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교 도서관이 궁금하여 부임한 지
2주만에 서가를 기웃거렸다.
우리 교실은 4층이고
도서관은 2층에 자리잡고 있다.
그때 책 2권을 빌려왔는데
그 중 '여행자'를 먼저 읽었다.
요즘 내 마음의 상태---->난 지금 여행이 고프다.
그것도 아주 많이...
기회만 있음 바로 떠날 준비는 되어있다.
김영하의 손으로 쓰여진 책은 거의 다 읽었다.
좋아하는 작가 목록에 그가 있다.
우선 '여행자'라는 제목이 나를 사로잡았고
저자가 김영하여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바로 초이스!
삶의 마지막을 보내기 좋은 도시라고 하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를 욕되게 하는 걸까?
북유럽 여행 때
하이델부르크 성을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생의 마지막을 이런 곳에서 보낸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을거야...하는...
왜일까?
그것은 하이델베르크와
인연이 있는 사람은 짐작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에 살짝 발만 내딛었을 뿐인데
꼭 살다 온 것처럼 익숙하고
혹여 아는 곳이 있는지
책속의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내가 다녀온 적이 있는 나라는
특별히 더 관심이 간다.
고향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외신이나 여행 채널이나 책에서 그 나라를 접할 때
그래서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삶이 심심하지 않다.
결론은 그래서 여행이 필요하다.
통장의 잔고를 늘일 게 아니라
여행으로 진한 감동이나 여운을 쌓아 가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삶이 충만해진다.
김영하 사진은 단지
보도블럭을 찍었을 뿐인데
작품처럼 멋져 보인다.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걸
난 깨닫는다.
그것이 예술감각이겠지...
책 구성이 참 독특하다.
두 남녀의 이야기를 '밀회'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로 완성하고
카메라에 얽힌 추억담,
여행지에 얽힌 경험담 등을 담은 에세이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묘하게 연결된다.
참 신선한 시도이다.
나도 이런 소설 한권 쯤은 쓸 수 있겠다는
과장된 혹은 허황된 자신감마저 갖게 한다.
여행자 2권인 일본 편도 보고싶다.
여덟대의 카메라로 8개의 도시를 담는다고 했으니
8편까지 나오려나보다.
기대된다.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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