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소문으로 그 명성을 익히 들었으나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던
국민연극이라 불리는'라이어'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1999년 초연 이후 올해 2013년까지 15년의 장기공연에
라이어 2탄, 라이어 3탄까지 더해졌고
정재영,안내상,이문식,이종혁 등이 초창기 맴버였단다.
연극이 시작되자마자 시작한 포복절도는
연극이 끝날때까지 계속되어
과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고
국민 연극이라 할만 했다.
내용은 평범한 택시기사 존 스미스가 두 집 살림을 하며
그것을 숨기기 위해 작은 거짓말을 하다가
그의 가장 친한 친구까지 가담해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여기에 형사 2명
윗집의 여장 남자까지 가세하며
숨쉴 틈, 하품할 틈,
친구들의 웃는 얼굴 볼 틈을 주지않고
눈물이 찔끔거리도록 계속 웃게 만들었다.
근래에 이렇게 웃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정말 미친듯이 웃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웃는 것으로 끝날 순 없는 내용이다.
거짓말만 계속한 스미스가
마지막에 진실을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심심해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하며
재밌어하다가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는
'양치기 소년' 이야기와 같다.
사람들이 믿지 않자 스미스는
자신이 말한 거짓말대로 행동한다.
자신이 정말 잡식성 호모인 것처럼.....
거짓말이 진실이 되는 것이다.
'눈뜬자들의 도시' 에서 나왔던 명대사
'사람은 진실을 말할 때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할 때도 계속 진실을 말한다' 라는 문장이 생각났다.
아무리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도
입밖으로 나오는 이상 그건 믿는 사람에겐 진실이고,
정말로 진실이라도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믿어버리면
그건 거짓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말이란 직선적이기도 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의미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어떨 땐 한없이 꼬여있으니
그 진짜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우리 주위에,
특히 정치판에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짓인지 진실인지 구별해 내는 현명함일게다.
그리고...
자기집 500미터 안에
딴 실림을 차리고 20여년을 살았다는 이야기를
오늘 티비에서 봤다.
남자들...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