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실크로드의 바람이 분다.
황톳빛 가득 실어
칼칼한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오아시스의 싱그러움을 담은
맑은 바람이 나에게로 불어온다.
신기루인가?
내게 언제부터
실크로드의 건조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을까?
중국 시안 여행에서 대자은사의 현장법사를 만났을 때?
친구들이랑 실크로드 서쪽 끝 지점인
터키 여행 중에 지나갔던 대상들의 숙소인
캐러반 사라이를 보고 전율을 느꼈을 때?
작년 동티벳 여행 때
실크로드의 출발지 간쑤성 성도인 란저우에서
건조하고 뜨거운 사막의 기운을 느꼈을 때.......
그때부터 미풍이 살랑살랑 불더니만
올해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며
신라인 혜초 그의 이름을 보았을 때
매미급 태풍이 불어와
다음 여행지로 마음을 굳히기 시작했다.
자, 이번엔 혜초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시험 대비
달달 외웠던 학생 때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천축국이 어디인지 관심도 없었고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지도 않은 채
무작정 외웠고, 시험을 보았을 뿐
그의 구법 여행이 주는 의미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 관심을 갖게되자
혜초는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한반도 최초의 세계인이었던 것이다.
1300여년전 혜초스님은
중국에서 무역풍이 불 때 배편으로
지금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도착해서
1년쯤 열대기후에 적응하고
산스크리트어 공부를 한 뒤 천축(인도)국으로 가서
불교성지를 순례하고 페르시아까지 갔다가
중앙아시아를 지나 파미르고원을 거쳐 장안으로 돌아온다.
15살에 고국 신라를 떠나 19살에 천축국을 향하여
씩씩한 발걸음을 내디뎌
4년동안 인도와 서역의 여러지방을 순례하며
세계 3대 여행기 중 으뜸인 '왕오천축국전'이라는 여행기를 썼다.
그 기록이 내가 이번에 가는
돈황의 장경굴에서 발견되었던 것이다.
<혜초 스님의 오천축국 이동 경로>
그의 도전정신과 호연지기와 믿음의 위대함을
칠판에 세계지도를 그리고
실크로드를 그려가며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그의 기록이 발견된 그 곳,
그의 족적이 묻혀있는 그 곳,
내가 그 곳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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