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곁으로
자줏빛 꽃구름(紫雲英)
그대가 부르지 않아도
나는 그대 곁으로 간다.
그대보다 더 먼저 간다.
온 몸이 생채기 투성이라도.
새벽 아스라이 듣던 파도소리
가슴 저미는 기억속의 너
석양의 불콰한 노을속으로
진저리치며 그대 곁으로 달려간다.
내가 가기도 전에
그댄 바람처럼 먼저
내가 일천번도 더 입맞췄을
별이 되어 있지만
결코 오지 않을 그대
설령 그대가 오지 않는다해도
영원히 오지 않는다해도
‘그대 존재함을 감사히 생각하라.’
오늘도 이 문장으로 나를 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