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4.1.월.만우절.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날을
그냥 보낼 순 없다.
출근하자마자 활기넘치는 아이들을 향해
다른 학교로 전근가게 되었다고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막 너희들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자리도 바꿔주고 생일 파티도 다 해주고
모둠 신문 만든 것 발표도 해야하는데
안타깝지만 더 좋은 선생님이 새로 오실거야...."
이런 멘트를 날렸는데 순간 탄식이 흐른다.
아쉬움의 탄식일까?
비록
기쁨의 탄성일지 몰라도
난 슬픔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아이들이 비록 짧은 1달이었으나
날 좋아했을 거라고
터무니없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으니까......ㅎㅎ
내가 가장 처음 들은 말은
"선생님 짝 전 못했는데 어떡해요?"
아직 짝을 하지 못한
뒷번호 여학생들의 이구동성이 들려온다.
"선생님이 가는 학교로 와.
짝 해줄게..."
..........
확실히 넘어갔다.
어떤 샘이 오느냐
어느 학교로 가느냐 등등
아쉬움과 기대감을 그들의 표정에서 읽는다.
ㅎㅎㅎㅎㅎ
하교 때 '오늘 만우절이야' 하고 싶었으나
집으로 전화해서 가짜 소식을 알릴까봐
1교시 후 바로
"오늘 무슨 날이지?"
"만우절이요."
"선생님 혹시???????????"
여기저기서 폭탄이 터진다.
"와! 억울해. 선생님께 완전 낚였네..."
문철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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