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르 메르디앙의 둘쨋날이자
캄보디아 마지막 일정 후
자정 쯤 귀국한다.
우리나라 YTN 뉴스 채널이 24시간 방영된다.
일기예보만 관심을 갖고
스트레스 받는 정치권 뉴스는 아예 꺼버린다.
볼 시간도 없지만서두...
우리 나라는 엄청 추운데
나는 더위를 대비하여 살랑살랑한 코디로
마냥 몸이 가볍다.
전날 핵심 일정을 모두 소화해서 오늘은 널널하다.
호텔의 아침도 여유롭게 즐긴다.
따뜻한 햇살도 맘껏 받아가리
아침 식사 후 호텔 주변 한바퀴...
떨어진 꽃잎으로 머리 장식도 하고...
짐을 꾸려서 로비로 나오니 가이드님이 기다리신다.
전용차 타기전 호텔 앞을 거닌다.
신들의 도시 씨엠립에 있는
전통 시장 구경에 나섰다.
어느 나라이건 시장은 그야말로 활기가 넘친다.
베트남 시장도 그렇지만 친숙한
야채와 물건들은 여기가 캄보디아인지
모를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냄새? 지저분?
파인애플
튜울립
도요타 짐칸에서 휴대폰 삼매경
페키지 여행의 필수 쇼핑 코스 중
상황버섯 매장에 왔다.
가장 비싸다는...
이른 점심을 먹은 식당
바라이 호수 가는 길에 몇 곳의 학교를 지나쳤다.
하교 길인지 교문 앞이 분주하다.
점심을 집에서 먹고 다시 학교에 나온다고...
자전거 타거나 걷거나..
등하교 모습은 우리와 비슷하다.
초등학생도 교복을 입는다.
인간이 만든 거대한 인공호수 바라이호수.
이 호수는 수리야바르만 1세 때 만든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이다.
남북(南北)의 길이가 2km,
동서(東西)의 길이가 8km 정도로
이 호수에서 잡히는 어획량만 하더라도
연간 160만 톤에 이르며
캄보디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호수이다.
동 바라이 호수는 매립되어 남아있지 않고,
서 바라이 호수만 남아 있다는데
앙코르 톰의 해자에 물을 대기 위해
판 인공 호수란다.
굴삭기도 없던 시절에
이렇게 넓은 호수를 사람들이 파다니요?
크메르인들의 눈물의 호수요,
한숨의 호수일세
버스에서 내리니
조그만 캄보디아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작은 바구니에 각종 팔찌며 목걸이가 들어있다.
한국말을 어찌나 잘하는지
"언니, 이뻐요, 언니 이거 사요".
"1달러에 3개요~"
그래도 얼마나 기특한가?
그냥 빈손으로 '원달러' 외치는 것보다
이들은 일을 해서 정당하게 돈을 버는 것이다.
아타깝다면 학교에 있을 아이들이
생활전선에 나와있다는 점
동남아에서 가장 거대한 자연 호수인
톤레샵 호수가 인근에 있는데
굳이 인공저수지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지갑을 열려고 하자 아이들이 너도 나도 몰려든다.
공평하게 골고루 사주려고 했다.
1달러에 3개짜리 팔지에 좋아라하는...
공항에서 어떤 아줌마 왈
"난 4개에 1달러 주었는데..."
하길래 '내건 니거와 다르거든?'
때깔 곱고 이쁜 아이도 있다.
한낮의 태양이 나를 굽는다.
1년에 4모작이 가능하지만
특별히 농사 기술도 없고하여
굶주린 백성들이 많다고...
어느 논은 모내기 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그 옆집 논은 추수가 한창이다.
동양 최대의 호수인 톤레샵 호수의 매표소 앞
관광용 배들
아이들 둘이 뱃사공을 도와주고
배가 이동하면 뒤에 바싹 붙어 안마를 해준다.
싫다고 해도 막무가내...팁을 줄 때까지 한다.
부담스러워 얼른 팁을 주니 다른 사람에게로...
뱃사공 아저씨
선조들의 화려한 유적 덕분에
수많은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캄보디아지만
처참했던 지난 근대사는 캄보디아를 현재
'세계 5대 빈곤국'의 하나로 만들어버렸다.
잘못된 농장 국유화 정책과
오랜 세월 진행된 내전과 학살,
그리고 한 세기 넘게 이어진
식민 열강들의 수탈과 관리들의 부패로
오늘날 캄보디아는
기초적인 공장 하나 없는 가난한 나라가 되어버렸다.
4모작이 가능할 정도로 축복받은 기후를 타고났지만
낮은 농업 생산력 때문에 굶주림에 처한 국민들이 많고
특히 어른들의 무지와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런 가난함의 최대 피해자들일 수밖에...
