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英 in China

무림 최고의 고수를 만나련다-화산에서

올레리나J 2011. 2. 20. 18:20

중국회사원들은 출근 시각이
9시라서 길이 막힐수 있다하여
평소보다 조금 이른 7시 반에 호텔 로비로 나왔다.



밖에 나오니 눈이 살짝 내려 쌓여 주변이 온통 하얗다.
하늘의 축복인양 기분이 업된다



어제 노천에서의 닥터피쉬들의 쪼아댐이
아직도 감미로운 여운으로 남아있다.



마른 가지 사이로 뿌연 해가 뜬다



길거리는 아직도 잠에 취해 있는 것 같다.
설레임을 안은 여행자들은 부지런하다.


길이 미끄러워 긴장감이 돌았으나
울 기사님의 운전 실력을 보아온 나로서는 안심(?)이다
운전자고 보행자고 도무지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다
매일 사고현장을 보았다.
경제는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데 비해
중국인의 문화수준은 더디게 따라가나 보다.



섬서성의 누각이 살짝 얼굴을 내민다.



아버지가 딸을 출근시켜 주는 것 같았다.











무슨 공장인지 굴뚝 연기가 장난이 아니다.



시내에서만 약간 막혔을 뿐 도로는 비수기여서인지 한산해
2시간여를 달려 화산 입구에 도착했다.



화산을 나타내는 조형물인가 보다
다섯개의 산봉우리들이
구름에 휘감긴 모습인 모양이다.



산의 기운이 느껴진다.



화산 모양의 화(華)자 도안이 새롭다.







커다란 나무로 조각해놓은 화산의 모습



바닥에도 화산 지도를 그려 놓는 센스~~!



중국 사람들이 중국의 오악을 이르기를
동악(東岳)은 산동성의 태산(泰山:1,524m),
서악(西岳)은 섬서성의 화산(華山:2,155m),
중악(中岳)은 하남성의 숭산(嵩山:1,440m),
남악은 호남성의 형산(衡山:1,290m),
북악(北岳)은 산서성의 항산(恒山:2,017m)을 꼽는다.
오악의 특징으로 태산여좌(泰山如坐:앉아 있는 태산),
화산여립(華山如立:서 있는 화산),
숭산여와(嵩山如臥:누워 있는 숭산),
형산여비(衡山如飛: 날아가는 형산),
항상여행(恒山如行:걸어가는 항산‘이라고 표현을 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한게령 넘 듯 굽이굽이 들어간다.



셔틀버스는 일정한 인원수가 되면 시간 관계없이 떠난다



풍수학자들에 의하면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통바위산인 화산은 바위에서 기(氣)가 많이 흘러나와
남성적인 강인함을 느낄수 있다고 한다.
화산은 옛날부터 영험한 산으로 알려져
왕실에서 제사를 지내고
시인 묵객들이 많이 찾은 곳이기도 하고.
무협지에 나오는 화산파의 근거지이기도 하며
'화산논검'들이 과거 여기서 무술을 겨루었던 곳이기도 하다.
화산(華山)은 중국에서 “기험천하 제일산(奇險天下第一山)”과
중국 도교의 사대명산(四大名山) 중의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화산의 3대는 험,검 도(險, 劍, 道)이다.
즉 험한 것과 검,
무협지에 나오는 화산검의 본고장이며 또한 도가 성행한 곳이다.
그 가운데 험을 느껴야 진정한 화산을 찾았다 할 것 이라는데



서안에서 동쪽으로 약 120km떨어진 서악 화산(西岳 華山)은
중국의 오악 중에서 가장 높고 가장 험준한 산이다.
높이는 해발 2,160m이지만 협곡이 많고 계단도 많고
잔도(棧道)의 길도 무척 좁아서
조심스레 걸어가야 한다.



화산의 이름에 대한 내력은
멀리서 보면 산의 봉우리가
꽃 모양 같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꽃 花와 빛날 華를 같이 사용했고
일명 太華山이라고 불리어진다.



















비수기여서 문을 연 상점들이 없어 한가롭고 여유로웠다.







