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가족여행 에필로그

올레리나J 2009. 11. 6. 15:57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지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한 이 말이
내게 생활신조가 되어버렸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기후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기에 한 나라를 알면 또 다른 나라가 궁금하고
궁금해서 또 떠나게 되고...
그래서 여행은 다분히 중독성이 있다.

여행은 나에게 있어 생의 일부이고
한 곳에 머물러 정체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은
내 소망의 발현이기도 하다.

여행은 또한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투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돈을 모으기 위한 투자라기보다
문화적 욕구에 대한 투자.
삶의 활력에 대한 투자...
내 존재의 의미에 대한 투자...

이번 여행 후 서글픈 사실은
온전한 몸으로,
또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는게다.
작년 인도 여행할 때보다
훨씬 더 몸이 따라주지 않음을 느껴야 했다.

그래서 맘이 바쁘다.
더 나이들기 전에 중남미도 가야하고
아프리카도 가야하고
북극도, 남극도 가야하는데
속절없이 나이는 들고
몸은 바스락거리고.....

가족의 유대감과 소중한 추억을 위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음을
그 많은 다양성을
두 아들에게 가르쳐주고
보다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길 바라는 맘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경제적인 여건이었지만
실행에 옮긴 걸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내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이었노라고
내 자신에게 박수를 쳐줄거라 여긴다.

여러 나라를 다녔지만
스페인처럼 다시 가고픈 나라는 없었다.
여행의 본질적인 목적이
자기 자신과의 온전한 만남이라면
페키지가 아닌 혼자만의 여행을 가야한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타의로
(여행비수기와 페키지라는)
몇가지를 놓치고 왔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첫번째,
손미나가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책에서
분수쇼를 100번 구경시켜주는 남자가 있음 결혼한다고 하던
바르셀로나의 분수쇼
(내가 갈땐 여행 비수기여서 점검기간이었다).

두번째,
잔인하지만 그들의 또 다른 독특한 문화인 투우 관람
(겨울철엔 경기가 없다)

세번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축구경기

네번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의 플라맹고 다시 보기

다섯째,
바르셀로나에서 할 일없이 돌아다니다가
밤 클럽에서 놀아보기

여섯째,
람블라스거리와 구엘공원에서 하루 왼종일 보내기

일곱째,
세비야 스페인 광장에서 24시간 머물기.

아쉬운게 한둘이 아니지만
일곱가지 정도 압축해본다.
반드시 베낭여행으로!!!!!

위 일곱가지를 즐기려면
강인한 체력과 더듬거리지만
핵심을 빠뜨리지 않을 정도의 영어실력과
여유로운 마음과
햇반이나 컵라면 등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작은 위장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여행 최적기인 5월달에 시간내기..

인생에 있어 무엇인 소중한지
난 이미 알아버렸다.
내가 부자가 아니어서
여행을 위해선 많은 것을
버려야함도 알고 있다.

끝으로
무모한 나의 가족 여행얘기에
소소한 관심 보여준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맘 속으로 항상
친구들과의 멋진 여행도 꿈꾸고 있다.
언젠가 그런날이 올거라 믿으며...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여행경로
붉은 화살표는 비행기, 파란 화살표는 버스...
지브롤터 해협은 선박인 페리로 이동...

너무나 빡빡한 여행 일정
그 넓은 산천을 말을 타고 달리며 둘러 보는 식의
주마간산(走馬看山) 곁눈질에 불과하고..
겉 모습만 대충 살펴볼 수밖에 없는 패키지 여행었지만
특히 가족과 함께했던 여행이었던 만큼
의미가 있었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