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자연의 환타지 張家界

정신이 혼미해지다

올레리나J 2016. 9. 11. 22:53

 

 

십리화랑은 위로 우뚝 솟은 

기묘한 바위들을 올려다 보며

창조주에 저절로 경배를 드렸다면

 

원가계는 발아래로 펼쳐지는

지구가 아닌 우주계,

혹은 선계인 듯 싶은 풍경에

내가 신선인양 가슴 펴고, 

고개 빳빳이 들고,

두 눈은 내리깔고,  

유유자적 걷고 싶었다.

 

 

 

 

 

 

 

 

실제상황은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입구 계단부터 정체 상태.

띄엄띄엄 돌아가는 선풍기로는

감당이 되지 않을 만큼 날씨는 덥지,

인간들은 많지,

그리하여 멘탈 혼미

 

 

 

 

 

 

원가계의 명물이 된

백룡엘리베이터(百龍天梯)는

수직 높이가 335m,

운행 고도가 323m이며,

그 중 153m는 동굴에

나머지 170m는 산체에 붙인

수직 철강 구조로 독일 기술진이 만들었다.

 

 

 

 

 

 

 

 

계단 하나 오르는데 1분, 2분,3분...

긴긴 기다림.

 

 

 

 

 

 

 

 

백룡엘리베이터 입구에

 '世界 第一梯'라고 씌어 있는데,

세계에서 제일 크고

빠른 엘리베이터라며 자랑친다. 

 

 

 

 

 

 

 

 

 

세계적인 엘리베이터가 뭣이 중헌디?

기다리지 않고,

 발품을 팔아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로 기다림이 넘 힘들었다.

 

 

 

 

 

 

 

 

 

그나마 입구에서 반대쪽으로 펼쳐진

위와 같은 풍경은 가슴 설레였노라.

이런 사진이라도 찍을 땐 행복했노라.

 

 

 

 

 

 

 

 

 

 

 

 

 땡볕 기다림

 

 

 

 

땡볕과 계단의 긴 줄서기가 끝나고

동굴 터널로 또 긴줄이 기다렸다.

 

백룡엘리베이터가 최고 최대라는 포스터 앞

  세계에서 제일 높은 100% 투명도에

세계에서 제일 높은 2층 구조라는 수식어에

 1초에 3m씩 하강하며 

총 하강 시간은 1분 30초 정도가 소요되는

명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수록되었다.

 

총 3대가 쉼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데도

2시간 정도 기다려서 탄 백룡이

반 정도 시커먼 암흑천지를 가다가

갑자기 외부로 노출된 투명한 구간이 나타나자

사람들이 일제히 와!와!

웅장한 원가계의 풍경에 사로잡혔다.

 

백룡이 그냥 이름뿐인 것은 아니었다.

그 흰 용이 순식간에

인간계에서 선계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기다려 셔틀을 타고

또 걷는다.

 

 

 

 

 

 

 

 

모든 신선계 입구엔 이렇게

인간계 살림살이가 진을 친다.

 

 

 

 

 

 

 

 

토가부락이라는 한자도 보인다.

장가계 인구가 160만 정도이고

14개 소수민족들이 어울려 산다.

대표적으로 토가족,

묘족, 동족, 백족,요족이 있는데

토가족이 제일 많다고.

 

 

 

 

보통 일정은

 천자산 케이블카-원가계-백룡엘리베이터 하산이지만

우리 일정은 백룡이-원가계 -천자산 케이블카로 하산했다.

이 역순이 훨씬 기다림도 적고 한산하다고.

 

그러나 최고의 성수기엔 이것도 안먹히나 보다.

가이드들이 모두 다 아는거지.

그래서 역순이 오히려 더 밀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구.

 

 

 

 

 

 

 

 

중국에는 뭔 가계들이 이리 많을까?

궁금했는데 명쾌하게 해결

 

때는 한나라

장수 유방의 추적을 피하여

이곳 토가족이 살고 있던 후난성에

숨어지낸 장량(張良),

그를 없애고자

여러 차례 군사를 보냈으나

산적무리였던 토가족의 보호아래

험준한 이곳 산중에 숨어있는

 장량을 잡지 못하고 후퇴해 버렸다.

 

장량은 토가족에게 글을 가르치고

이들의 선조가 되었고

토가족들은 장씨 성을 이어받아

원래 동네이름 대용현을 버리고

장가계(張家界)라 불렀다고

 

원가계는

당나라 때 황소의 난 실패로

그 부하 중 원(袁)씨 성을 가진 장수가

이곳에 숨어들어 살면서 자기의 성을 따서

원씨의 땅이라는 뜻으로 원가계(袁家界)라고 하고,

 

양가계도 북송의 양가장(楊家將)이란 장수가

 향왕천자(向王天子)를 토벌할 때,

이곳 천자산에 군대를 주둔시켰다.

