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비가 오네.
쑥국을 끓였다.
직접 캐오고 싶었지만 할일이 많아
시장에서 구입,
다시마와 멸치를 푹 우려내
육수를 만들고
된장과 청양고추 들깨가루 마늘을 넣고
훅 끓여 바지락을 넣었다.
마지막 쑥과 파를 넣으면 완성!
강한 쑥향이
그렇지 않아도 왕성한 내 식욕을 돋군다.
아들들은 별로라 하고
남편은 그럭저럭
나만 한 양푼 들이키고 또 들이키고..
요렇게 맛난 봄 맛을 왜?
참으로 취향도 갖가지로세...
이러니 내가 반찬 만들기
얼마나 힘이 들꼬?
<꼬멩이 부반장과 함께...>
4.3.화.
오늘도 아침엔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더니 눈도 섞여내린다.
4월이다.
누가 겨울을 붙잡고 있는 걸까?
난 빨리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고 싶은데....
눈이 오는데 교정에 목련은 꽃을 피웠다.
뒷뜰의 개나리도....
春來不似春
<수학이 없어졌음 좋겠다는 아이다.
공부는 못해도 발표는 잘한다.
깔끔하고 맡은 일도 잘 해낸다.
photo by 윤수>
4.4.수.춥다.
부반장 여자아이가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왔다.
앞머리를 내려 넓은 이마를 가렸는데
종아가 이 모습을 보더니
"송이버섯 같다."
내가 관심을 보이자
'친구를 절대 놀려서는 안된다'라고 했던
내 말이 생각나서인지
"자연산 버섯 같다. 이게 얼마나 비싼데?"
하면서 능청을 떤다.
나름 수습하려는 꼴이 넘 웃겼지만
지효가 상처받을까봐
"머릿결 좋다.
잘 어울린다..."
등으로 마음을 달래주고
뒤돌아서서 나도 엄청 웃었다는것..
완전 송이버섯 그 자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머리 좋아 공부잘하는 종아 녀석
표현도 기가 막히다.
<승연이 볼이 터질 것 같다.
2010년에 언니를 담임했는데
동생도 내 반이 되었다.
자신감이 없지만
원만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photo by 정연
요즘 아침마다 30분씩
마라톤 중이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점점 느려져 자동으로 달릴 수밖에...
그냥 차 끌고 갈까? 하다가도
'시간 따로 내어 운동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는
결심으로 오늘도 달린다.
40분 소요되는 거리를 25분에 주파한다.
대박!
퇴근할 때는 세월아,네월아...
천천히 한눈 팔며 집에 간다.
45분 정도 걸린다.
<우리반 반장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혼자 독차지하며
부족함 없이....
photo by 은서>
4.6.금. 오늘도 추워.
국어 시간에 단원정리하면서
폭탄게임을 했다.
모둠별로 문제를 선택해서 정답이면
문제에 따라 1~5점 획득,
1등 모둠 점수 가져오기.
폭탄(얻은 점수 0점이 됨),
사탕이 걸려있다,
실력도 있어야 되지만
운도 따라줘야 이기는
재밌으면서도 공부도 되는 게임으로
아이들이 한결 업되어
하교했다...
금요일 오후는 너무 좋다.
주5일제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
<두 달짜리 동생이 있는은서는
귀엽고 공부도 잘한다...>
photo by 성현
4.7.토. 인천 문학 경기장
프로야구 개막전
기아 타이거즈 응원!
졌다.
종범씨, 돌아와요...ㅠㅠㅠ
그대 없는 타이거는
이빨 없는 호랑이....
4.9.월. 따뜻한 봄
봄인데도 추웠던 그 날씨에도
우리 학교 주차장 목련은 꽃을 피웠다.
오늘 체육관가면서 보니
완전 만개...
내일 비온다던데
다 떨어지면 어떡하나?
<연기자 지망생인
우리반에서 비쥬얼이 제일 괜찮은 아이.>
photo by 윤수
4.10.화. 정오쯤부터 봄비 내리다.
요즘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살이 찌고 있다.
아니 배가 나오고 있다.
방심하다간 D라인 되는 것은 순간일게다.
비가 올거라는 예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걸어서 출근했다.
일주일에 한번은 아이들과 함께
헉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기로 했다.
그렇게 약속한 덕분에
이번 주만 해도 아들이 빌려온 것과 함께
벌써 2권의 책을 읽었다.
다시 여고시절의 나로 되돌아가서
책속에 빠져있는 나...
