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흔적

나의 하루는 전쟁터이다

올레리나J 2010. 4. 23. 16:20

출근시간이 8시 40분까지인데 난 8시까지 출근한다.

그러려면 늦어도 5시 30분 전에 일어나야 아침도 준비하고

몸단장도 한다.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면 학교 홈피가 뜬다.

(2년전 까지만 해도 기본 홈이 DAUM 이었고

홈피 관리부터 시작했었다.)

오늘의 할일이 팝업창에 뜬다.

각종 행사준비, 기한내에 할일,출장,급한 공문들.

우선 순위를 정해 달력에 표시한다.

8시 30분이 되면 반 학생들이 거의 등교

40분부터 아침청소를 하고 아침자습으로 간단히 문제도 푼다.

9시10분 1교시부터 40분 단위로 10분 쉬는시간 ~~

6교시가 끝나고 청소를 마치면 오후 3시가 된다.

쉬는시간 10분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숙제도 확인하고 고자질하는 애들  문제도 해결해주고

팝업으로 날아온 급한 공문 처리도 하고

학습량이 많아 50분 수업할 때도 많다.

오후 3시부터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중의 하나가

부진아 없는 똑똑한 학생 만들기 프로젝트 때문에

도저히 설명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평균 15점~60점 이하짜리

학생들을 데리고 1대1 부진학생지도를 한다.

4시정도까지 끝내고 일기장 검사, 독서록 검사.

잡무처리,교재연구 등으로 4시 40분 정시 퇴근은 옛날이고 

평균 6시 정도에 학교를 떠난다.

그래서 6시부터 기체조하던 걸 두달째 못하고 있으니

몸도 부실해지고 그렇다고

그 수고에 대한 보답으로 금전적으로 풍요해진 것도 없다.

약 먹을 시간을 놓치기 일쑤고

동료들과 편히 앉아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다.

그렇게 해서 부진학생을 어느 정도 성취목표를 달성해서 한 학년 올려놓으면

그 학생이 정상적으로 따라가지 못해 또 다시 부진아가 생긴다.

학생들도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다.

맘대로 놀 수도 없고 공부 자체가 지긋지긋한 아이들이다.

남자 애들이 폭력적이 되고 여학생은 말이 없어진다.

선생님들도 지금 아우성이다.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 같다고 한다.

더 이상 교직은 철밥통도 아니고 매력적인 직업도 아니다.

골병드는 직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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