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고 난 뒤의 교실은
학용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다음 날 분실물 바구니에 넣어 놓고 찾아 가라해도
자기것이 아니라며
찾질 않는다.
오늘 분실물 바구니를 보니 연필들이
전부 심이 끊어진 채 나뒹글고 있다.
예쁘게 깍아보았다.
연필을 깍고 있으려니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연필도 귀하고 칼도 귀하고 공책도 귀했다.
변변한 지우개도 없어서
손가락에 침을 묻혀 지웠다.
행여 연필이라도 잃어버리게 되면
호통과 야단을 맞아야 했고
잘 사주지도 않았다.
달걀 한 개로 향동 가게에서
연필을 샀던 기억이 난다.
칼로 깍으면 이렇게 예쁘게 되질 않는다.
연필 깍는 기계가 나오리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학용품이 풍족했으면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었을까?
내일 연필 챙겨오지 못한 아이들
이 이쁜 연필 나눠줘야겠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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