우리 나라 학생들이다. 부산에서 왔다했다.











사진 찍고 흡족해하는...



카메라 렌즈에 담기에는 너무나 웅장하고 장대하여
엎드려 찍은들 무슨 소용일까마는
그래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벽에 붙은 사진에서 화산의 사계절 풍경들을 짐작해본다.



나도 카메라 들고 참 부산하게 움직이는데 훨씬 강적이다.
지칠줄 모르는 호기심의 결과로
내 후기 쓰는데 부족함 없는 사진을 제공해 주신 최샘과...



트레켕의 시발점이다.
낮은 돌계단이 3999 계단으로 약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태산은 7412개의 계단임).
시간이 넉넉하고 체력이 좋다면
겨울만 아니라면 나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이유가 많은 걸 보니 케이블카의 도움없인 어렵겠다.



인간과 대조를 해봐야 그 우람함을 알 수 있다
산의 허리도 함께 담지 못한다.


위 사진에 붙여보면 산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겠다



척박한 이 바위틈에서도 꿋꿋하게 자라는 생명력!



산에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감탄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으니...
(케이블커 타는 곳)







이곳에서 북봉(北峯)인 운대봉까지 10분이 소요되며
이용 요금은 편도 60위안, 왕복 100위안,
입산요금은 70위안이란 정보를 얻었다
타보니 그리 비싼 것도 아니었다



6인승 케이블카는(1996월 4월 개통되었으며 길이가 1,554m )
거의 7,80도의 각도로 협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처음엔 밖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두려웠다.



케이블카 윗쪽을 보니 마치 헬리콥터를 타고 부~웅 떠있는 것 같았다.







아랫쪽을 보니 계단이 보인다.
대단하게도 몇 사람이 걸어서 올라오고 있었다.



화산은 크고 작은 36개의 봉우리로 형성되어 있으며
36개 봉우리는 한 개의 커다란 바위덩어리이다.
북한산 인수봉이 서울 인구만큼 모여있는 것 같다.
너무 과장인가?



케이블카가 더~얼~컹 거릴 때마다 가슴이 처~얼~럴!!!



계단이 케이블 카 올라가는 길과 거의 비슷해서
계속 따라오고 있다.






태양이 구름에 빛을 새기다







4천여개의 계단을 4시간 정도 걸려 올라온대는데
올라오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 경사가 80도 정도 되는 곳도 있다니
고소공포증인 난 슬프지만 어림 없겠다.
젊은 청년이 1시간 반 걸려 내려왔다고 한다.



크고 작은 폭포들이 혹한에 꽁꽁 얼어 있다.
파르스름한 게 멋있다



참 평화롭게 보였다.
내가 트레킹한다면
사뿐사뿐 나바처럼 가볍게 오를 것만 같다.
과연 그럴까요?
경사가 최고 80도 정도 되는 곳도 있다는데? ㅋ



사람이 많지 않아 기다리지 않아도 좋았던 케이블카는
한 사람이 타도 뭐라 하지 않았다.
단지 케이블색이 우중충해 맘에 들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짤쯔캄머굿의 노랑, 빨강 케이블카도 예뻤고
스위스 산악열차도 빨강색이이서 정감이 있어 보이고 세련되어 보이던데
중국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붉은색이 정작 있었음하는 곳엔 없다.



한알의 씨앗이 바위를 뚫고 저만큼 자랐다고 생각하니 경이롭다.



드디어 도착했다.
무작정 셔터를 눌렀다.



날씨가 변화무쌍!



중국인들은 바위에 글씨 새기는 걸 참 좋아하나보다
가는 곳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바로 북봉(1614m)으로 연결된 계단길이 시작되는데
약10분 정도 딱딱한 돌계단 길을 오르면 북봉 앞에 도착한다.



가까이 있는 고목과 뒤에 배경으로 서있는 바위산



나무의 키가 낮아지는 걸 보면
내가 점점 더 높이 올라가고 있음이야....



