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10여분 동안
제목을 읽어내려가다가 만나게 된
'꽃에게 말을 걸다'
공교롭게도 '사진에게 말을 걸다'란
카테고리로 사진에 말을 보태게 된 즈음에
비슷한 제목을 보니 우선 반갑다.
몇 년 전에 야생화에 관심을 갖고 등산 갈 때마다
식물 도감 지참하여 이름 붙이기를 했는데
등산이 뜸해지면서 그들과 멀어졌다.
올봄에 걸어서 출퇴근하며 주변 공원에 피는 꽃
벚꽃, 복숭아꽃, 진달래,철쭉...정도는 가볍게 부르며 지나갔는데
저네들 이름은 무얼까?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작가에 대해 궁금하여 검색해 보았더니
시인 출신이다.
내가 올봄 사랑에 빠지게 된 라일락이
'수수꽃다리'란 이쁜 우리 나라 이름이 있고
'베사메무쵸' 가사 중 리라꽃은 라일락의 불어발음
중국에선 '정향나무'라는 것
수수꽃다리가 미국으로 건너가
개량되여 우리 나라에 역 수입된 '미스김 라일락'이
라일락 중 최고의 향기를 갖고 있어
비싼 로열티 주고 사 온다는 것 등
나를 매료 시키기에 충분한 책...
다음은 서평이다.
<꽃에게서 인생을 보다>
마침내 봄입니다.
이제 겨울을 이겨낸 초목들이 피워내는 봄꽃들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봄들판으로 우리를 유혹할 것입니다.
산과 들로 꽃을 만나러 갈 때 친구가 되어줄
꽃내음 가득한 에세이집을 준비했습니다.
이 책의 작가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찾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입니다.
작가는 생의 막다른 길목에서 흰 냉이꽃을 만난 뒤
야생화에 매료되어 10여 년 넘게 전국을 돌며
수많은 꽃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꽃들과 나눈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시적이고도 감성적인 문체로
자신의 블로그에 들꽃편지를 썼습니다.
처음엔 화려한 꽃을 찾아 다녔으나
들꽃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면서
세상의 모든 꽃들이
각기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재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리산에 놀러갔다가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이란
환경단체에서 주는 풀꽃상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꽃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
화려한 꽃빛과 향기만을 탐했던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는 작가.
'하나의 꽃잎,
또는 한 마리의 벌레가
도서실의 모든 책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다'는
헤르만 헷세의 말을 좋아한다는 작가는
꽃을 보는 일은 결국엔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자,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보듯 꽃을 통해
스스로의 마음 안섶을 살피는 일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입니다.
작가는 꽃에게 말을 걸면서
꽃잎 한 번 열고 닫는 일이
한 우주가 열렸다 닫히는 순간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있어 '꽃은 곧 종교다'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꽃에게 말을 거는 남자'
일찍이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나
시를 쓰기엔 자신의 마음에 때가 너무 탔다고 여겨
스스로 시인이기를 포기해 버린 사람.
석공이 돌을 두드려보고
돌 속의 형상을 알아차리고
대목장이 나무의 겉모습만 보고도
안에 품고 있는 목리문을 알아보듯이
꽃을 보고 인생의 지혜를 읽어내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겸손해 하는
작가가 들려주는 향기로운 들꽃이야기에 흠뻑 취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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