 후에 전쟁이 길어지면서,

양씨 가문의 후손들이 이곳에서 번성하여

 양가계(楊家界)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한자 界는 마을, 지역 등을 뜻함.)

 

 

 

 

 

 

눈 아래 절경(絶景)이 펼쳐져서

 사람을 홀린다는 미혼대(迷魂台)

내 정신이 혼미해진 이유는

절경 때문이 아니라

수많은 인파에 치여서다.

 

각각의 전망대마다 북새통이어서

사진조차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장가계는 4억년전 바다였다. 

  육지에서 밀려온 흙과 모래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으며,

대단히 단단하고 잘 풍화되지 않는

 '석영사암화' 되었고, 

지각 변동이 일어나자

바위에 수직과 수평의 틈새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 틈새로 물과 퇴적물들이 밀려들었고,

풍화작용과 물의 침식에 의해

서서히 틈새를 벌리며

결국은 거대한  바위가 부서지기도 하고,

 남기도 하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두 명이 마주앉아

바둑을 두기에 적당할 정도의 '평지'를

머리에 인 것처럼

 봉우리 끝이 싹둑 잘려 있다.

그런 신비로움 때문에

원가계가 명성을 떨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된 우리 나라와는  달리

장가계는 부서지기 쉬운 사암때문에 

비바람에 씻기고 파여서

 경이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자연의 아름다운 상처.

 

 

 

 

 

 

어쩜 이리도 한결같은 높이를 유지하고 있을까?

무협지 속의 검객이 예리한 검도로 무 자르듯

뾰족뾰족한 윗부분을 잘랐을까?

신선들의 정원사가 나무 손질하듯

전정가위로 싹둑싹둑 잘랐을까?

누군가 키를 맞춰 놓은 것임에 틀림없다.

 

 

 

 

 

 

 

 

 

 

 

내가 장씨 집성촌에 오고 싶었던 이유가

영화 '아바타' 때문이기도 했다.

아바타의 배경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컴퓨터가 그려낸 비현실세계라고

느꼈었다.

그런 세계가 장가계에 있다니 어찌 오지 않겠는가?

 

 

 

 

 

 

 

 

 

영화 '아바타' 포스터를 보니 거짓이 아니었다.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원가계의 봉우리 밑둥을 싹둑 잘라

둥둥 떠다니는 할렐루야산을 만들었다.

 

 

 

 

창조는 모방에서 오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인 것이다.

 

 

 

 

 

 

 

영화 '아바타' 실루엣도

척 보니 원가계 비쥬얼이다.

 

 

 

 

 

나를 원가계의 봉우리 속에

아름답게 집어 넣기엔

사진 각도가 나오질 않았다.

 

발아래 풍경이 펼쳐졌고,

포토존은 유로사진기사가 독차지하고 있었으며

원가계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기 때문이다.

 

 

 

 

 

 

 

영화 '아바타' 는  원가계다.

 

 

 

 

 

 

 

 

 

 

 

 

사실 전망대 아래는 천길 벼랑.

아래를 보면 아름다워서라기 보단

무서워서 정신 혼미.

 

 

 

 

 

 

 

 

사진으로 담기가 넘 어려웠던 곳이 원가계이다.

그 경이로움을 담기엔

암봉 키가 너무 컸고 (평균 400미터)

골짜기는 너무 깊었고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가이드는 독촉했다.

 

 

 

 

 

 

 

 

 

 

 

 

 

 

요 아이는 위에는 뭉툭하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날씬한

상체비만,

하체 늘씬한 명실상부 원가계의 주인공이다.

 

아바타에서는 이 봉우리 밑둥을 잘라

할렐루야산으로 이름 붙였다.

중국 명칭은 합리로아산(哈里路亞山).

 

 

 

 

 

여기서도 초록빛 생명들은 자란다.

 

 

 

 

 

 

 

 

 

 

 

 

 

 

 천하제일교는 석천생교(石天生橋)라고도 한다.

높이 300m의 커다란 돌기둥 2개가

자연적으로 연결되어 형성된 것으로

넓이 2m, 길이 20m의 자연석교이다.

 

1982년 발견된 당시에는

수나라 때 만든 석교(石橋)일거라 생각했을 정도로 

정교한 다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천하제일교를 보고

아바타의 이런 환상적인 다리도

만들지 않았을까?

 

 

 

 

 

 

 

 천하제일교 아래로는

 추락하는 꿈을 꿀 것같은 낭떠러지

 

 

문득 머털도사

배추도사 무 도사가 기다란 지팡이 들고

천하제일교를 걷는 모습이 떠올랐다.

 

 

 

 

 

 

 

 

 

 후덜덜......

 

 

 

 

 

 

 

 

 

 이런 상점들을 지나서

셔틀버스 타고 천자산으로 GOGO~

 

 

 

 

 

다음 동영상은 영화 '아바타' 주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