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lk Road

Chapter 3. 떠남은 '스카이 블루'

올레리나J 2013. 8. 12. 22:07

 

설레임은 어떤 색일까?

 설레임의 색은 '스카이 블루' 일거야.

 

'스카이 블루'

정화의 안정감과 청명한 느낌을 준다.

 

 대한항공 여객기의 색, 바다,

맑은 하늘 등

여행의 속성과 가장 가까운

 이미지의 색들이다.

 

투명한 스카이 블루의 설렘을 안고  

자유라는 무한한 세계로 풍덩 빠져보자.

 

 실크로드 여행의 출발은

302번 공항버스 타러 가는 길에서 시작된다.

 

2013.7.30. 뙤약볕 내리쬐는 오후 3시!

 집을 나서며 류시화 시인의

여행자를 위한 서시로

실크로드 여행의 첫 발을 내딛는다.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 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같은 죽음을 원했노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깬 나무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게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원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은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 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속으로

그대를 들여다 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총 3300Km를 5시간 30여분을 날아

자정이 지나 우루무치 공항에 도착한다.

그 옛날 사막에서 헤매이던 대상들이

너무나 반가워했을 오아시스에

나도 그들처럼 반가움과 설렘을 안고  

도착한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코끝으로 날아오는 중국 특유의

누르스름 냄새를 감지하며

(이 냄새의 색이 있다면 누르스름할 거야)

천지대주점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우루무치 천지대주점의 아침,

로비를 나와 우루무치의 공기를 느껴본다.

우리 나라 초가을의 상쾌한 바람이

살랑거리며 다가온다.

진 파랑의 청명하고 쾌적한 공기다.

(소리에 뼈가 있다고 어느 시인이 말했다.

향기에, 바람에, 감정에도 색이 있다고

내가 말하노니...

그 색감을 느껴보시길.....)

 

 

호텔의 중국식 조식이나

점심 현지식이나

모든 반찬의 기본이 기름에 볶아서

4박 5일 정도는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상은 느끼해서 냄새조차 힘들다.

남편은 여행 6일째 탈이 났고

나는 귀국행 비행기에서 탈이 났다.

 

  

 

중국 호텔들의 이름은 참 재밌다.

무슨무슨 대주점이라니......

 첫 중국여행 땐 술집들인 줄 알았다.

 

 

 

 

 사막의 도시 우루무치를 품고 있는

신강위구르자치구는 한반도의 8배,

남한의 16배로 중국에서 가장 큰 성이다.

 

우루무치는 몽골어로 '아름다운 초원'이라는

뜻을 가진 신강성의 성도이며

인구 300만명 정도의

실크로드 천산북로의 거점 도시이며,

 

2천년 전

우루무치는 실크로드의 중요한 도시였고

광대한 무역망이 갖추어져 있었으며

유라시아와 통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당, 청 시대에 가장 융성했고

대도시이지만 사방이 바다로부터

2300Km 이상 떨어져 있기에

바다에서 가장 먼 도시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그 우루무치(乌鲁木齐:오로목제 중국식 표기)에서

신발끈을 단디 메고

여행 첫날의 여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