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 오채지를 보고나니 고산증으로 몸이 녹초가 되어
차에 오르자마자 눈을 감고 잠자기 모드에 들어간다.
오후 3시가 넘어
천주사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구채구 오면서 저녁을 먹었던 한식당인데
맛은 별로여서 점심도 누룽지만 먹었다.
계획된 마을답게 깔끔했다.
다시 초원속으로 들어간다.
해발고도 3천으로 내려오니
그나마 견딜만 하다.
다시 그림같은 전원 풍경이 이어진다.
저녁 7시 무렵 오늘 숙소인
루얼까이 성지주점 (호텔)에 도착했다.
비가 추적추적 겨울비처럼 싸늘하게 내렸다.
호텔이 있는 마을이 아주 작고
입구도 골목길 수준이며
호텔건물도 2층이라 쉽게 찾지도 못했다.
더구나 비오는 컴컴한 날이라
꼭 귀신이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귀곡산장이네?
일행 중 누군가의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마을...
아아!
그러나 시골집 대문같은
호텔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니
이게 어인일!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우리 방은 창 너머로
널다란 푸른 초원이 펼쳐진 게 아닌가?
일행들이 우리 방으로 와서
나와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보너스처럼 뜻밖인 호텔로 인해 즐거워 한다..
루얼까이가 품은 곳곳의 비경을 담은
수준높은 사진이 복도는 물론
방에도 걸려 있었다.
맑은 날이었다면 침대에 누워
반짝이는 별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지금까지 호텔 사진은 별로 찍지 않았는데
이 호텔 구석구석 엄청나게 많이 담았다.
호텔 복도에서 본 뒷쪽
우리 방에서 본 풍경
지극히 중국스런 화려한 복도
호텔 2층에서 바라본 호텔 앞 골목길
호텔 2층에서 내려다본 찻집
의상이 호텔 분위기와 비슷하여 NG....
1층 호텔 로비 창가
호텔 로비 벽난로 있는 쪽
비 내리는 바깥 풍경도
후덜덜~~~너무 추웠다.
완전 겨울이다.
우리 나라 여행객은 한 명도 없고
전부 중국인들인데
그들의 차람새는 오리털 파카에
가죽 점퍼에, 모두 겨울옷이다.
호텔로 오는 길이다,
밤에 이 찻집에 은은한 불이 켜지면서
고즈녁한게 무척 낭만적이었다.
추워서 내일 아침에 둘러보기로 하고 들어왔다.
호텔에 식당이 없어
50미터 정도 걸어가서 저녁을 먹었다.
혹시 새벽별이라도 보일까하고
5시쯤 일어나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직도 검은 구름이 끼어있다.
어젯밤 고산증 약을 먹고 잤는데도 머리가 띵띵!
아직 3200 미터 고지대에 있다.
다시 잠들었다가 초원의 새소리에 잠을 깼다.
오늘은 2012년 8월 1일 아침이다.
한국은 찜통 더위라는데
나는 계속 추워하고 있다.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고
구름도 하얀 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나름 고산증에 대비해
우리 나라에서 홍경천을 사왔고
아래 약은 천주사에서 구입한거다.
오늘 아침 마지막 남은 약을 먹었다.
효과가 있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고산증에 힘들었으니
효과가 없었다고 말하고 싶으나
약을 먹어서 그 정도였을거란 생각도 해본다.
모든 봉지들이 고산에서는 빵빵해진다
튜브에 들어있는 화장품이
열자마자 팽창하여
내용물이 전부 쏟아지는 것도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이다.
어젯밤 귀곡산장 분위기가 났던 곳을 둘러봤다.
아침에도 어쩐지 으스스하다.
누가 이 건물을 호텔이라 하겠는가?
해외 여행 경력 10여년 중에
가장 허름했으나
가장 맘에 들었던 루얼까이 성지대주점...
많은 한국 관광객들 중에
이 호텔을 경험한 사람은 아주 드물 것이다.
큰 길까지 나가 보았다.
춥다.
마을 모습
호텔 가는 길
추워서 다시 들어와 아침을 먹으러 간다.
식당이 있는 상가
어젯밤 휘황했던 기념품 가게도 기웃거렸다.
겹겹이... 가지고 온 옷 중 따뜻한 거,
스카프 두개 등등 되는대로 껴입었다.