여기서 15분 거리면 운대봉(雲台峰)이라 부르는 북봉 정상에 도착



화산에는 급경사의 암벽에다 잔교를 설치한 길이 많다.
심장이 약한 나,고소공포증이 있는 나...
조심스레 걷는다.
걸으면서 사진 찍는 건 위험!
한가지씩만 하자!
보던지
찍던지
걷던지..



화산은 다섯 개의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서,남,북,중봉(中峰)이며 이 중에서 북봉이 가장 낮고
남봉이 해발 2,160m로 가장 높다.



올라왔던 계단



소원을 비는 자물쇠와 붉은 띠들이 나를 맞아준다.



북봉



중국 땅덩어리 모양을 닮은 중화석



중국 지도 모양을 뚜렷하게 양각한 듯 하지만
1억3천 만 년이 넘는
498kg의 자연석으로
발견한 시기는 2002년 5월 20일이었다고 적혀 있다.



성수기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오른다는데
눈내리는 화산은 오늘 너무나 고즈녁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기까지 하다.
하얀 바위, 하얀 눈을 배경으로
수많은 붉은 띠와 자물쇠들이 방점을 찍는다.
행복쇠,재물쇠,건강쇠,합격쇠,
영원히 변하지 않을 애정쇠..
그들은 지금 모두 원하는걸 얻었을까?



나풀나풀 눈이 내렸다.
눈구름이 일순간
모든 봉우리들를 숨겼다 내어놓고 또 숨기고...
잠시 내어놓을 때 얼른 카메라에 담고...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붙들어두기 위하여,
헤어지지 않게 위하여,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 위하여,
사랑을 확인하기 위하여
연인들은 자물쇠를 채우고
천길 낭떠러지 밑으로 열쇠를 던져버린다.
그러나 염원은 염원에서 끝나고
다시 이별하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한다.
영원한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역설적으로 이야기 해주는 것 같다.







앞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리다가도
햇님이 반짝 나오기도 한다.
변화무쌍함이로다.
그러나 춥지는 않았다.
오히려 포근하기까지....
난간 밑은 천길 낭떠러지...



화산의 기이함은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화강암으로 구성된 데 있다.
‘산해경’에 ‘태화산은 사방에 솟고
그 높이 5000길에 이르며 10리에 뻗어있다.’고 나와 있다.
화산은 5개의 주봉(主峰)이 있는데,
그 중 동, 서, 남 세 봉우리가 그 중 높다.
남쪽봉우리 ‘낙안(落雁)’은
태화산의 정상으로 해발 2160.5m이다.
‘낙안’과 서쪽봉우리 ‘연화(蓮花)’, 동쪽봉우리 ‘조양(朝陽)’이
세면에 우뚝 솟아 기세가 흰구름 위에 솟고,
그 그림자 황하 물에 비껴 천외삼봉(天外三峰)으로 불린다.
운대봉(雲臺峰), 옥녀봉(玉女峰)이 그 곁에,
그리고 36개의 작은 봉우리가 그 곳곳에 솟아
천만 가지 기상을 자랑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북봉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독특한 지붕의 기념정
.



바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가을이 그대로 복제된 상태로
황량한 이 겨울에
여행자에게 가을을 선물한다.



자고로 화산은 외길이라고 했다.
과연 산중에는 남북으로 난 한 갈래 길 밖에 없다.
10km 되는 이 길은 암석을 따라 꼬불꼬불 나있고 험난하다.
가끔가다 한 사람이 막아서면 한 사람이 지날 수 없는
비좁고 가파른 길목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화산에는 동굴 72개, 도관(道觀) 20여 개가 있다.
그중 옥천원(玉泉院), 동도원(東道院), 진악궁(鎭岳宮)은
중국의 중점 보호 도교 장소로 되고 있다.
진한(秦漢) 이후 도교와 화산의 신화전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남아 내려오는 것이 200여 편인데
그 중 ‘거령경산(巨靈擎山)’(거대한 산신령이 산을 떠받들다),
‘벽산구모(劈山救母)’(산을 갈라 어머니를 구하다),
‘취소인봉(吹簫引鳳)’(퉁소불어 봉황 불러오다)이 유명하다.
이런 신화전설들은 화산의 품위를 한결 더해주고 있다



북봉으로 오르는 도중 통과하게 된 산장
산이 너무 험난하여 등반하는 길이 하나 밖에 없을 정도이며
대한항공이 2009년도에 서안으로 취항하기 전에는
접근이 비교적 어려운 곳이었다
2009년도에 대한항공 서안 취항 기념으로
티비 광고선전에 나왔던 곳이기도 하다.



