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 책을 읽다

여행자

올레리나J 2013. 4. 9. 17:20

 

 

새학교 도서관이 궁금하여 부임한 지

2주만에 서가를 기웃거렸다.

우리 교실은 4층이고

도서관은 2층에 자리잡고 있다.

그때 책 2권을 빌려왔는데 

그 중 '여행자'를 먼저 읽었다. 

 

요즘 내 마음의 상태---->난 지금 여행이 고프다.

그것도 아주 많이...

기회만 있음 바로 떠날 준비는 되어있다.

 

김영하의 손으로 쓰여진 책은 거의 다 읽었다.

좋아하는 작가 목록에 그가 있다.

 

우선 '여행자'라는 제목이 나를 사로잡았고

 저자가 김영하여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바로 초이스!

 

삶의 마지막을 보내기 좋은 도시라고 하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를 욕되게 하는 걸까?

북유럽 여행 때

하이델부르크 성을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생의 마지막을 이런 곳에서 보낸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을거야...하는...

왜일까?

그것은 하이델베르크와

인연이 있는 사람은 짐작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에 살짝 발만 내딛었을 뿐인데

꼭 살다 온 것처럼 익숙하고

혹여 아는 곳이 있는지

책속의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내가 다녀온 적이 있는 나라는

특별히 더 관심이 간다.

고향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외신이나 여행 채널이나 책에서 그 나라를 접할 때

그래서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삶이 심심하지 않다. 

결론은 그래서 여행이 필요하다.

통장의 잔고를 늘일 게 아니라

여행으로 진한 감동이나 여운을 쌓아 가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삶이 충만해진다.

 

김영하 사진은 단지

보도블럭을 찍었을 뿐인데

작품처럼 멋져 보인다.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걸

난 깨닫는다.

그것이 예술감각이겠지...

 

책 구성이 참 독특하다.

두 남녀의 이야기를 '밀회'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로 완성하고

카메라에 얽힌 추억담,

여행지에 얽힌 경험담 등을 담은 에세이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묘하게 연결된다.

  참 신선한 시도이다.

 

나도 이런 소설 한권 쯤은 쓸 수 있겠다는

과장된 혹은 허황된 자신감마저 갖게 한다.

 

여행자 2권인 일본 편도 보고싶다.

여덟대의 카메라로 8개의 도시를 담는다고 했으니

8편까지 나오려나보다.

기대된다. 김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