한국의 다일공동체에는 2004년부터 이런 아이들을 위해
캄보디아에 씨엠립 다일공동체를 세우고
각종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단다.
우선 밥을 굶는 결식아동을 위해 한 끼에 수백명씩,
많게는 천명까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밥퍼' 행사를 매일 개최 중이고,
최근에는 멀어서 다일공동체에 못 오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방문해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빵퍼' 행사도 진행 중이라고
호텔에서 우연히 만난 같은 학교 샘은
밥퍼 행사가 포함된 페키지로 와서
한나절 동안 봉사활동을 했다고...
스쳐지나가는 많은 관광객들 중 눈에 띤 커플
뿌연 흙탕물처럼 보여도 꽤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고
그 어획량도 많아서 캄보디아 사람들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2007년엔 없었는데 휴게소가 생겼나보다
잠시내려 차도 마시고
톤레샵의 시원한 강바람도 맞고...
휴게소 위로 올라오니 전망이 좋다.
한글이 적힌 빨간티를 입은 아이
이 아이들은 나름 력셔리하네..
목에 뱀을 두른 아이를 앞세워 구걸하는...
톤레샵 호수는 건기,우기에 따라
면적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우기에는 건기의 3배 이상 넓어진다.
대략 한국의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의 크기라고
바이칼 호수 다음으로 큰 호수인 톤래샵 호수는
동남아 최대의 호수로 전쟁을 피해 피난 온 베트남 사람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되자 형성되기 시작한 수상촌은
이제 톤레샵 호수의 명물이 되었다.
수상촌에는 일반 가정집 뿐만 아니라,
학교, 교회, 가게, 관공서, 병원 등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서
수상촌 위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톤레샵 호수에서 사는 사람들의 소득이
육지에서 사는 사람들의 소득보다 훨씬 더 많단다.
풍부한 어획량과 찾아오는 수많은 관광객이 뿌리는 달러,
각국에서 지원된 편의시설 때문에
톤레샵 사람들의 형편은 땅 위의 사람들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라고 한다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을 연결하는 정기노선이 있는가 하면
물이 차오르는 시기엔 시엠립, 캉폼참, 바탐방을 연결하는 노선도 증설된다고.
배에서 내리자 공항의 풍경처럼
사람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마중나온 사람들이 많다.
주로 서양인들 처럼 보이는 베낭 여행객들이다.
왓트마이 사원
일명 '작은 킬링필드'라고도 불리는 곳
캄보디아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상처이며,
현재까지도 그 영향이 깊게 남아
국가 발전에 많은 악영향을 주고 있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동족 대학살', 킬링필드.
1970년대 중,후반에 걸쳐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크메르 르주가,
극단적인 공산주의 정책하에
지식인, 학생, 지주 계층에게 반혁명 사상을 품고 있다는 누명을 뒤집어 씌워
무려 캄보디아 전체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200만 명을 학살한 사건
이곳 왓트마이 사원은,
이러한 학살 피해자들의 유골을 모시기 위해
캄보디아 곳곳에 세워진 여러 추모 사원들 중 하나
잡화점 관광
살건 없는데 아주아주 많은 시간을 주었다.
다음 코스는 박쥐공원과 바로 근처의 국왕 별장 앞 산책
사람들이 하나 같이 나무가지 끝을 쳐다본다.
뭣들 하시나?
나뭇가지 끝에 동굴에 있어야하는
박쥐들이 떼 지어 잠을 청하고 있다.
황혼녘이면 날개를 편다는데 군무 관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조용하고 풍광이 그지없이 평화로웠던 그 공원에서
떠들썩하게 고스톱 판을 벌린 아저씨들...
같이 갔던 학생이 국격을 떨어뜨리는 짓이라고...
창피하다고 했다.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차창 밖으로 스친 풍경
작은 동산 위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태국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라는 수끼.
육수에다 야채, 버섯, 해산물, 육류 등을 데쳐 먹는
샤브샤브 같은 요리인데
아주 담백하니 맛있다.
음식 적응 못하던 자욱 학생이
제일 맛있게 먹던 모습이 기억난다.
10개의 찬합에 갖가지 야채가 들어있다.
전신 마사지
출국을 위한 씨엠립 공항이다.
가이드가 공항안까지 들어오지 못해
우리끼리 출국심사를 받았다.
서점에서 두시간 가까이 사진첩을 들여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취미가 다양하다는 것은 어디에서든지 심심하지 않아 좋다.
마지막으로 톤레샵 항공기 앞에서 기념 촬영 후
약 6시간을 내리 잠만 잤다.
아침 7시경 도착했다.
출국할 때 남편의 제안으로 등록을 해 놓았더니
기다리지 않고 자동출입국심사를 받았다.
짐을 찾은 후 화장실에 가서 겨울 옷으로 갈아입었다.
우리 나라는 한파가 전국을 점령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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