산장 안에 있는 화산도
오른쪽 끝 높은 곳이 서봉
북봉에서 동,서,남봉 가는 길이 하나이고
밑으로는 낭떠러지...


나무 그루터기 모양의 쓰레기통



장소에 따라 특색있게 만들어놓은 쓰레기통
센스 만점...
화청지는 악기 모양, 섬서성은 종모양...



눈구름에 휩쌓여 고고한 멋을 풍기는 주목



내가 찍은 사진 중에 제일 맘에 드는 이 녀석...
화산의 기괴한 봉우리를 배경으로 인자한 듯한...
조금은 쓸쓸한 느낌도 들고...
느긋하게 졸고 있는 듯 하기도.....
의연함이 묻어나기도 하고...



화산 다섯 개의 봉우리 중에서 제일 낮은 해발 1,614m의 북봉







저 뒤엔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 있을 진데...







서울 남산 타워 1층 주변 울타리를
아예 덮어 버린 사랑의 자물쇠도 있던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원했기에 자물쇠 무덤이 되었을까?



눈구름 사이로 잠깐 얼굴을 내미는 화산
산은 허락한 자만에게 보여준다는데...
부디 우리에게 당신 본연의 모습을 허락하소서!























눈위의 낙서를 훌훌 털어내니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사랑의 자물쇠는 어디서부터 유래가 되었을까?
700여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단테는
어린 시절 만났던 베아트리체를 사랑하여
그녀를 위한 연작시를 발표하였다.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 가운데 있는 조각가
벤베누토 첼리니의 동상 뒤에 있는 철조망에
평생 변치 않고 사랑하겠다는 자기만의 약속으로
자물쇠를 걸어 놓고
다리 아래 흐르는 아르노강에 열쇠를 던졌단다.
믿거나 말거나.....
그렇게 연모하던 베아뜨리체는 젊어서 죽고
죽었기 때문에
염원하던대로 단테는 죽을 때까지 그녀를 사랑했겠지



화산 사진 중에 두번째로 맘에 드는 '쓸쓸한 자물쇠'
이 주인공들은 왠지 쓸쓸한 사랑을 했거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했는지도...
아님 애틋하거나...



자물쇠 파는 곳에는 상술로 보이는 가격표가 있다.
5위안 짜리는 학업의 성과를
6위안은 영원히 함께하는 마음을
7위안 건강과 장수를
8위안 사업의 흥성을
9위안 승진과 재물복을
10위안 온 가족의 평안을....
...... ?











주목2







물고기 바위











주목 클로즈업



가까이 있으면서도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화산은
눈구름 속에서 꿈을 꾸는 산봉우리로 우리를 반긴다.




쌓일 틈을 주지않고 관리인이 눈을 쓸어
오르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김용의 화산논검



김용이 쓴 주요소설 14개의 첫 글자를 비석에 새겨놨다
비설연천사백녹 - 소서신협의벽원
비호외전, 설산비호,연성결,천룡팔부,
사조영웅전,백마소서풍,녹정기,소오강호,
서검은구록,신조협려,협객행,
의천도룡기,벽혈검,원앙도,.....
이렇게 14개의 책제목 앞글자를 이으면
飛雪連天射白鹿 (비설연천사백녹)
-笑書神俠倚碧鴛 (소서신협의벽원)으로
하나의 시가 완성된다.
하늘 가득히 눈이 휘몰아쳐 흰 사슴을 쏘아가고
글을 조롱하는 신비한 협객은 푸른 원앙에 기댄다
이걸 생각하면서 책제목을 지었을까?
기가 막히다.
시적이다.
눈에 익숙한 책도 있다.