아침 식사 후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길래
다시 마을 탐험에 나섰다
스타일 생각하지 않고
나시,목폴라,티, 위에 또 티, 스카프 안에 또 스카프...
만약 나와 같은 코스로 여행을 한다면
긴팔은 기본이고
남편도 반바지 두개나 챙겨왔는데
들꽃은 항상 나를 유혹한다.
향기로...
色으로.......
부드러움으로......
출발 직전 기념 샷
다시 초원속으로 들어간다.
지옥의 레이스라 이름 붙였던 그 길로
설레는 맘으로 셔터를 누른다.
정말이다.
7월 29일의 루얼까이와는
완전 다르다.
화려하다.
눈이 부시다.
환상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고산증이고 뭐고 초원을 달린다.
빙빙 돌아도 본다.
내가 꿈꾸던 초원!
내가 꿈꿔왔던 초원
내가 떠나는 이유......
완성, 완결본일까?
아니다. 완결은 아니다.
사막이 남아 있다.
일본 가이드가 직업이라는 정샘과...
그리고 남편과의 쇼...
구름쇼를 감상한다.
구름이 시시각각 변한다.
루얼까이!
광활한 그 곳엔 여유와 평화로움에
황홀한 풍경까지 있었으니...
말을 잊는다.
그냥 바라볼 뿐...
그냥 쉼호흡.....
그냥 감탄!
그냥 말없음표......
걷기 시작하면서 말타기를 배운다는
초원의 목동들...
루얼까이가 품은 아름다운 호수 화호
셔틀 버스로 화호까지 가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다.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길래
멋진 호수는 많이 본터라
주변에서 여유롭게 즐기기로....
박청호 가이드와 함께...
이 가이드는 주로 등산 및 트레킹,
출사팀 가이드를 맡았다고...
부모님과 형제들은 전부 한국에 있고 (물론 조선족임)
내가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
백두산에 있다고(카톡소식)
주차장에 있는 관광 버스들...
돈을 주고 말을 탈 수 있다
말을 타고 초원끝까지 달려보고 싶었으나
팬스가 쳐진 곳만 왔다갔다 한다길래
시시해서 타지 않음...
만국기와도 같은 오색 깃발 타르쵸
타르쵸는 대지를 구성하는
5가지 원소(金,水,火,木,.土)를 상징하는
다섯 색깔 (파란색-하늘, 노란색-땅,
빨간색-불, 흰색-구름, 초록색-바다)
로 만들어진 천 위에
깨알같은 불경이 적혀진 만국기 형태의 깃발을 일컫는다.
타르쵸는 티베트 사원주변,
산능성이, 다리, 성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스친 바람에 타르쵸가 흔들거리면
타르쵸에 적힌 경전을 읽은 것과 같고,
그 바람이 티베트 고원 구석구석을 지나며
불경을 전달하는 '바람의 말'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7세기 토번국(티베트의 전신) 의 불세출 영웅
송첸캄포(영토확장으로 치면 광개토대왕,
업적으로 치면 세종대왕과 같은
티베트 역사속의 성군)에 의해
티베트 문자를 만들어
인도에서 전래된 불교를 장려하며
티베트어 경전을 보급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민중들의 높은 문맹율을
감안한 행위적 수행방법의 하나이다.
사람들은 타르쵸가 날리는 고갯마루에 오르면
향을 피우거나 라체에 하닥(흰색 천)을 걸며
소망과 무사태평과 환생을 빈다.
더러 타르쵸의 깃발은
바람과 세월에 찢겨지고 헤져 쓸모를 다하지만,
고개를 넘는 사람들은 그곳에 새로운 깃발을 내건다.
그러므로 타르쵸는 늘 그 자리에서
수백년 수천년을 견디고도 여전히 건재하고,
여전히 신성하다.
무수한 사람들이 빌고 빌어온 소망과 염원이
그곳에 깃들어 있다.
'동티베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하의 도시 란저우 (0) | 2012.08.22 |
---|---|
동양의 알프스에서 티벳 불교 엿보기 (0) | 2012.08.21 |
태초의 비경 황룡 (0) | 2012.08.17 |
구채구 물을 보면 다른 곳의 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0) | 2012.08.16 |
루얼까이 대초원을 달리다 (0) | 2012.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