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 책을 읽다

카산드라의 거울

올레리나J 2011. 12. 12. 21:43

 


내가 이 책을 읽게된 이유.ㅠㅠ
TV 퀴즈 프로그램을 보고있는데
다섯개의 낱말을 주고 공통된 말을 찾는 거였다.
그 예시 중 다른 건 몰라도
이상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에선 정답을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름지기 책을 좀 읽는다는 사람이라면 능히 맞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베르나르의 작품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맞추지 못했다.
정답은 거울이었고 베르나르의 힌트는 '카산드라의 거울'이었다.




학교일로 정신없이 바빠
정신이 피폐해져 미칠지경이었다.
그 일이 끝나자마자 정신에 양분을 공급해야 했다.
"그래, 책이야.
책이 우일한 치료책이야."
그녀는 자신을 치료해줄 병원에 들어가 듯
어느 대형 문화 매장 입구를 넘는다
소설의 주인공 카산드라도 정신이 피폐해지자
책을 찾더군,
어쩜 나랑 코드가 맞네 그랴...
신통방통!
난 서점 대신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그야말로
미친듯이 읽어댔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읽었고
학교에서도 쉬는시간 틈틈이 읽었는데
학기말이 되자 또 바쁜 일들이 밀려와
2권부터는 속도가 늦어졌다.




독서를 방해하는 일들은 너무나 많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집안 살림,
돋보기 없인 볼 수 없는 노안,
주말엔 연말 모임 후 사진 편집,
주중에는 피곤과 티비 드라마,
일터에선 여유가 없고....
영화도 봐야하고...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다보니 독서의 집중도가 떨어진다.
작정하지 않으면 책읽기는 자연히 멀어질 수밖에...
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마지막 장을 넘겼다.

오늘 연체된 책을 반납하려니
도서도우미 어머니 볼 면목이 없드먼..
난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연체 말고 빨랑빨랑 읽고 반납해라.
다른아이들도 읽게스리...."
이렇게 말할 자격을 잃었으니...ㅠㅠㅠ





작품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역들은
모두 사회에서 버림받은,
혹은 스스로 사회를 버린 존재들이다.
여주인공 카산드라는 미래를 예언하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는 전혀 모르는 17세의 소녀다.

그녀의 운명은 고대의 예언자 카산드라와 닮은꼴이다.
아폴론 신으로부터 미래를 보는 능력을 선사받은 트로이의 카산드라는
아무도 그 예언을 믿어 주지 않는 저주까지 함께 받았다.

현대의 카산드라도 재앙을 예견하고 막으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자폐증까지 있어 주변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 카산드라는
고아 기숙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한밤중에 탈출한다.
그녀가 흘러 들어간 곳은 파리 외곽의 거대한 쓰레기 하치장.
거기에서 네 명의 괴짜 노숙자 그룹과 조우한다.

왕년의 외인부대원,
전직 에로 영화배우,
한때의 아프리카 흑인 주술사,
그리고 어디에서도 조국을 찾지 못한
한국인 컴퓨터 천재 김예빈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 역시 세상이 귀 기울여 주지 않는,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또 다른 '카산드라'들이다.
 그녀가 의지하고,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을 등진 그들 네 명의 노숙자뿐이다.
그들과 함께 재앙을 막으려는 카산드라의 몸부림은 온갖 모험으로 이어진다.
카산드라로 인해 노숙자들은 자신들을 외면한 세상을 위해 테러를 막는 전사로,
이상적인 미래를 꿈꾸는 몽상가들로 변해 간다.
그들이 허위의식으로 가득 찬 현실 세계와 맞싸우는 과정이 이야기의 골격을 이룬다.




한국인인 '킴(김예빈)'이 나오는데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많은 베르나르가
한국 독자들에게 감동받아
자신의 한국 출판사 사장님의 아들 이름을 빌려
극중의 인물로 등장시켜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
'카산드라의 거울' 출간 당시 방한했던 베르나르가
인터뷰중에 '이 책은 한국독자들을 생각하며 썼다'라는 발언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다.
이 소설엔 삽화들이 나오는데
이 삽화도 한국의 홍작가가 그렸다고 한다.
삽화가 있어서 재미는 배가 된다.
옛날에 만화 엄청 좋아헸는데
그 만화를 보는 듯...


5초 후 사망할 확률을 알려주는 시계...
이 책에서 제일 흥미로운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