천길 낭떠러지



수 많은 소원들이 나풀거린다.



단체로 기념샷!



북봉 정상에서 가져온 곶감이랑 간식먹기







































물고기 바위 들다







내려오면서 산장 앞 단체샷



귀염!



북봉 운대산장 쪽에서 본 화산
능선길과 잔도가 보인다.











창용협 쪽으로 가며 뒤돌아보니
북봉이 눈속으로 잠긴다.



신비로운 북봉



지나 가자면 귀가 바위에 스친다 해서 찰이애(擦耳崖)란 이름이 붙은 바위



찰이애의 한자들



이 길을 한무제와 당현종이 올랐다하여 어도(御道)라고...







수많은 석공(石工)을 동원해서
하나하나 정(釘)으로 쪼아 만든 등산로















화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화산파.... 아무래도 화산논검이 아닐까.
무림의 최절정 고수가 '구음진경'이라는
무림의 최고비급을 놓고 벌이는 무학교류.. 이자 사투.
김용의 소설.. 이제 완전한 고전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그래도 중국에서 드라마로 꾸준히 나오고 있고
나도 한 때는 무협소설을 읽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



나도 그들처럼 검을 논해 볼까나?



















해를 탐하는 구름이다.
화산의 신비로움을 휘어 감으며
용트림하는 희뿌연 눈구름이
옅은 붉음으로 물든 해를 품에 안은
저 형용할 수 없는 미묘한 조화로움이여!
금방이라도 무림의 고수들이 슝슝슝 나타나
검은 옷자락 휘날리며 한판 진검승부를 펼칠 것 같도다!



남봉, 서봉으로 가는길이 끊겼다
눈보라 때문에 더 이상은 위험하다.
눈구름 속으로 날선 봉우리들이 숨어있다.
양쪽으로 2000미터 발밑 낭떠러지도 숨어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를 위함이 아니던가?
목화솜 이불을 펼쳐놓은 듯 하여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



이 외길을 지나야
비로소 네 봉우리로 갈 수 있는데,
그 길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대며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창용령이란 이름이 붙었다.
험준하기가 이를 데 없어
가끔 올라온 여자들이 내려가기도 애매하고
올라가기도 힘들어서
창용협 중간에서 운다는...
여자 뿐만은 아니겠지
한유도 그랬다니까...



창룡령의 길이는 약 1,500m,
넓이가 1m정도인 246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졌다.
산등성이의 경사는 약 40° 정도인데,
이곳을 지나가려면 고공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눈을 옆으로 돌릴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고갯길이 다 끝난 곳의 바위에는
‘韓退之投書處(한유가 투서한 곳)’이라는
여섯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전해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퇴지(退之)’는 당송8대가의 한 사람이며
유학자인 한유(韓愈)의 자(字)인데
그가 이곳 화산에 올라
높이 솟은 산과 양쪽의 깊은 계곡을 보는데
안개가 일고 구름이 가득했다.
이를 본 한유는 너무 놀라 떨며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큰소리로 한참 동안 울다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절명서(絶命書, 목숨을 끊기 전에 남기는 유서)와
구원의 편지를 써서 산 아래로 던졌다.
이 편지를 마침 산 아래를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하고
올라와 그들 구했다고 한다.
바로 이 밑에서 글을 써서 던진 곳이라는 얘기다.
길이 열린들 내가 감히 꿈이나 꾸겠는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한쪽으로 자라는 소나무



아쉬워 단체샷도...



창용협을 지나면 호텔도 있다한다.
150에서 400위안
그 호텔에서 하룻밤 지내면서
별도 보고 일출도 보고
월출도 보고 달그림자 아래서
님의 얼굴도 보았음.......


남봉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장공잔도(長空棧道) (퍼옴)



장공잔도란 수직으로 된 천길 낭떨어지의 절벽위에
바위를 파서 만든 홈과 허접한 나무판으로 이루어진 구간인데
사다리처럼 얽어서 만든 길이란 뜻으로,
1,600m나 되는 높은 바위 절벽에 구멍을 파서 만든 길



추월하는 자....



