낮잠자는 한이 있더라도
 고추줄은 세우지 않을 것이다.
 
 
















 
자야는 조만간 이 근처에
이런 집을 지을 것이다.
2층 침실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그 와중에 마늘 까는 할아버지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말도 섞지 않는다.
굉장히 내성적이거나
객들을 안으로 들인 마나님께 화가 나거나
'마늘까기'를 시켜 화가 나있거나~~ 
우리들이 눈부셔 쳐다보지 못하거나...히힛!

















 


집으로 돌아오면서
꽃친들은
저마다의 개성있는 집을 지었을 것이다.
행복한 미래를 꿈꿨을 것이다.
꽃친 명의의 집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비록 상상일지라도
그만큼 우리들은 서로에게 만족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고
늘 이해하고 배려하고
죽는날까지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단 사실만큼은
'진실'이라는 것
 
 
 
 
 











 
‘기차는 8시에 떠나네’ 김지연의 Raining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