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난 지금 시드니에 있다.

올레리나J 2010. 4. 29. 17:16
 

 

시드니의 깊은 밤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보면
오페라 하우스가 별처럼 빛나기 시작한다.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한항공의 광고를 들을 때마다
시드니의 깊은 밤 하버브릿지에서
별처럼 빛나는 오페라 하우스를 내려다 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트 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에서
영롱하게 빛나던 호박 악세사리를 만지던 그 때 였으면....

도스토예프스키처럼 넵스크 거리를 거닐며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불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다면...

케빈 코스트너 닮은 기사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아바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덴마크로 가는 국경지대에 있다면....

노르웨이의 파아란 빙하 위를 걷고
뭉크 박물관에서 '절규'를 보며 가슴이 턱 막혀가고 있다면....

로마의 휴일 오드리 햅번처럼
뒤로 서서 분수대에 동전을 던지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면....

진실의 입에 손을 넣으며 깜놀의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면...

파리의 밤 세느강을 유람하며 에펠탑의 불빛쇼를 보고 있다면...

스위스의 융프라요흐에서 여름에 눈을 볼 수 있단 사실에 가슴 설레이고 있다면...

'돌아오라 소렌토'를 부르며 아나 카프리섬으로 가는 배 안에 있다면....

멋진 가면을 쓰고 베네치아에서 곤돌라를 타고 있다면....

이 모든 일들이 현재 진행형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내겐 이미 과거형이 되어 버렸네......

회색빛 주택들이 창가로 보이는 비 오는 오후
우중충한 교실에 앉아 아이들 일기 검사를 하고 있네
현재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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