잠시 내 등에 업히시오



맑은 날의 창용협



















"찰이애(擦耳崖)"라고 쓴 돌 문
바위 벼랑에 만든 좁은 잔도(棧道가
(부분적으로는 33cm도 있음)를 지날 때
몸을 옆으로 하여 앞 바위 벽에다 몸을 바짝 붙이고 걸어가면
자연히 귀가 바위 벽을 스치게 되니
그 이름을 찰이애라는 멋진 이름을 만든 것




찰이애를 지나















내려오는 케이블카 안



천길 낭더러지



청나라시대의 위원이 말하길
황산이 예쁜산이라고 한다면
화산은 웅대한 산이라고 했다.
황산은 걷는 것 같고
태산은 앉는 것 같고
형산은 날아가는 것 같고
화산은 서 있는 것 같고
숭산은 누워있는 것 같다 했다.

내가 서있는 화산을 걸었다는 것이다.,











지취화산팔용사(智取華山八勇士) 8용사의 활약상이 나오고
그들이 이용했던 길을 '지취화산로'라고 명명하였다고 하는데 실화다고 한다.























"화산 어땠어요?"
누군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할 말 없어요."
"왜요?"
"내가 화산에 대해 말하는 순간 그건 화산에 대한 모욕이야.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산이라구...."
"......."

지금도 불가사의다.
화산 정상에서 왜 그렇게 따뜻했는지.
오히려 아래로 내려오니 엄청 더 추웠다는....




화산의 감동을 안고 점심을 먹으로 호텔에 왔다.
화산객잔(華山客棧)이라...
왠지 운치있는 이름이다.











구지삭당



화산객잔 호텔 메뉴 - 점심
야채가 많아서 행복한 중국 음식이다.















중국의 무협소설에는
화산파,무당파,아미산파,소림사파 등의
강호 협객들이 많이 등장한다.
무협소설의 대부라 할 김용(金鏞)도
얼마 전에 이곳 화산을 다녀갔다고
화산객잔 입구에 남녀 협객 두 명이
말을 타고 있는 동상이 화산파의 분위기를 돋궈 준다.



버스를 타고 피로를 풀어줄 맛사지 샵으로 이동



이틀 전에 발맛사지 했던 곳이다.
오늘은 전신맛사지 ...력셔리한 이번 여행...



음양의 이치에 따라 남자는 여자가 여자는 남자가...히히
나중에는 누구 맛사지사가 이뻤다는 둥...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후훗!



발맛사지는 시원하고 좋더만
전신은 더 비싼대도 시원찮다
남편이 영 탐탁해하지 않아 내가 나섰다.
어~ 시원타!



저녁으로 삼겹살이 나오는 한식을 먹었는데
난 중국현지식이 훨씬 맛있다.
확실하다.
내 DNA 속에는
중국 소수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음이....

섬서가무쇼를 보러 왔다



섬서가무쇼는 서안에 위치한 섬서성의
소수민족들이 보여주는 가무쇼로
총 4막의 당나라 궁녀들의 화려한 춤과
당태종 때의 소림사 무술쇼라는 설명들이 있으며,
특히 이 지역의 소수민족들은
가무에 능함이 정평이 나 있단다.
전통 복장을 차려입은 어여쁜 여인들의 안내를 받으며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1시간동안 펼쳐지는 화려한 쇼,
하루에 한 번 공연하는 관계로
서안을 찾은 거의 모든 관광객들이 모인다.
12번 정도 막이 바뀌면서
예쁜 무희들과 장난기 어린 전통연주가 이어지는
웅대하지는 않지만 나름 화려하고 아기자기하였지만
화산의 감동이 너무 컸을까?
나는 꾸벅꾸벅 졸았고
내 옆의 남편도 꾸벅
최샘은 아예 엎드려 따땃한 실내와 음악을 자장가 삼아 쿨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