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lk Road

Chapter 10. 해발 2000미터 초원에서 노닐다.

올레리나J 2013. 9. 2. 11:22

천산산맥의 한 자락인
초원에서의 반나절은
내가 실크로드에 있음을
망각한 순간이었다.

사막별 여행자처럼
또는 유목민처럼
"지금, 여기"에 내가 있다.
드넓은 초록의 초원 위에
하얀 파오가 점점이 보이고
푸른 호수로 흘러가는
흰 물줄기가 초원을 가로지르고
소떼들...검은소, 얼룩소, 황소,
흰양떼...그 주위로 말떼....
아주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광경을 ,

그냥 보는 것이다.
엷은 회색빛 하늘을 그냥 올려다보는 것이다.
소유해야 할 것도 잃을 것도 없는
나는 여행자인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열려있는 두 눈으로 보는 것이다.
영혼이 맑아짐을 느끼는 것이다.

초원의 빛살을 맞는 것이다.
초원에서 그냥 노는 것이다.





오직 우리가 살아온 시간만이
그 길을 동행한다.

하루 하루는 신이 우리에게 내린
축복이자 선물이다.
그 축복받은 시간들을,
그 소중한 시간들을,
언제고 우리 곁을 떠나게 마련인
부를 축적하기 위해
자신에게 어떤 즐거움도 주지 않는 일을 하며
삶을 소비하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사막별 / 여행자





# 1
이틀 동안 짐을 풀었던 화우대주점의 아침  
하미에서 제일 높은 주상복합상가로
윗쪽은 아파트요, 아래는 호텔이다.
 
 


# 2

하미과라는 과일로 유명한 하미(哈密)는
간쑤성(甘肅省)에서 신강성(新彊省)으로 들어오는 길에
처음 도착하는 오아시스 도시이며,
천산(天山)이 남북으로 갈라지는 위치에 있다.

한족이 68%로서 대부분이고
원래 이 땅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위구르족은 18%,
카자흐족은 8%로
주 상권은 한족들이 쥐고 있다.

자꾸 변방으로 밀려나는 위구르족이 슬프다.
유목민족의 기질상
어쩜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이 행복하리라 믿는다.

오늘은 천산산맥을 넘어 바리쿤 초원으로 간다.
황량한 사막을 지나고
구불구불, 울퉁불퉁 길을
1시간 정도 달리니
'말잔등 민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카자흐족들의 유목마을이 보인다.
이들은 여름에는 천산산맥 높은 곳까지 이동하여
양, 소등을 방목하고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산맥 아래에서 생활한다.





# 3

하미의 바리쿤 초원에서
사막별 여행자와 칼릴 지브란의
주옥같은 명언들을 만나본다.





# 4





# 5

대상들이 낙타를 타고 지나가던 길을,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구나.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우리의 마음도 아름답지만
(여행하는 동안만이라도 순수해서...)
그들의 도전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 6





# 7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내가 이제껏 배운 삶에는
많은 놀라움과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다만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것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 눈을 아름답게 씻어 둘 필요가 있다.
삶이 우리에게 선물한
아름다움을 향해 열려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영혼이 빛나게 하라.
영혼은 그러한 아름다움과 맞닿는 순간
벌써 위대해지고 있다.

사막별 / 여행자





# 8

천산 산맥의 설봉은
우리가 어디에 있던 즐겨 따라다닌다.
천산산맥은 대상들에게 고난의 대상이기도 했겠지만
또한 오아시스를 품어주는
생명의 젖줄이기도 했을 것이다.





# 9





# 10

여행은
약점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에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허기와 갈증은
오아시스에 일단 도착하면 버림받는
여행자의 친구이다.

그럼에도 한 친구만은 결코 떠나지 않는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여행의 추억이란 녀석은.......

사막별 / 여행자





# 11





# 12

잠시 쉬어간다.
마을이 보이고, 물이 흐르고
아름다움도, 평온도 함께 흐른다.





# 13





# 14





# 15





# 16

진초록의 둥글둥글한 모양은
방목하는 양떼들의 작품.....
양은 풀을 뜯을 때 뿌리째 파먹기 때문에
풀이 있던 자리는 흙만 남고
양떼가 먹지 못하는 나무군은
듬성듬성 섬처럼,
잘 관리해 놓은 정원처럼 깔끔하다.
양떼가 관리하는 천산자락이라......





# 17





# 18





# 19





# 20





# 21





# 22





# 23

드디어 바리쿤 초원에 도착
작년 동티벳 여행 때
광활한 초원을 경험한 탓에
일행들처럼 탄성을 지를 만큼
큰 감흥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황량한 모래사막에 지친 눈은
싱그런 초원에 마음을 빼앗겼다.

중국의 3대 명마에 속하는
' 바리쿤마'를 길러내는
천산산맥 아래 가장 큰 초원,
여기는 바리쿤 초원!





# 24





# 25





# 26





# 27

살아 숨쉬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길가의 들꽃인들 마구 딸 수 있겠는가
아름답다 느끼는 건 그대의 마음
보듬고 싶다는 건 그대의 욕심
꺾이는 순간이 들꽃에겐 종말이라네.

낚시에 걸려드는 고기를 생각해 보았나
한 끼의 식사를 취하려다 매달리는 물고기를
그 또한 사람들의 또 다른 모습
함께 사는 네 이웃을 헤아릴 수 있을 때,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진정 그대에게 환희가 있다는 말에
예수나 석가의 이름을 빌려야 하나
그들인들 그대를 대신해 살아 주겠나.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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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 30





# 31





# 32

태양을 보게나.
살아남아 있는 동안
얼마나 태양을 보며 푸른 하늘과 숨을 쉬겠나
등을 돌리면 보이는 건 그림자뿐,

아무리 그대가 삶을 버리고 싶을 만큼
지쳐 있다 해도 나는 부러워하지
그대의 한숨이나 눈물도
무덤 속보다는 행복하지 않은가.

