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몸도 힘들고 마음도 우울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날씨가 활짝 개어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폴란드 현지 가이드가 동유럽의 날씨는
한마디로 '문딩이 같은 날씨'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오기 전에 38도를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 되었었는데
그제부터 비가 내리고 기온도 18도로 내려가
가이드 옷차림이 청바지에 털스웨터를 입었다.
날씨가 맑았다가도 금방 비가 내려
항상 우산을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하고
겉옷도 늘 준비해야 낭패를 보지 않은단다.
며칠 지나보니 그 말이 딱 맞다.문딩이 같은 날씨...
오늘은 폴란드 크라코푸를 출발하여 슬로바키아를 지나 헝가리에 입성하는
즉,하루에 세 나라를 거치는 경이적인 (?)날이다.
그리하여 의상도 최대한 편하게 준비했다.
어제 저녁 늦게 먹었던 스프
그리고 닭고기 까스 ...유난히 닭요리가 많이 나왔다.
나의 아침 메뉴는 온통 과일이다.그래서 행복했다.
과일을 저렴하게 많이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어서 실망하고 있었던 참이었으니...
떠먹는 요거트와 달걀을 주식으로...
어젯밤 늦게 들어온 크라카우 근처에 있는 호텔이다 .
호텔 주변 산책을 하고 9시에 출발
유럽은 옛날 쓰던 전차를 그대로 대중교통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젠 낯익은 지명이 된 크라카우(크라코푸)란 글씨도 들어온다 .
크라카우를 흐르는 비스와 강인듯 싶다
우리와 묘지문화가 많이 다른 점은 묘지를 예쁘게 가꾸고 꼭 마을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혐오시설이라 하여 근처에 오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시위하고 난리법석인데...
문화의 차이겠지...
아이슈비츠는 잊고 싶은데 인솔자가 쉰들러 리스트를 틀어준다.
'울지 않으리' 결심하며 열심히 본다.
멋진 쉰들러 장군이 파티에 가기 위해 정장을 차려입는 장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글루미 썬데이 주제 음악이 흐른다.
영화를 보았는데도 음악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었다.
두 시간을 달려 11시쯤 폴란드 국경 근처에 있는 휴게소에서 내린다.
멀리 보이는 타트라 산맥을 배경으로 남편과 한 컷
버스에 구겨졌던 몸을 쭈~욱 풀어보자
햇빛이 눈이 부셨다.
난 사물을 볼 때 색채를 무지 따진다. 색감이 좋은 곳은 어김없이 카메라에 담는다
휴게소 앞에 깔끔한 새 집이 눈에 띈다
집이 아니라 새빨간 재랴늄이 ........
인솔자는 심심한 바깥 풍경이라 했으나 나에게만은 결코 심심하지 않은 경치였다.
같은 중유럽인데도 나라마다 집 모양도 약간씩 다르고
자연환경도 다르다.독일과 폴란드는 넓은 평원이 끝없이 펼쳐져 지평선이 보이고
지금 지나고 있는 슬로바키아와 국경지역인 남부 지역이 가까워질수록
구릉도 나타나고 알프스의 줄기인 타트라 산맥 줄기도 보인다.
중세의 고성도 보이고...
국경에서 경찰이 버스에 올라오더니 여권을 검사한다.
3총사 중 눈쌍커풀한 남자샘은 안걸리고
박교장샘과 몇 남자분들의 여권을 가지고 내리더니 한참 후에야 가져와 통과시켜준다.
그게 아니었음 어디가 국경인지 통 모르겠다.특별한 표시가 없기에....
작은 강 하나를 지나니 드디어 슬로바키아 땅이란다.
1시 50분 슬로바키아 럭스 호텔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호텔 분위기가 고급스럽다
야채 스프에
또 닭요리에 훅 불면 날아가는 쌀밥...그래도 맛있다.
중유럽도 남유럽도 음식이 전체적으로 많이 짜다.
그 이유가 저지대 구릉지대에 사는 이들은 저혈업이 많아 소금 섭취를 많이 한다고...
낮게 깔리는 구름이 보기엔 운치있는데 이로 인해 두통에 시달린다네..
럭스 호텔 주변
다시 버스를 타고 슬로바키아 타트라 산맥을 넘는다.
타트라 (Tatra)는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알프스 산맥의 한 자락이다.
총 면적의 3/4은 슬로바키아에, 나머지 1/4은 폴란드령에 속한다.
'유럽의 곡창지대'라고 불리우는 폴란드는 국토 대부분이 넓고 넓은 벌판, 논밭이다.
그런데 슬로바키아와 접해있는 남부는 폴란드에서는 보기 드문 산악지형이 펼쳐진다.
