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거울 속의 내가 짜증이 나게 싫어졌다.
음악을 들어도
영화를 봐도
친구를 만나도
별다른 감흥이 일지 않는다.
이럴 땐 여행을 떠나야 한다.
제주도라도 가볍게 떠나야하는데
현실은 직장에 매달려있고 일에 시달린다
변화가 필요했다.
3여년 긴머리를 했더니
질릴 때도 되었다.
"짧게 하겠어요."
"손님은 두상이 예뻐서 짧은 머리도 잘 어울려요."
"원장님 원하시는대로 가위질 하세요."
"꼭 맘에 드실거에요."
은빛 가위가 오르락거리더니
싹둑싹둑 긴 머리카락이 잘려나간다.
마음 부스러기들,
욕망의 찌꺼기들이 씻어내린다.
후련할거야.
비상할거야.
난 자유로운 영혼이야.
거울 속에 낯 선 여인이 웃고 있다.
"참 낯설어요."
"분위기보다 상큼을 살렸어요."
월요일 출근..
직장동료들은 한결같이
'세련되어 보인다.'
'어려보인다.'
'있어보인다
"통통해 보인다."
등등 긍정적인 반응이다.
학부모 총회 때
2년전 담임했던 제자 엄마 한 사람만
"왜 자르셨어요? 옛날의 청순함이 더 좋은데...."
후회할 생각은 없다.
헤어스탈 변화 후 첫 출근하면서..
2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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