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의 일상/자운영의 앨범

봄비, 꽃비되어 내리는 진해 (4.4.)

올레리나J 2015. 5. 9. 12:29
 
진해 다녀온 지 한달이 지났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그때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집앞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전 7시에 출발하며
기상청 예보가 빗나가기를 바랬다.
 

 

 



상춘 인파로 북적이는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을때까지만 해도
날씨가 너무도 화창하여 눈이 부셨다.
 


 


군항제 시작날이라 차량이 한꺼번에 진입하는 바람에
진해 초입에서 마냥 시간을 허비했다.
갑자기 날씨도 꾸릿꾸릿~~
 꽃비 맞으며 걸으니 흥분되고 설레었다.



 

수많은 인파들로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워~
항상 새벽부터 한가할 때만 골라서 다니는
우리 부부에겐 이런 상황은 완전 꽝!
그러나 피할 수 없음 즐기자고요~~





 꽃도 구경하고
젊은 연인들도 훔쳐보고
경상도 말씨도 익혀보고~~


 
철로를 따라 걷는다.
구름떼처럼 밀려드는 사람들




 


꽃은 예뻐라


 
  공기도 좋아라



 



 










기차가 들어오자 사람들은 일제히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이날의 주인공은  경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코레일이다.
기차는 실제로 다니는게 아니라,
추억 혹은 벚꽃 배경과 잘 어울리기 땜에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이벤트









 





 

 
 
셀카가 빠질 순 없지~~
셀카봉 없이 한 번 눌러보자.





















 
와!와!
내 의상처럼 붉은 동백,
화려한 동백이닷!



 


영산홍도 앙탈부리 듯
진한 色을 뿌리고 있당.









 


남편은 자목련을 유난히 좋아한다.





















 



 













 

우리도 셀카봉으로!!





이 꽃, 저 꽃 토라지지 않도록
골고루 꽃을 담는다.















 

갑자기 나태주 시인의 짧은 시
풀꽃이 생각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너도 그렇구나!

 

 























 
너도 그렇......지는 않구나.
자세히 보니 많이 삭았구나.
오래보니 질리는구나.
 
좋은 날은 여기까지~~


 
 


경화역에 비가 내린다.
기상청 예보가 왜 이 싯점에서 딱 맞는거여~~
한 두 방울 내리더니
우산을 쓰지 않음 안될 정도로
주룩주룩 내렸다.

 

 




 
미끄러운 철길을 한참 동안이나
땀이 나도록 걸어
진해역에 도착했다.











 
카페에서 비를 피하다.
진해시내에 있는 커피점을 다 돌아다녔지만
빈자리가 없었다.
빈자리는 고사하고 입석으로 가득했다.
카페가 입석이라니~~
한참을 돌아다니다 부부가 운영하는 조그마한 카페에
자리 하나 (여분으로 놓아둔 흔들의자)
차지하고 있다가 여유로운 완전채 의자에 앉아
추운 몸과 시린 손을 녹였다.
커피향 은은하고
밖엔 꽃비봄비가 난리 브르스~~ 
행복했다.
로맨틱했다.
여인 : "나도 바리 스타 자격증 딸까?"
남정네:"그럼 난 사진 찍어 실내를 장식하고
써빙도 할게."
 
이런 대화가 오갔다.












눈처럼 쌓였다.
벚꽃잎눈~~



 

한 템포 쉬었으니 여좌천을 찾아간다











동백 나무에 눈이 쌓인다.
서러운 붉은 동백꽃 위로
애무하듯 날아드는 벚꽃눈
붉은 색, 흰색, 초록.......
눈이 즐거운 색의 향연



 


이 봄날 이 꽃비 맞고 죽으면 억울하겠습니다.
잠시 숨이 멎었다가
다시 살아나겠습니다.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동백을 만나 춤을 추겠습니다.











여좌천의 루미나리에

 

이젠 빛의 향연

울긋불긋 참 잘도 만들어 놓았네





 


여좌천의 밤이 너무 멋집니다.
안습
 
주룩주룩 빗소리에
시냇물 흐르는 소리까지 더해졌다.
눈과 귀가 즐거웠다.



 

사랑도 여좌천 따라 흐릅니다.









 
 저녁을 먹고나서 또 여좌천을 서성거렸다.
만날 약속도 만날 사람도 없는데~~
밤11시에 출발하는 버스시간 맞추느라...복수










 


너무 예쁘당!
알록달록 우산도 그렇다.
달려가는 자전거도 예쁘다.
















꽃비가 눈이 되어 쌓인다









 

 

 제황산 공원에서 바라본 진해 야경

모노레일카를 타고

365계단을 바라보며 전망대에 올랐다.

비바람치니 봄이 아니라 겨울이닷!

한참을 추위에 떨며 기다렸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안개비에 뿌연 진해시가지만 내려다보다가

내려왔다. 흥4

 

 무박 2일의 진해 벚꽃여행은

아주 많은 여백을 남기며 끝이 났다.

의장대가 펼치는 각종 공연과

탁트인 진해시가지 풍경은 내년에 담아보기로 한다.

내려갈 때처럼 젊은 커플들이 많은 관광버스는
수원을 경유하여 새벽 4시에 도착했다.
24시 순두부 식당에서 따슨
새벽밥을 느긋하게 먹고
5시 근처에 귀가......
맘은 따뜻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