너무나 행복하다.
오후에 우리반 아이
상담치료를 하고 있는 전문 상담샘이 오셨다.
상담을 끝내는 시점에서
담임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편부 밑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자신감이 없고 사회성도 부족하고
멍한 상태로 앉아 있기도 하고
이해력도 부족하지만
정말 착한 아이다.
그 아이와 가까워지려고 일일데이트 때
스킨쉽도 많이하고 장난도 치고
칭찬할 거리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칭찬을 하면서 나름대로 정을 쏟고 있으며
일일데이트하면서 사진도 같이 찍고
그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하룻동안 띄우고
급식시간에 옆자리에 앉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하자
전문적인 상담교육을 받았냐고 감탄해한다.
받은 적은 없지만 아이들과의
소통을 제일의 목표로 삼고
친구같은 샘, 재미있는 샘,멋진 샘,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샘,
그런 샘이 되고자 노력한다.
교실 환경을 보더니
미술 전공했냐고 묻는다.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현이가 나같은 샘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나한테 몇번이고 감사하다고도 하신다.
같은 입장이면서...
나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현이가 주위의 따뜻한 마음으로 인해
왕따 당하지않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자신감도 되찾았음 한다.
<다시 1번부터 일일 데이트다.
점심 시간에 공기놀이를 했다.
누군가 카메라맨이 되었는데
많이 흔들거렸다.
사진 기술을 하나둘 가르쳐 주고 있는데
강의를 더 해야겠다.ㅎㅎㅎ>
4.12.목. 목련꽃 그늘 아래서
체육관 가는데
엊그제 비로 다 떨어질 것 같았던
목련꽃이 그대로 있다.
이대로 널 보낼 수는 없다.
포토 주제는 '친한 친구끼리'
두 서너명씩 짝 짓느라
소란소란...수런수런...
목련 꽃잎이 놀라
한 잎 툭~~떨어진다.
추위에, 바람에,비에
놀란게 아니라
아이들 웃음 소리에 놀라네?
현서와 은서는 떨어진 꽃잎 가져와
소품으로 이용,
넓은 얼굴을 살짝 가린다.
즐거운 사진놀이가 끝나고
청백팀으로 나누어 신나는 피구....
급식으로 나온 호박죽은 왜 그리 맛있는지....
photo by 준우
4.13.금. 봄 햇님 어디 계시나요?
학교 울타리의 개나리가
그야말로 만개..
잔뜩 흐린날 샛노랑이 돋보인다.
점심 먹고 급식실에서 올라오다가
그대로 뜰로 나가 아이들과 거닐었다.
윤수와 개나리꽃 앞에서...
photo by 종아
4.14.토. 영취산의 눈부신 봄날
4.16.월. 퇴근 무렵 서늘했다.
종아리에 알이 베겨 걸어오지 못하고
자동차로 출근...
4.17.화.
여기 저기서 꽃망울이 터진다.
겨우내 추위에 굳었던 몸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튀어오른다.
<귀염둥이 현이...
사랑이 많이 필요한 아이...
내가 제일 가슴아파 하는 아이...
포근한 엄마같은 선생님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photo by 현수
4.18.수. 출근할 때의 꽃봉오리가
퇴근할 때는 활짝 피어있네...
꽃피는 속도가 따뜻한 날씨 땜에
무섭게 빨라진다.
3시 무렵
청주 교원대에 고장 강습 중인
교감샘 위문...
25인승 승합차에 18명 탑승
교원대 앞은 우리와 같은 동료들이
북적북적.
식당엔 부평지구 샘들로 가득,
한껏 업된 교감샘,
11시 40분에 집에 도착
1시 넘어 잠들다.
<생김새는 시골스럽지만
나름 귀여운 욱이...
수줍움이 많다.
장난도 많다.>
photo by 현수
4.19.목. 참 따뜻하다. 아니 넘 덥다. 교실에 들어오자 마자 창문을 열어 젖힌다. 출근길 공원의 백목련이 만개하더니 뒤 이어 자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출근길이 축복이다. 퇴근할 때는 활짝 피어있네... 꽃피는 속도가 따뜻한 날씨 땜에 무섭게 빨라진다. <이젠 아이들이 사진찍으며 쑥스러워하지 않는다. 자연스럽다.> photo by 현수
4.20.금. 덥다.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과학축제란 이름으로
체육관에서 간단한 실험 몇가지를 하고
교실에서 환경관련 비디오 시청...
