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탄소발자국을 줄이면서 올바른 리더쉽을 생각하다.

올레리나J 2010. 11. 4. 10:35

 

 

 

나의 일터까지 자동차로 15분
걸어서 40분정도 소요된다.
10월 한달을 걸어다녔다.
'나의 탄소 발자국을 줄여 병들어가는 지구를 구하자.'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에 일조하자(?)'
라는 거국적인 목적과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걸어서 살자.'라는
내 개인적인 목적으로 시작하였는데
걸으니 좋다.




똑딱이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이따금 이런 선물 같은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귀에 익숙한 소리가 들려
하늘을 쳐다본다.
철새떼다.
이럴 때 내게 필요한건?
스피드다!
가방을 열고 손을 넣어 카메라를 꺼낸다.
맘이 바쁘니 쉽게 나오지 않는다.
어~어~하는 순간 저만치 달아난다.
아쉬운대로 찰~칵
입가에 미소가 돈다.
사진을 되돌려 보면서 올바른 리더쉽에 관해서 생각해 본다
리더가 잘못하면 따라가는 무리들은 괴롭다
올바른 리더십은 조직을 춤추게도 하지만
빠딱한 리더쉽은 조직을 멍들게 한다.
언젠가 읽었던 기러기들의 리더쉽이 생각난다.
기러기들은 뛰어난 리더십을 갖고 움직이는데,
무리 중 맨 앞쪽이 그들을 이끄는 리더다.
리더는 길을 인도하고
바람의 저항을 막아 뒤에 따르는 기러기들은
에너지가 70%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기러기들은 최고리더를 맹목적으로,
믿음을 갖고 따른다.
뒤에 있는 기러기들은 크게 소리를 내서
앞의 기러기에게 힘을 내라고 북돋아 주고,
그러다 앞장선 기러기가 힘이 빠져서 지쳤을 때,
다른 기러기가 다시 앞장을 서게 된다.
즉 지금까지 그룹을 열심히 끌고 왔던 리더가 지치면 뒤쪽으로 빠지게 되며,
그들 중 가장 건강한 기러기가 리더의 자리를 물려받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기러기 두 마리는
힘에 지친 전 리더 기러기를 호위하여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온 정성을 다하여 보필한다.
이렇게 기러기들은 번갈아 도와가면서
머나먼 목적지까지 무사히 비행한다고 한다.
크고 작은 조직의 리더들이여!
기러기들에게서 올바른 리더쉽을 배우고
그를 따르는 조직원들이여!
진정한 팔로우쉽을 기러기들에게서 배웁시다요...




부지런히 남쪽으로 내려가는 기러기들...
어렸을 적 끼룩기룩 소리내며 날던 기러기떼들을 보며
'앞에 가면 도둑놈, 뒤에 가면 경찰'이라고
손가락질하며 놀렸던 기억이 떠올라 미소짓기도 한다.
철새들은 스산함을 몰고온다.
추수를 끝낸 빈 들녘에 찬바람이 불면
마음 한구석이 싸~해졌던 그 시절....
이런 풍부한 감성을 떠올리게 해주는 걷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도심속에서 작은 오솔길을 찾아냈고
자동차와 큰길을 피해 골목길을 걸었다.
출근시간이 촉박하면 반은 걷고, 반은 뛰었다
퇴근 때는 한결 여유로워 여기저기 한눈을 팔며 걷는다.
풀숲에서 가을을 반기는 풀벌레 소리도 들었고
실개천 개울에선 억새와 물풀이 가을 빛을 담아가는 모습도 보았고
시냇물 소리까지 내 발걸음에 운율로 따라온다.




내가 걷기 예찬을 행동으로 보여주자
남편도 나를 따라 걷는다.
내 일터와 일직선상에 있어서
손잡고 같이 집을 나와 남편이 먼저 도착하고
난 10분을 더 걷는다
가을 길이 예뻐서 남편이 사진을 찍어준다.




찬바람이 매섭지 않은 이상
눈보라가 휘몰아 치지 않는 이상
땀이 비오듯 하는 한여름을 제외하곤
쭈~욱 걸을 생각이다.
글 제목이 거창해서 낚이는 사람 많겠다.
심히 죄송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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