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변화무쌍한 봄을 견뎌내지 못했다.
위장장애로 몇달간 힘들게 버티다가
뭄무게가 줄고 밥맛도 없더니
독감에 걸린 것이다.
처음엔 목이 아파 말을 할 수 없더니
열이나고 온몸이 으스스하고 근육통에 머리 지근거림에
곧 쓰러질 것 같아
수요일 오후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조퇴를 하고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푹 잤더니 조금 괜찮나 싶었는데 오늘 또
열이 나면서 목이 아프다.
말을 하지 않아야 나을 병인데 말이 직업이어서
대책이 없다.
작게 조금만 해야지..맘속으론 그렇게 다짐을 하나
막상 칠판앞에 서면 어디서 그런 강단이 나오는지
열강에 도취해 있는 나를 본다.
쉬는시간에 파김치 되어 또 후회하지만
결국은 내 우직한 성격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고등학교 때 폭설로 버스가 오지 않아 1시간 반 정도를 걸어서 학교에 갔더니
읍에 사는 가까운 친구들만 학교에 와 있었다.
전남 장흥에 근무할 때 난폭하기로 유명한 태풍이 왔을때
버스가 가지 않아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데
앞에서 갑자기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면서 쓰러졌다.
비를 흠뻑 맞으면서 기사와 함께
나무를 치우고 학교에 가보니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
이런 미련스러움이,생각해보니 한두번이 아니다.
아파서 학교에서 두 번 쓰러진 적도 있으니 못말리는 나다.
결론은 성격을 바꾸면 되는데 그게 어디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던가?
오늘이 아픈지 꼭 일주일이 되었는데
편도선 부는게 쉽게낫질 않는다.
음식을 넘길때마다 찢어질 듯 아픈 목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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