체육관 가면서
이젠 다 떨어지고 없는
목련꽃 나무 앞에서...
여기 저기서 봄꽃들이 아우성..
지금 현재의 봄을 정지하면으로
멈춰놓고
추울 때,더울 때,
보고싶을 때 꺼내서 보고싶다.
부지런히 사진에 담아놓아야할텐데...
내일은 비소식이 있고
그 비에 봄이 달아나지 않을까?
종아가 찍어주다.
4.23.월. 안개.
이틀을 쉬고 왔으니 다시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만났다.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모처럼 달리기를 했다.
얼마나 떨릴까?
나의 초딩시절이 생각났다.
한번도 상품을 받아본적이 없는 거북이...
ㅠㅠㅠ
아이들의 심장을 만져보았다.
콩닥콩닥...
매사에 비판적인
매사에 청개구리처럼 말하는,
행동 하나에
천가지, 만가지 이유를 말할 수 있는
강..(이름이 강..그것도 최강)
4.25.수. 비오다.
어젠 아이들 데리고
부평역사박물관 현장학습을
마을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
날씨가 한여름...
모처럼 밖에 나가니 신난다.
(나말고 아이들...)
걸어서 하는 퇴근.
공원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바람이 불고 벚꽃잎이 흩날린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맘이 설렌다.
멋진 사람을 보고도 설레이지 않던 맘이다...
왜 그럴까?
그건 생각해봐야 겠다.
오늘 수요일 비가 내린다.
아침에 지각을 했다.
시간을 맞춰서 집에서 출발했는데
공원에서 또 한 눈을 팔았다.
비와 함께 떨어지는 저 속절없는 꽃잎들아,
휴대폰에 담는다.
서두르지 않는다.
지각을 하는대도 마음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봄!
너, 때문이다.
동호인의 날이라
오전 수업 끝나고 학교를 벗어났다.
난 벗어나는 것 자체가 좋다.
(월급 꼬박꼬박 받으면서 염치도 없지...)
원래 인천공원 벚꽃 보러 가기로 했는데
비에 강풍까지...
한가인 엄태웅 수지 등이 출연하는
건축학 개론..
피곤에 절어있는대도
졸리지 않고 끝까지...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음악이 끝날때까지 화면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감동이다.
회로 저녁밥
<이 녀석 축구선수가 꿈이란다.
어찌나 거칠고 힘도 세고
말도 험악하고...
축구부에 들어가서 일찍부터 재능을 키우라 했더니
엄마가 반대한다고...>
photo by 윤수
4.26.목. 봄이 황사도 없이 이렇게 청명할 수가
아이들이 이런 사진을 좋아한다.
운동장이 참 좋다.
어제 비가 내렸는데도 아침에 뽀송뽀송하니 말이다.
5월 1일 체육대회를 앞두고
출근하자마자 운동장에 모여
간단히 줄을 서 보았다.
난 하늘이 좋아 그걸 쳐다보며
행복에 겨워한다.
트레이닝 바지에 후드를 입고
편안하고 가볍게 출근을 했다.
옷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맘도 달라진다.
난 오늘 자유를 외친다.
<이 녀석은 등을 대고 포즈를 취하자고 하더니
셔터 누르기 직전에 바른 자세를...
이 아이도 축구선수가 꿈이래서
'공부도 잘하니 더 생각해보자.
샘이 어울리는 꿈 몇가지 추천해주마...'
라고 ,
가난하면 꿈도 가난하다는 말이 있다.
올해 나의 교육목표 가운데 하나가
진로교육이다.
photo by 민정
4.27.금.
'샘과 얼굴 맞대고 사진 찍고 싶어요.'
급식실에서 나오면서 햇살이 좋아
앞 화단에 앉았다.
철쭉이 화려하다.
너무 화려해서 슬프다.
<3살 때부터 미국 여행 중이라는
아이 아빠는 언제쯤 돌아오는걸까?
눈물 많고
여린 맘을 갖고 있는 아이,
책을 많이 읽어 상식이 풍부한 아이,
예쁜 아이....>
photo by 윤수
4.28.토.
서울대학교 학군단 운동장
총동문회 한마음 체육대회.
고향에서 올라온 친구와 함께
photo by 종실
4.30.월. 아침부터 덥다. 1교시까지 더워진 몸이 식을 줄 모른다. 이제 더워지면 걷기도 힘들겠다.
정말 빠르다.
photo by 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