바로 타트라산맥 때문이다.
겨울은 길고 여름은 짧으며,
눈이 모두 녹을 만큼 습하지는 않다.
늦은 봄과 초가을은, 날씨가 좋은 맑은 계곡과 관광객이 별로 없는
한가함을 즐길 수 있어 여행하기에 최상의 시간이다.
이곳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길이 있는데, 피크닉, 소풍, 산악등반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즈도 다양하다.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다.
남편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인솔자자에게 양해를 구해 앞자리에 앉았는데 별로 찍을게 없었다고
스위스 융프라오흐 오르는 것처럼 꼭데기에 하얀 눈 쌓인 길을 갈거라고 상상했는데 그냥 산림지대를 통과했을 뿐
점심 먹었던 럭스 호텔에서 1박하며 슬로바키아에 적어도 하루 정도 묵었어야 점을 찍었다고 말할 수 있지....
그냥 통과만으로 슬로바키아까지 넣어 여행상품을 만들다니...
남편 말대로 모든 귀결점은 바로 '싸니까...어쩔수 없어.모든걸 감당해야지...
무거운 짐을 들고 엘리베이터 없는 3층까지 올라가야했고...
짐 풀어놓기도 힘이 들 정도로 작은 방도 감수해야하고...
가는 길목도 아니고 외곽이다 못해 엉뚱한 곳에
호텔을 정해 갔다가 다시 와야하는 수고로움도 감당해야지...
내려서 트레킹도 하고 이럴려면 캠핑카 몰고 다녀야지...
이번 여행에서 유독 캠펭카에 관심을 갖는 남편의 말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국경 통과
헝가리다.
드디어 도나우강이 보인다. 영어로는 다뉴브강,독일어로는 도나우강,이곳 사람들은 두나강이라 부른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제일 기대했던 곳 중의 하나가 헝가리다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화난 것처럼 넘실거린다.
가슴이 콩닥거리고 맘이 설렌다
다뉴브강 건너로 보이는 풍경에 넋을 잃는다
그나마 일찍 와서 다행이다.
폴란드 크라코프 시내관광을 시간 때문에 허겁지겁했던 안좋은 기억이 땜에..
강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준다.
다리 위로 전차도 지나간다
헝가리 여행을 마치고 생각한 게 같은 건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앗! 국회의사당이다....왕궁보다 더 화려하다는....
내가 보았던 영화 중의 톱 10에 드는 '글루미 썬데이'를 보며 부다페스트를 꿈꿨다.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드라마 '아이리스'를 보면서도....
헝가리는 7개국과 접경 :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유고,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부다(6개구)와 페스트(17개구) 지역이 합쳐진 다뉴브의 진주
부다페스트(23개구 )는 인구 210만명이 살아가는 동유럽 최대의 문화 도시다.
부다는 문화유적이 많은 구시가지이고
페스트는 국회의사당과 쇼핑몰이 있는 상업지구인 신시가지다.
영화 글루미 썬데이에서 보았던 세체니 다리도 보인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심장이 떨려온다.
저기를 다시 갈 수 있다면 직장에서 벌어지는 어떠한 스트레스도 다 참을 수 있겠단 생각이...
우리나라와는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90일간 비자 없이 무비자 체류 가능
땡기네..우리나라 항공기가 직항만 된다면 다시가보고 싶다는.....
지금 버스가 호텔을 향해서 가는데 왼쪽(동쪽) 에 두나강을 두고 오른쪽의 부다지역의 길을 가고 있다.
난 해가 지는 오른쪽에 앉아서 역광으로 부다지역을 자동으로 찍었으나 건질게 하나 없고
Liberty Bridge
남편은 석양으로 넘어가고 있는 햇빛을 따라 연신 셔터를 누르더니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치곤 꽤 괜찮다.
지금 보이는 곳이 모두 페스트 지역....우리 나라에선 강남과 강북이 나뉘는 것처럼...적당한 비유가 될까?
새로 짓는 건물도 모두 다 각기 특징을 갖고 있단 사실...저녁 먹고 벌어질 다뉴브강 야간 크루즈를 잔뜩 기대하한다.
다뉴브강에는 모두 8개의 다리가 있다
부다페스트 남단에 새로 건설된 다리란다.
밑에서 조명을 쏘아 위의 유리판에 반사시켜 밤에도 밝다.
새로운 기법이고 헝가리인들의 조명 기술이 뛰어나 셰계각국에서 배우러 온다고.
Lagymanyosi Bridge
도심지역에서 약간 외곽에 자리잡은 호텔 베를린?
호텔에서 콘티넨탈 블랙퍼스트 식으로 이케 저녁을 먹고
잠시 후 야간 크루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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