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베트

황하의 도시 란저우

올레리나J 2012. 8. 22. 21:55
 

이제 여행도 막바지에 접어든다.
사원의 마을 랑무스를 뒤로 하고
오전 내내 달려
현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다섯가지 음식 중
땅콩을 야채와 볶은 것만 먹고
전부 남겨야했다.
밥을 막 지었다는데
설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가이드한테 3가지만 시키라고 해도
뭐가 입에 맞을지 모르는 것이니까
골고루 시키는 거라고 기특한 대답을 한다.

중국인들은 글자를 거꾸로 거는 것을 좋아한다.
福자도 거꾸로 걸어놓는다.




벽과 천정을 비단으로 도배를 했다.














란주로 귀환 도중
청해성 허쭤(합작) 에 들렀다.
오후 2시쯤의 합작의 태양은 따가웠다.









시신을 조장하는 천장터
망자의 유품을 태우는지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올랐다.

천장(조장)은 육신을 토막내고
 뼈는 짓빻아
짬파(볶은 보리가루)에 버무려
 지정된 높은 장소에서
새가 먹을 수 있도록 던져준다.

장례과정을 보면
죽은 자의 영혼을 인도하는 의식을
라마의 주도하에 두세 시간 치른 뒤
조장이 이루어진다.

이때 망자의 몸을 가르고
토막내는 사람을 가리켜
티벳에서는 돔덴(Domden)이라고 한다.

독수리가 남김없이 빨리 먹어치울수록
망자는 빨리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는다.
하지만 간혹
독수리가 먹지 않는 시신도 있다는데
그 시신의 주인이
생전에 죄업을 많이 지은 사람이란다.

 독수리가 죄인의 시신을
입에 대지 않는 까닭은
짐작컨데 평생에 쌓은 죄업으로 말미암아
그 몸에서 많은 독소가 분비되어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어떤 천장대에는
주위에 이런 시신들을 매장한 무덤들도 있단다.














청해성 허쭤(합작)의 8층 정방형 구조의 밀라레빠 불각




스님은 지금 코라 중......

코라는 티벳에선 일상적인 삶의 한부분이다.
우리 나라의 탑돌이?

사원을 도는 것도 코라,
달라이 라마가 계시는
인도의 다람살라를 도는 것도 코라,
수미산(카일라스)을 도는 것도 코라.

코라는 주로 왼쪽으로 돈다.
(티벳의 토속종교인 뵌포교도들은 오른쪽으로 돈다)

성스러운 붓다의 거주지를 돌면서
오체투지를 하고,
코라를 행하면서
업장을 소멸시키는 것이리라.





조각이나 단청이 정교하고 화려했다.




멀리 마니차 돌리는 장족이 보인다.
























란주 가는 길




고속도로에서 과일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고속도로에 차가 정차하면
벌점이 있다는데도
이런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드디어 란주에 도착했다.





퇴근 시간과 겹쳤는지
차가 란주 시내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우리의 기사님은 고속도로는 서행하더니
시내운전은 사정없이 끼어들며 잘 빠져나간다.

맨 처음 만났을 때 가이드가
중국 운전사들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해서 ?????
바로 들이대....

고속도로에서도 앞차가 조금만 천천히 가면 들이대고
시내에서는 들이대는 바람에
얽히고설키지만 들이댄다고 경적을 울리거나
눈을 부라리거나 시비걸지 않는다.




첫날 묵었던 금윤빈관 호텔에 여장을 풀고
지금부터 야시장 투어다.




가정이 있고 란주시내에 사는 운전기사가
시장 앞까지 태워다 주고 귀가한다.
배려가 깊은 가이드다.









의식주와 관련된 것 외에도 없는 것 없이 다 있다.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꿰어놓은 꼬치구이.
미역 꼬치, 배추 꼬치까지...




'한국식 비빔밥 팔아요 '
작은 리어카에 김밥을 말아 파는 곳이 눈에 띈다.
반가워서 '한국사람이에요? '
했더니 못 알아듣는다.
남편이 탈이 나서 먹지를 못하더니
김밥을 보더니 먹고 싶단 의지를 보인다.
두 줄을 샀는데
 우리의 김밥과 맛이 비슷하다고....














면요리




해물 천지









우리가 선택한 양꼬치,닭고치,
오징어 다리 꼬치
그 중 닭꼬치가 제일 맛있었다.
황하생맥주 한 잔에 분위기 좋다.




민물 생선구이와
잘 익은 밥을 맛있게 먹었다.



10시경에 호텔로 돌아가려 하는데
택시를 잡을 수가 없다.
가이드는 택시가 아닌데도
 무조건 손을 들더니
자가용이 멈춰 가격을 흥정한다.
불법 자가용 영업인 것 같다.
10위안에 무사히 호텔에 도착.
고단한 마지막 밤을 보냈다.




고산증도 사라지고 잠도 푹 잤다.
꼭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다.
아침 식사 전 호텔 옆 공원에 산책나왔다.
란주의 아침은 상쾌했다.
적당히 시원하고
쾌적한 바람이 불었고
매연도 심하지 않았다.




에어로빅처럼 격하지는 않고
음악에 맞춰 가볍게 움직인다




이 팀은 더 정적이다.




태극권 팀




칼춤 팀




공이 라켓에 줄로 연결되어 있다




플라스틱 팽이 팀




붓글씨 팀
내가 제일 관심을 가졌고 흥미로웠던 팀이다.




물을 대형 붓에 묻혀
대리석 땅바닥에 글씨를 쓴다.
왕희지의 후예들처럼 명필이다.
붓만 있음 큰돈 들이지 않고
운동도 되고, 글씨도 익히고 일석이조겠다.
영어도 기가 막히게 써 내려간다.
상당히 지식인들인 듯......









