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4.금요일. 강촌
횟대의 닭이 첫울음을 울 때가 새벽 4시 40분
그때부터 뒤척이다 강촌의 아침을 맞는다.
구곡폭포 가는 길을 한적하게 걷는데
한무리의 중딩들이 올라온다.
그들의 소란스러움이 사라지고 다시 적막이 흐른다.
투둑~~~도토리가 떨어진다.
전나무가 아침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떤다
그 떨림은 피아노이다.
차가운 계곡물 소리는 목관악기다.
베이스로 깔리는 풀벌레 소리에
내 발자국 소리가 더해진다.
새들이 놀랄까봐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걷는다.
아침 안개가 걷히자 햇빛 내림이 시작된다.
자연이 연주하고 햇빛이 지휘를 하는 오케스트라에 맞춰
몸이 통통 튀어오른다.
혼자서 걸으니 숲속의 모든 것이 내게 말을 건다.
검봉산 정상에서 흐르는 땀을
갈바람에 말리고
숨을 정리한다.
벤취에 앉아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가을 소식을 전한다.
책을 읽는다.
이런곳에서의 독서는 얼마나 가슴 떨리는 행위인가?
땀이 식으니 몸이 떨린다.
햇빛을 찾아 문배마을로 향한다.
장씨 강씨네 집을 지나 언덕 제일 높은 곳에 있는
김씨네 집에서 물한잔 청하여 마신다.
따뜻한 원두막에 앉아 햇빛을 맞는다
새의 지저귐을 듣고
그의 이름을 불러줄 줄 안다면
예닐곱 종의 이름을 불렀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까마귀 소리민 알겠더라.
까마귀가 울고 간 하늘자리엔
매미가 여름 끝자락을 잡고 구슬피 울어댄다.
씨~오~시...씨~오~시... 토종 매미다.
MTB 자전거 첼린저가 열리는 구간을
7킬로 정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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