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이라는 학자는
"잡초는 그 가치가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는 풀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나는 야생초 즉 잡초를 아직 우리가 이름을 모르고 있을 뿐
그들은 자연의 이치대로
제 할일을 다하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내 꿈이 산자락에 집을 짓고
각종 야생초나 야생화를 기르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이 책을 집어들고 읽었는지도 모릅니다
향기도 간직하지 않고,
나름대로 자라나다 보니
형성한 듯한 규칙성 없는 모양을 간직한 야생초.
작자가 이 야생초 한 포기도 그냥 넘기지 않고,
모조리 예쁜 이름을 불러 가며 사랑한 모습이
어쩌면 세상 만물을 자비롭게 바라보는
부처의 모습과 다를바 없을 정도로,
사랑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게 되었습니다.
여뀌,쇠비름,명아주,질경이 등
어렸을 적 많이 보고 듣던 정겨운 풀
그냥 풀로만 알았는데 이걸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먹으면 맛있다네요.
뜻밖에 우리가 모르는 약초도 있구요.
등산 다니면서 화려한 장미보다는
풀숲에 자그마하게 피어있는 들꽃을 볼 때마다
어쩜 그리 기특하고 예쁜지
생명의 신비를 느끼곤 했습니다
무슨 향기처럼 강한 이미지를 남기진 않고,
그렇다고 쉽게 잊혀질 추억보다는,
이 책을 통해서 잔잔함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식물 도감처럼 그림이 있어서 읽기에 부담감이 적은 책.
감옥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필자에게
다시 한번 놀라며 읽었던 책입니다.
서울대 농대 출신에 한때 미대 지망생이었던
필자여서인지 야생초 그림도 일품입니다.
들꽃, 들풀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내 닉네임도 들꽃인
자운영 (紫雲英)
200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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