비록 여기는 죄인도 판사도 없고
그 누구에게 지배받지도 않지만
모차르트도 연주를 멈추었고
고흐도 붓을 놓았다네.

칼릴 지브란





# 33

바리쿤 초원
풍경 바깥은 광활한 초원이지만
풍경 안은 아기자기하다.
민들레, 버섯 등
이름모를 작은 꽃과 생명들을 품고 있다.





# 34





# 35





# 36

초원 끝 쪽에 있는 유목민 마을 형제

5살이면 말을 선물로 받아
말타기를 배우고 채찍질을 시작한다는데
이젠 유목을 포기하고
정주민으로 살아가며 자본주의를 배우고 있는
카자흐족 아이들
 
글쎄 어느 쪽이 행복할까?





# 37





# 38

누가 어떤 자세로 있던지 간에
화보가 되고
그림이 되는 초원......

달리고 싶게 만들고
깡총깡총 뛰게 싶게 만들고
자동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들고
저절로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초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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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스치며
울고 웃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누가 이제 남아서 내게 미소를 보내겠나.

그대의 삶이 아무리 엄청나 보여도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듯이
그대가 나와 함께 누우면 너만 이라든가.

너만을 위해서라는 언약이나 속삭임도
바람처럼 흩어지고 세월은 또 가고
어제처럼 새들이 울고 꽃이 피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또 서로의 매듭을 만들고



칼릴 지브란





# 46





# 47





# 48

달려도 보고 뛰어도 보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사진찍기 놀이....
놀이에 심취하다보면
다양한 아이템의 포즈들이 나온다.





# 49





# 50
넘 귀엽지 않나요?




# 51





#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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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점점이......양떼가...양을 치는 목동이..
푸른 초원에 하얗거나, 검은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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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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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 59

놀러나온 한족 할아버지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 60

다시 버스를 타고 ....



# 61

하미 시내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하미시장 구경에 나섰다.
과일의 본좌답게 하미과와
씨없는 청포도가 즐비하다.





# 62





# 63

하미의 랜드마크



# 64
바리쿤마의 위용





# 65





# 66





# 67

호텔에서 먹을 간식거리로 청포도를 사고
한낮의 더위를 식혀줄 아이스께끼도 사먹었다.





# 68

김샘 부부는 시장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
사람들이 제일 많은 가게에서
땅콩을 사왔는데 완전 고소했다.





# 69

실크로드의 도시들은
사막의 도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꾸준한 식목으로 도시가 푸르다.
자동으로 물을 주는 장치 등
환경에 적응하려는,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드려는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 70

하미박물관 옆에 있는 공동묘지





#71





# 72

박물관은 오후 4시에 개관하는데
3시 40분에 도착해서
문 열때까지 문 밖에서 서성였다.





# 73

박물관 기둥이 드리워준
고마운 그림자에 의지하여
사정없이 내리쬐는 한낮의 햇빛을 피해본다.





# 74

다른 박물관과 다른 3가지 특징이 있는 하미박물관





# 75





# 76





# 77

하미박물관의 첫번째 특색
중국이 신강성을 점령하고 난 후
1950대 말, 철도를 건설할 때
다량의 공룡화석이 출토되었다.
특히 익룡이 출토되어 화재를 끌었는데
마치 자연사 박물관처럼
갖가지 공룡 화석이 전시 되어 있다.





# 78

하미박물관의 두번째 특색
돌잔치상....
하미에서 나는 돌로
산해진미를 차려 놓았다.
이걸 누가 돌이라 하겠는가?





# 79

"한 상 차렸으니 맛있게 드세요."





# 80

하미에서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하미과’이다.

하미과란 무엇일까?
멜론으로 아주 크고 달다.
비가 오지 않는 건조지역인 이곳은
일조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모든 과일이 다 달다.
특히 하미과는 과즙이 부드럽고
수분도 엄청 많아
두 조각을 먹으면 포만감이 든다.
이곳에서는약 30종류,
연간 4만 톤이 생산되어
중국 전역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미과는 7월 중순부터 제 맛이 나며,
차게 먹지 말고
약간은 상하려고 물러지려는 느낌이 들 때
먹어야 제 맛이 난다.


하미과의 유래를 살펴보면
하미를 지배한 청나라 시절 청나라 황제에게
이곳의 특산품인 멜론을 조공하였는데
조공을 바친 사신이 청나라 황제 건륭제에게
“이것은 하미과 입니다”라고 말하자,
청나라 황제가 “하미과가 참 맛있구나”라고 말하면서부터
‘하미과’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은 옆동네 선선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는데
엉겹결에 아니, 운 좋게도 '선선과'가 아니라
하미과가 되었고
하미를 대표하는 브랜드 상품이 된 것이다.
하미에서 먼저 특허를 내버렸으니
선선 입장으로선 억울하기 그지없겠다.

아뭏든 하미의 호텔 로비는 물론
박물관에도 하미과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자부심이 대단한가 보다.





# 81





# 82

회왕릉 입구

박물관 건너 편에 있는 하미 회왕묘로 향하였다.
청나라 시대 하미를 지배하던 위구르족 왕릉이며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청나라가 자치권을 인정한 하미왕국은
청나라의 속국이었다.
17세기 말부터 200년간 9대에 걸쳐
회왕이 하미지역을 통치하였다.
위구르 왕은 꾸준히 중국 조정으로 공물을 보내며
화평 정책을 펼쳐 명목상 나라를 유지했으나
1930년 하미 왕이 죽자
완전히 중국의 행정구역이 되었다.

이슬람교의 기도실, 묘 등이 있으나 극히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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