채찍으로 후려치는 대형 팽이
이 아저씨는 혼자다.




어딜가나 중국인들의 아침 운동은 비슷하다.
자기 몸에 맞게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모여서 다같이 즐겁게...
이건 꼭 본받아야 할 듯...




한가지 의문은 젊은 여자들이 많던데
아침밥은 누가 하나?
답은 남자들이.....우리와 반대로 ...
그래서 나도 중국에서 살고 싶단 생각....









체크 아웃 직전의 호텔 엘리베이터 앞




오늘은 란주 시내 관광이다.
황하의 도시 답게 황톳물이...

감숙성 (간쑤성)은 실크로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이다.
간쑤성 성도인 란주를 출발해
서쪽으로 우웨이, 장예, 주취안, 자위관
그리고 둔황에 이르는 여정에서
실크로드의 가장 흥미로운 코스를
모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실크로드 핵심지인
둔황까지는 약 1148㎞.
이 구간은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시설도 갖춰져 여행하기 편리하다.

언젠가 이 루트로 사막여행 갈 꿈을 꾼다.




황하는 수 만년 동안 주기적으로 범람해서
막대한 홍수피해를 불러 일으켰다.
'황하를 다스리는 자, 천하를 다스린다'고 한다.
황하의 중국문명은
수리와 치수를 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청해호에서 발원한 황하는
칭하이성, 쓰촨성, 닝샤후이족자치구, 간쑤성, 네이멍구자치구,
산시(陝西)성, 산시(山西)성, 허난성, 산동성을 거쳐
황해로 흘러 들어간다.

총연장은 5,664키로미터, 50개 도시
1억 4천만 인구에게 물을 공급한다.

오늘날 황하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강'
혹은 '중화제국의 운명이 걸린 강'으로 회자되곤 한다.
100미터도 되지 않는 현재 황하 중류의 폭이
과거에는 20키로미터가 넘었다 한다.
과거에는 범람으로 살지 못했던 지역에
현재는 허난성만 200만 인구가 살고 있다.
범람의 위협도 문제지만,
최근에는 이 거대한 강이 중간에 말라
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아 중국을 놀라게 했다.
역사적으로 몇 번 더 있었다 하는데,
물을 물처럼 펑펑 썼기 때문이리라.
 
2020년쯤이면 하류는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대규모 범람이나 고갈의 위협이 상시적이라 하니
중국제국을 가장 위협하는 것이
황하란 말이 맞는 거 같다.
 
 



고대 실크로드의 주요 교통로라고 할 수 있는 란주는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늘 혼잡하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동서로 좁고 길게 펼쳐진 독특한 지형으로
다양한 것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

동서양 문화가 혼재하고 아름다운 사막,
다양한 민족을 만날 수 있다.
마르코 폴로 역시 란주를 지났다.
중국 동남부에서 서북부로 통하는 코스는
한나라와 당나라 시기
실크로드를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했기 때문이다.




간쑤성은 내륙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기후가 건조한 것이 특징이다.
강우량도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다.
일부 사막 지역에서는 40㎜에도 미치지 않고
또 다른 곳에서는
연간 800㎜에 가까운 강우량을 보이기도 한다.




란저우는 간쑤성의 성소재지
황하 상류를 따라 
 도시가 형성돼 있다.




현재 이곳은 해발이 1500m가 넘는다고 한다.
제주도 한라산이 1950미터이니
우리나라 태백산이나
오대산의 정상과 같은 높이에 있단 거다.




중산교 앞을 지나 케이블카를 타러 간다.




도심을 따라 남북으로
병풍처럼 이어지는 황토고원에서
황하로 흘러드는 토사 때문에
강이 이름처럼 누렇다.




케이블카를 타고 백탑산 공원으로 올라간다.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지만
척박한 대지로 인해
나무가 잘 자라지 않아 황량하기만 하다.
심은 나무의 80% 정도만 살아남는다.









황하강변에 우뚝 솟은 백탑산공원은
산 정상에 백탑사(白塔寺)가 있어 그렇게 불린다.
중산교를 지나 수많은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정방형의 백탑사 중앙에 백탑을 볼 수 있다.
탑은 8각7층으로 높이는 17m 정도.

아래는 둥근 기단이 있고
그 위로 탑이 올라간다.
백탑산공원에 오르면 란주시내와 황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우리는 케이블카로 올라가
잘 만들어진 길을 따라 내려와
중산교를 통해 황하를 건넜다.




란주는 중국의 다른 곳에 비해 낙후된 곳이다.
란주 지도가 남북으로 길게 생겨서
못살 때는 '개뼈다귀'로 괄시하다가
요즘 점차 부를 축적하자 '아령'에 빗대어 말한다고.














티벳의 스님이 칭키즈칸을 알현하러
몽골로 가던 중에 란주에서 병사했는데,
사람들이 그걸 기념해서
백색의 탑을 세워 白塔寺라 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여러 가지 조형물들...
























1907년에 세워져 1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중산교




철골구조로 이루어진 현대식 다리로는
중산교가 최초이다.
프랑스인이 설계한 중산교는
당시에 사용했던 철골도
교량 근처에 전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한번도 개보수를 하지 않았다고...

중산교란 이름은
중화민국의 창시자,
국부라고 불리던
中山 손문(쑨원)을 기념하여 이렇게 불렀다.









차를 타고 다시 이동하여
황하모친상 앞이다.
자애롭고 인자한 어머니가
품에 아기를 편안하게 안고 있는 모습을
화강암에 조각했다.
이는 황하가 중국 문명을 꽃피우는데
어머니와 같은 역활을 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사람들은 황하를 어머니의 강으로,
양자강을 아버지의 강으로 일컫는다.
황하의 누런물이 풍요로운 어머니의 표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