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 책을 읽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김형경

올레리나J 2009. 12. 4. 14:43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은 뭘까?

제목에서 주는 달콤함과 로맨틱함  때문에 이 책을  선택했는데

어라! 이건 가볍게 읽혀지는게 아니네....

희한하게도 근래에 읽은 책들이 어쩜 이렇게

정신분석이나 인간심리에 기초를 둔 것들일까?

내가 특별히 그 분야에 관심을 갖는건 아닌데도 말이지...

내가 소설을 즐겨읽는 이유는

소설 속에 나오는  타인의 삶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과 감정을 느낄 수 있기에

타인을  이해하는 하나의 메타포가 되어주기도 한다.

타인으로 인해 내가 상처입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겠으나

최소한 내가 입는 상처와 동일한 상처를 타인에게 주어서는 안되는데.....

그게 쉽진 않더라.

부러 그러는 경우가 어디 있겠는가?

미련하게도 내가 상처받지 않는다고 상대가 상처입지 않으라는 법도 없고

(각자의 컴플랙스가 다르기에)

어쟀든 상처 입히지 않으려면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 노력해야지 않겠어?

하지만 어디

인간이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어쩜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1권 p 217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노이로제이고,

아무것도 아닌 말에 상처 입는게 콤플렉스이 듯,

그 사람이 선택하는 단어가 그 당사자의 상처였다.

늘 '귀찮아'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

 '힘들어'라는 단어를 잘 쓰는 나도

 바로 그 단어가 상처이겠지.

 동전의 양면론은 얼마나 정확한가.

노출증 환자의 무의식에 있는 진정한 욕망은 관음증이고,

자살자의 내밀한 욕망은 누군가에 대한 살해 욕망이다.

방어 의식과 적개심이, 자존심과 열등감이,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자기비하와 나르시시즘이, 사디즘과 마조히즘이...

그 모든 짝들이 한 몸이었다.

결국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라는 것도 대체로 컴플렉스와 컴플렉스의 만남이다.

거짓말쟁이 아내와 의처증 남편,

모성과잉인 여성과 유아적인 남성,

자기 중심적인 사람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은 사람...

 가학증 아내와 피학증 남편...

성격이 전혀 다른 다람이 결혼해 행복하게 사는 것도

 어쩜 서로의 컴플렉스에 기대어 사는 지도 모른다.

결국 사랑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의식적인 욕망에 의해서

 (자기의 컴플렉스에 따라) 각자 나름의 일정한 패턴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패턴은 어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가슴 저리기도 하고

빙그레 미소가 피어오른 것 같기도 하다.

나의 패턴은 "아버지처럼 무엇이든지 다해주는 따뜻한 사람"

맞아,이게 나의 컴플렉스였어.

초딩 4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

부성애에 상처입은 막내....

 

어쩔 수 없이 현재의 나는,또는 나의 심리는

과거의 기억이나 무의식의 반향일 수밖에 ....

 나의 성품과 일, 가정과 친구들 그리고 그 관계,

더 나아가서는 그 관계의 복합체인 이 사회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무의식에 박혀있는 내 상처를 꺼내어 보듬어 나가며 

자가치료를 해얄 것 같다.

"생의 비밀은 자기를 아는 데 있다."라고 하지 않던가?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한 번도 깊숙히 관조해보지 않아서,

 관심없어서 모를뿐이지 그 마음 밑바탕에 깔린 비밀은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알 것이다.

 

 

# 2권 p 274

교사나 목사도 세상이 그들에게 원하는 모범적인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놓고

거기에 맞추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러기 위해 어둡고 부정적인 부분들을 한없이 억눌렀을 것이다.

그런데 그 억압된 부분들이 대외적으로 표출되지 않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애인에게 응축된만큼의 더 강력하게 표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속설에 교사나 공무원들이 더 난삽하게 논다는 말이 있을까?

사회의 통념에 정형화된,...도덕과 윤리의 바로미터 속에 자신을 맞춰놓고 있다가

무의식에 억압된 성격의 부정적 측면이

가면에서 나온것처럼 폭발적으로 표출되어 더 난삽해질수도 있겠다.

내 안에 지킬과 하이드처럼 선과 악이 공존하는...(비약이 심할까?)

무의식 영역은 동물적인 본능의 근원일 뿐 아니라

자발성, 창의력,통찰력, 감수성 등 인간성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므로

 지나치게 억압하면 삶이 정체된단다.

그런고로 실수하더라도 행동하는게 낫고

안되더라도 부딪쳐보는게 낫고

부끄럽더라도 앞에 나서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훨씬 좋겠지.

내가 그래서 못불러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을 못춰도 본능적으로, 때론 격정적으로 음악에 몸을 맡기는 등의

일련의 행동들이 지극히 건전하고 정상적이고

제대로 살고 있단 생각이 드네..ㅋ.자아도취....

남에게 보여지는 페르소나 (가면)말고

진정한 나의 본성을 찾아야한다.

보여지는 것의 허망함이여?

보여지는 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

극히 일부일 뿐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기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데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가 연기하는 것이 곧 자기라고 믿는다'고

정신분석학의 대가 융이 말했다하지 않은가?

교사라는 페르소나를 내세워

내 이면에 있는 자유에의 의지를 억압한 채 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어쩜 난 교사복장 = 정장을  엄청 싫어하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내게 제발 이런 말은 하지 마라.

'교사가 그게 뭐냐..'라고....

 

 

나중에 문득 삶의 무의미한,무감각,무기력 상태에 처하지 않으려면

열정이나 에너지가 조금이라도 더 남아있을 때

자아실현을 위해 인생설계를 다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삶의 후반부를 현명하게 살려면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이 책에서 김형경 작가는 그 해답도 제시해 준다.

나 또한 100% 동감한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삶의 방법을 배우고

아울러 영혼이 성장하고 그 일과 함께 자아를 실현하고

그 일이 또한 세상에도 유익한 것이어야한다.

그리고 또한 그것은 환갑이 되어도 유효한 방법과 목표여야만 한다고.

얼마남지 12월과 1월 사이에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봐야겠다.

 

 

 

이 책을 덮으면서  이제는 어떤 사람이 어떻다고 평가하는게 무의미한단 생각을 했다.

좋은 인상 바로 뒷면에 그 반대 얼굴, 좋은 인간성 내면에 응축된 부정적 영역이 환히 보이니까...

물론 정도의 차이는 약간 있겠지만 말이다.

우리 아들에게 읽혀야겠고 미래에 며느리에게 선물로 이 책을 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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