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7.31.
어젯밤은 침대 밑 전기요를 발견하여
코드를 꽂고 따뜻이 잠들었더니
아침에 몸이 훨~ 가볍다.
여유로웠던 일정과
해발고도가 다른 곳에 비해 낮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8박 9일 일정 중 오늘이 가장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해발고도 3500미터~3800미터를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아껴둔 고산증상을 완화시켜 준다는 약을 미리 먹었다.
오늘 날씨도 어제처럼 중간비가 내린단다.
가지고 온 옷 중 두꺼운 것들을 겹겹이 껴입었다.
구채구 호텔에서 황룡으로 굽이굽이 아홉굽이
아리랑 고개를 계속 올라간다.
제1굽이, 제2굽이... 굽이마다 표지판이 있다.
실제로는 11굽이를 산허리를 휘감고 돌아간다.
천주사에서 구채구 올 때
구름 낀 산봉우리를 가르키며
'저기가 구채황룡 공항이에요. '
가이드가 말한다.
해발 3500미터에 공항이라니...
하여 구황공항의 비행기는 하루에 10번 뜬다면
7번은 딜레이 3번은 캔슬된다고....
중국 전역에서 비행기가 한 두시간 연착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정시에 뜨면 이상한 거라고...
해발 4,007 m 전망대 풍경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날씨가 맑으면 건너편 설산을 볼 수 있다는데
운해가 춤을 추며 가려버린다.
구름을 머금은 바람이 드세다.
후덜덜~~~
해발고도 4300미터의 고개를 넘는다.
케이블카 타러 간다.
2006년 8월 18일 정식으로 개통
탑승시간은 총 5~8분정도
이용권은 상행 80위안, 하행 40위안
황룡 입장권은 200위안
19번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20번에서 내려
걸어서 18번 오채지 해발 3,650 m 를 올라간다.
17번과 14번길로 내려오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한다
최종 목적지 1번으로 내려오면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겠단다.
올라온 쪽
올라가는 쪽
양쪽으로 쭉 - 곧은 삼나무 키가 어마어마하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이다.
말끔하게 잘 다듬어진 길
짐꾼 아저씨
일행 두 분이 보이질 않는다.
남편이 핑~ 먼저 올라가
나는 남편 따라 가느라 바쁘다.
남편은 고산증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힘들어 하는 것도 엄살이 심해서라고 한다.
심한 사람은 쓰러지기도하고 토하기도 한다는데
나는 머리 아픔이 제일 심하다.
삼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울창한
원시 그대로의 숲이다.
삼림욕 제대로 한다.
50m 간격으로 빗자루와 집게로 무장한 청소원들이
아주 자그마한 쓰레기도 모두 줍는다.
나무에서 낙하하는 한잎 나뭇잎도
지상에 1초도 남아 있을 여유를 주지 않고
쓸어 담는 걸 보며
중국의 인해 전술을 떠올린다.
천.천.히. 천.천.히. 움직여라...
태고적 나무가 나에게 이른다.
아바타 영화에서 본 듯한
숨을 크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뱉고
양손바닥을 쫙 펴서 땅의 기운을 받는다.
나름 고산증 대처법을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
건너편에 황룡사가 보인다
몸은 힘드나 눈은 즐겁다.
호숫가에 피어있는 꽃
드디어 뭔가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연못들이다.
반대쪽엔 벌써 내려가는 관광들이
나무 사이로 울긋불긋 보이기 시작한다.
구체구와 더불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황룡풍경구는
구채황룡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카르스트지형이다.
에메랄드 빛의 푸르고 투명한 연못이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자태를 뽑내고 있다.
황룡은 '세계 생물권 보호구'로도 지정되어 있으며
'녹색지구 21'의 세계 유산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황룡풍경구의 석회암의 경관은 그 규모가 매우 크고,
많은 유형들이 있으며 ,
그 생김새가 매우 신기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다.
계곡의 시원하게 흐르는 황금빛 석회암의 형상이
마치 용이 하늘을 오르는 듯 하고,
오채지부터 계곡 아래 입구까지
약 4kim가 한마리 금룡이
황룡이라 불리운다.
오채지를 한바퀴 돌아 왼쪽으로 내려간다.
뒤로 황룡사가 보인다.
나는 작년 여름 터키 여행 때
오채지와 비슷한 곳을 본 적이 있다.
터키의 파묵칼레 카스트르 지형은
신발 벗고 직접 들어갈 수 있고
오채지보다 훨씬 넓고 크고 아름답다.
그리고 또 한곳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완만하게 경사진 석회암의 연못이
물의 깊이와 햇빛의 각도, 일조량,
연못의 퇴적물에 따라 다양한 물 빛깔을 내어
마치 승천하는 용의 비늘같이 아름답다.
옥취설봉에서 계곡입구까지는
마치 용이 하강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며,
주위의 수많은 종류의 야생화와 그 독특한 향기,
하늘로 치솟은 고목들과 함께 어울리며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내려가는 길의 여행객들...
햇빛이 쨍하고 비춰지면
만년설산 '설보정'을 보지 못해 아쉽다.
해발 3,500M가 넘는 황룡은 고산지대로
산소가 70% 정도.
고산증세가 나타나는 관광객들을 위해
산소방을 곳곳에 설치했는데
나는 산소방에 들어가 흡입해야 할 만큼
심하진 않았다.
황룡사
곳곳에 오채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뷰포인트를 설치해 놓았다.
그래서 똑같은 사진들이 넘쳐난다.
개성도 없고...
일행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공사중인 곳이 있더만
나무 기둥을 사람의 힘으로 나른다.
기이한 나무들도 많다.
황룡사 앞쪽
내려가는 길은 새로운 풍경들이 펼쳐진다.
오채지 보다 규모가 작은 연못들이 쭈욱 이어진다.
터키의 파묵칼레와 다른 점은 나무가 더 많다는 것
노란 칼슘 화합물이 오랜 기간 침전되고 퇴적되어
마치 누런 용의 겉모습 같다.
계단식 논처럼 생긴 연못이 3,400여 개라니...
이걸 한곳에 모으면 파묵칼레보다 더 크겠다.
쉬임없이 물이 흘러 내린다.
팬더의 고장 답다
팬더와 관련된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나무 계단이 싫증이 나서 흙길도 걸었다.
어쨌거나 무사히 도착했다.
일행은 40분 뒤에야 모습을 나타냈다.
우리는 가이드와 약속한 시간보다 5분 늦었다.
그 뒤로 추위와 고산증으로 기념품 파는 곳에 들어와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드러누워 버렸다.
걷는 것은 하나도 힘이 들지 않는다
고산증만 없다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거뜬히 오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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