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절친 독서대와 이 아이 없인 까막눈이 되버리는 나의 도우미 돋보기<-<-
학교도서관에서 10권의 책을 빌려왔다.
피서 삼아 책 속에 빠져볼까하고...
수많은 책이 즐비한 서가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수없이 고민을 하게 된다.
두어줄 읽다 잠이 드는 책이 있는가하면
한 번 손에 들면 내려놓지 못하게 만드는 책이 있고
다 읽고 났을 때 가슴 벅차도록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은 책도 있다.
10여년 전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희한한 제목의 단편을 읽었는데
그 책의 작가가 김영하였다.
아직도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김영하라는 소설가 이름이 쓰윽 들어온다.
그리로부터 4일 동안 낮 1시부터 4시까지 읽었다.
옛날 같으면 식음을 전폐하고 해야할 일도 미루고 끝장을 보는데
많이 현명해지려 노력한 결과?
아무리 재미있어도 스스로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책을 덮는다.
규칙적인 생활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도통 책 속으로의 몰입이 어렵다.
감정이입이 끊겨진다는 얘기다.
막판엔 식구들 저녁도 미룬채 끝을 보았지만...
400쪽이 넘는 두터운 퀴즈쇼는
부모 없이 외할머니와 함께 자랐다는 것을 제외하곤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1980년생 이민수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거나 다운받아놓은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등 요즘의 전형적인 젊은이
그의 일상은 외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된다.
외할머니가 남겨놓은 거액의 빚 때문에
빈털터리로 길바닥에 나앉게 된 그는
햇볕 한 줌 안 드는 1.5평 고시원에 자리잡고
편의점 알바를 하며 근근히 생활하다가
경마나 경륜처럼 퀴즈를 사업으로 내건 회사에
떠밀리다시피 들어가 우여곡절을 겪는다...
요즘의 울 아들 또래의 88만원 세대의 이야기여서 더욱더 가슴이 아려왔다
이 책을 읽는 도중 꿈을 꾸었다.
시험을 보는데 어째 아는 문제가 통 없더니만
성적표 등수를 보니 4등이이서 펑펑 울다가 깨었다.
내 참...
꿈에서까지 시험이라니..
답을 몰라 쩔쩔 매다니....
제목이 퀴즈쇼라서 그러했는지 모르겠다
울 아들에게 '니가 주인공이니 꼭 읽어'
했더니꼬박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다.
본문 내용 중에 와 닿는 내용
채팅을 하며 우리는 우리의 말과 사랑에 빠진다.
우리의 말, 우리를 대신하여 화면 위로 떠오른 문장들.
그 문장이 불러온 또다른 문장.
나의 문장은 너의 문장과 만나 그 다음 문장을 만들어내고
그 문장은 다시 예기치 않은 새로운 문장으로 몸을 바꾼다.
아, 내 몸을 떠나 생명을 얻은 저 말들, 또 그 말과 말들의 사랑